(자작시) 얼음 사용법

문학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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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식민지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 1020대.jpg 작성자 : ㅇㅇ

잉엥(115.139) 2017.03.30 14:37:45

조회 121 추천 0 댓글 2

얼음 사용법

차가운 편지를 쓰고 싶었다 그걸로 물을 얼리고 싶었다 얼어붙은 물 위에서 피겨스케이팅을 타고 싶었다 널 벤치에 앉혀두고 빙상장의 불을 끄고 싶었다 네 입김의 모양을 보며 점치고 싶었다 너의 점괘를 읽으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싶었다 너는 운명대로 살고 나는 아이스링크에 얼음구멍을 내고 싶었다 넌 링크의 회전문을 돌리며 나가고 난 얼음구멍으로 낚시나 하며 밤을 새고 싶었다 두 손이 얼어서 편지를 쓰지 못한다 너의 점괘는 첫날부터 틀렸다

가끔은 내가 교통사고로 죽길 바랐다 나를 치고 가는 자동차의 기종과 운전자를 생각한다 운전자의 가정과 그의 딸, 그의 딸이 새로 사귄 애인, 애인의 직장과 애인의 국적

너는 내 운세를 몰랐다

난 밤새 뚫은 얼음구멍을 비집고 들어간다 새로 개발한 낚시법이었다 무엇을 낚을지 이미 다 아는 실내낚시터에서도 침묵해야 하는 물이 있다 너는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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