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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싸막 8

딥딥-검은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06 13: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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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위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거창한 이유를 붙이곤 한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건간에, 자신의 행동에 남을 위한다는 이유를 붙이게되면 부담감이 붙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거기다가 자신의 행동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괴로워진다.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선택해서 행동하는 것.

내 움직임에 남의 압박을 붙히지 말자.


36.

상이라는 것, 관심이라는 것은 정말 특이하다.

자신이 단단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성급한 비료더미 같은 느낌이다.

물론 생계의 수단으로써 필요한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취미로써의 무언가에 남의 관심이 얹히게 되면 대부분 체하곤 한다.

단순한 흥미로 시작한 것이 왈가왈부에 휘둘린다면

흥미로써의 자유로움을 잃고 여러 기준들에 맞추기 위해 주춤거릴 것이다.

춤.

헤드폰을 쓰고 춤을 추는 것과 같이,

남의 것으로 자신만의 것을 낳는 것.

언젠가는 춤사위는 신경쓰지 않고 해드폰을 쓰며 춤추는 것만으로 희열을 느꼈다.

한때는 글로써 생계를 책임져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접어버린 꿈.

그렇다면 이젠 이 압박감도 어느정도 덜어내도 될 테다.


37.

어느덧 찾아온 스물 넷.

큰 수술을 앞둔 사람처럼, 아직 믿기지 않는 내 나이 스물 넷.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들과 자신을 꾸며가는 또래를 본다.

덜컥하고 꽉 맞춰진 건축물처럼 숨이 막힌다.

나는 아직이란 말밖에 하지 못했는데.

떨리는 손으로 서있는동안 모두가 나를 파 묻는듯한 느낌이 든다.

내 자신에 대한 형벌로 간신히 입과 코만 내어진채로 살아서 파묻히는 것 같다.

죄목은 무책임과 게으름, 우유뷰단함.

올해의 마지막 장을 보며

쓸모없는 숫자일 뿐이라고, 또 이제는 뭐라도 해 놓았어야 하는 20대의 중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연말마다 가만히 있는 제야의 종을 두들기는 것처럼

불쑥 찾아온 12월이 내 마음을 사정없이 두들긴다.


38.

내 기록을 보다보면 묘하다.

분명 그때도 비참함에 찌들어 썼는데도 좋았던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보다 훨씬 좋았던듯한 느낌이.

그 비참함마저 하나의 빛처럼 느껴지곤 한다.

아무래도 지금보다야 나았겠지 하면서.

항상 보면 지금이 가장 불행하다.

과거 현재 미래 중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시간이 가장 불행하다니,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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