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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시인이라면... '오은' 정도는 되어야지. '드..등단이 뭐예요?'

박병윤(210.95) 2011.06.22 14:51:02
조회 674 추천 0 댓글 1
														

이 사람은 진퉁 천재가 맞음. 시를 읽어봐도 \'아\' 할 수 밖에 없는 이 좌절감.

서울대 출신에 카이스트 석사 출신이라는 학벌도 그의 수준을 반증해 주고 있음.

이 사람 보면 시는 꼭 노력만으로 잘 쓸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조롱하면서 소통하는 시인 오은

“축하합니다. 등단하셨습니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 스무 살 청년이 묻는다. “네? 등단이 뭐예요?”
대학 합격 발표 다음 날이었다. 전날 친구들과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청년은 자신이 쓴 시가 한 문학 월간지의 작품 공모에 당선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혼자 끼적인 그의 시를 한 살 많은 형이 몰래 타이핑해 우편으로 보낸 덕이었다. 그는 등단이 뭔지도 모르는 ‘비문학 소년’이었다. 심사위원은 스무 살 당선자에게 두 번 세 번 확인했다. “네가 쓴 게 맞니?”

  
오은씨는 198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회학과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20대 시인으로는 드물게 자신의 시집 (<호텔 타셸의 돼지들>, 민음사 펴냄)까지 낸 오씨는 평론가들에게 “스스로 생장한 언어의 힘으로 새로운 시적 규율을 만들어 가는 시인”(이재훈)이라는 평을 받는다. “너무 무겁지 않게 언어와 놀면서 언어 외부의 무엇인가를 계속 환기”(박수연)하는데, 그것은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는 ‘정치성’이다.  

시인 오은씨(28)는 재수 시절 담배와 함께 시 쓰기를 시작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교내 백일장이 열리면 부지런히 시를 써서 냈지만 한 번도 상을 받지 못해서 스스로 시를 잘 쓴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딱 한 번 학교 밖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케이스’라는 학습지 회사가 공모한 문학상이었는데,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에 딸린 방에서 네 식구가 살던 경험을 토대로 “‘슬픈 독백’인지 ‘슬픈 인연’인지, 아무튼 딱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제목과 내용으로 시를 써서 200만원을 받았다.”

등단하고 나서도 시는 많이 쓰지 않았다. 등단이란 걸 하면 으레 문학 잡지에 글도 싣고 이름도 알려야 한다는 ‘문단 상식’을 알지도 못했고, 어차피 어린 나이라 청탁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동안 오씨는 대학에서 학생회 활동을 ‘약간’ 했다. 선배를 따라 집회에 나갔다. 하지만 “모든 게 항상 똑같아서” 오씨는 이내 지쳤다. “반전 집회를 나가도, 농민 집회를 나가도, KTX 여승무원 연대 집회를 나가도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가 한 여자 선배가 집회 대열 맨 앞줄에 섰다가 전경의 방패에 맞아 귀가 찢어지는 사고를 목격했다. 덜컥 겁을 먹었다. 다시 집회에 나가기 힘들었다.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었다. 말장난 좋아하고 남 골려먹기 좋아하는 그여서 시가 제격이었다. “스카이가 다른 이유를/ 불가능이란 아무것도 아님을/ 열심히 일한 자들이 왜 떠나는가를/ 방과후 학습에서/ 비로소 이해”하는 아이들이 가련해 “마블링처럼 웃으며/ 고블린보다 신나게/ 더블린 한복판에서/ 텀블링, 텀블링”(<스프링> 중)이라고 말놀이판을 벌였다. “콩밥도 먹고 나이도 먹고 그러다 운 좋게 한자리 해먹으면 뇌물도 먹고 쓴소리에는 적당히 가는귀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쯤 되면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배우자의 영혼도 야금야금 갉아먹는”(<식충이들> 중) 사람들은 그가 조롱하고 싶은 상대이다. 

오씨는 “어른에게 반항하는 어린아이의 기분으로 시를 쓴다”라고 말했다. 그 핵심이 ‘조롱’인 까닭은 “꼰대들이 싫지만 그들이 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놀리면서 ‘소통’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귀 막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 역시 그의 비판 대상이다. “우리는 모두 겁쟁이예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을 때만 미칠 수 있지요 온실효과 때문인가요? 전쟁 핑계는 대지 마세요 술과 마약은 그때가 더 독했잖아요(<세대 차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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