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회밖에 안 나왔는데 너무 설레발인가 싶으면서도
2회까지 돌려보면서 연기를 떠난 캐릭터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들어서 글 써봐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건 건강한 청춘들의 건강한 성공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
가진 것 없고, 어려움 많아도 자기 힘과 꿈과 노력으로 세상에 맞서나가는 이야기 말야
그런데 그런 모습에 비해서 좀 아쉬운 게 많더라구 나는

먼저 주연인 봉군이
이건 1회 대본을 그대로 살리지 못해서 나오는 아쉬움이기도 한데
봉군이의 축구에 대한 열정, 축구를 접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어려움.. 그런게 너무 안 드러난 것 같아
그래서 버스 안에서 축구공을 바라보는 봉군이의 눈빛이 좀 쌩뚱맞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
봉군이의 귀여움, 불같은 성격, 천방지축같은 면은 잘 드러난 반면에 이런 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초반에 봉군이가 실업팀이 해체되면서 느껴야 했던 상실감.. 그런걸 좀 잘 표현해줬다면
축구로 인해 잃어야 했던 것, 포기해야 했던 것..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축구..
그런 봉군이의 절박함과 절실함이 느껴져야 앞으로 전개에도 도움이 될텐데 말이야
축구가 주가 되지는 않더라도, 봉군이가 이루고싶은 꿈에 대한 정당성은 부여해줘야 할텐데..
그런 부분이 너무 아쉬워
앞으로 봉군이가 꿈을 이루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려면
좀 다른 방향으로라도 봉군이 캐릭터에 정당성을 좀 부여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해빈이
난 캐릭터 상으로는 해빈이가 제일 아쉬워
해빈이는 부잣집 딸이고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자기 힘으로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캐릭터잖아
그런데 지금까지 진행된 결과만 보면 해빈이가 자기 힘으로 이루어낸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봉군이를 발견해낸 건 우연이었고, 봉군이를 다시 만난 것도 우연(그런데 알아보지도 못했지)
다시 찾아볼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홍대표가 "너 얘랑 계약했어?" 한 마디에 얼떨결에 그렇다고 대답
에이전트 일을 계속 하기 위해 봉군이를 찾아가서 떼를 쓰긴 하는데
그 과정도 솔직히 난 좀 별로였던 게 사실 남의 아픈 부분 건드리면서 축구 다시 하는게 뭐가 그렇게 무섭냐고 떼만 쓰잖아
아무리 초짜고, 사회초년생이라고 해도 너무 무대포에 안하무인
그리고 입단테스트도 결국엔 홍대표가 주선해준거고,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 것도 홍대표
해빈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봉군이를 설득하거나 에이전트 일을 계속 하기 위해 애쓴 부분이 뭔가 싶어..
술 마시고 너 때문에 나도 끝장이다 라고 말하는 건 너무 떼쟁이 어린애 같았닥 ㅠㅠ
에이전트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 이런 건 나중에 나와주려나? 왜 하필 에이전트인지 말야
해빈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뭔가 개척하고 부딪히고 그런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어
결정적인 순간에 홍대표, 승우, 봉군이한테 도움이나 받는 그런 의존적인 캐릭터 말구 말이야



그리고 연이
연이의 경우 캐릭터의 성격이 분명해서 그런지 확실히 각인은 잘된 것 같아
봉군이의 조력자이자 누나이자 하나뿐인 친구로써
앞으로 봉군이를 좋아하고 그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숨기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이 드러나야 할텐데
이런 모습이 지금까지 보여준 연이캐릭터에 맞게 귀엽고 상큼하게 표현됐으면 하는 바램이야
\'내가 뭐가 부족해서 이런 놈을 좋아하지\' 하는 마음이랑 어쩔 수 없이 해빈이한테 질투하게 되는 그런 마음같은거 ㅋㅋ
봉군-연이 라인에는 정말 기대가 크다 ㅋㅋ



마지막으로 승우
승우는 아직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준 게 없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전형적인 엄친아적인 모습말곤 아직 특징을 찾질 못하겠어
해빈이한테 은근슬쩍 교도소 얘기 흘린거나, 봉군이한테 수표 찔러줄 때의 부드러운 악랄함은 기억에 남는데
앞으로 이런 모습이 자주 나오려나..
해빈이 앞에서는 매너남이지만 봉군이 앞에서는 비열한 악역이 된다던지..
이상윤이라는 연기자가 워낙 엄친아 이미지가 강해서 왠만해선 다른 이미지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드러난 악역이 없는 이 드라마의 유일한 악역인 만큼 정당성을 부여한 제대로 된 악역이 됐음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덜덜한 중견연기자분들이 많이 나오시고
그만큼이나 신선한 얼굴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 드라마이니만큼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잘 살려서 주연에만 치중된 드라마가 아니라
중견과 신인이 잘 조화된 드라마,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해낼 수 있는 그런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이렇게 발랄한 청춘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가 오랜만이라 기대가 크니까..


+) 갤에 신고식 겸 첫 인사글이야 맨딩갤 분위기 좋아서 너무 좋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