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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해병의 봄 - 4부앱에서 작성

ㅇㅇ(121.168) 2023.12.30 23:19:19
조회 919 추천 4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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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회장 배석도.


젊을 적의 그는 전설의 오도해병으로 불렸지만 그것은 이미 오래 전의 영광이었을 뿐이었고 변화해가는 현재의 해병대를 보며 한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것이 없는 한 명의 노인이었을 뿐이었다.


변화에 동조하는 전우회 내부의 장교, 민간 출신 회원들을 내쫓는 등의 행동을 취하긴 했지만 의미없는 분풀이와 발악이었을뿐 저들에게는 별다른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못했다.


이젠 반쯤 포기하고 그저 옛 추억이나 회상하며 아직 자신들의 뜻을 받드는 해병들만을 불러 단순 모임이나 반복하는 지루한 일상의 반복만을 이어가던 도중 그는 '마갈곤'이라는 거대한 불꽃을 마주했다.


마치 자신의 젊을 적을 바라보는듯, 아니.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따위'로 만들어버리는 저 젊은 해병의 패기에 배석도의 가슴속에서 사그라져가던 해병혼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자네같은 젊은이는 오랜만이군."
"...선배님들께 무례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어떤 처분이든 내려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아니지, 아니야. 젊은 해병이여...




나야말로 자네와 젊은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네. 내 사과를 받아주겠나?"

"아... 아니. 회장님. 찐빠를 저지른건 접니다! 회장님께서 왜 사과를 하십니까?!"


오히려, 배석도가 마갈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자 모두가 당황한다.


다시 고개를 들어올린 배석도의 눈빛은 노인의 눈빛이 아닌 전설의 오도해병의 눈빛이었다.


"이 친구가 얘기를 꺼낸김에 나도 한 마디 거들지. 원로층과 선배 부사관층들은 잘 듣도록. 이 친구가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해병들이 있는가? 당연히 없겠지. 아니, 없어야지.

해병대가 무너져가는동안 우리가 한거라고는 밖에서 떠들기만 한게 전부야. 무슨 행동을 취한게 아니라 말이지.
그러니 이 젊은 해병이 쓴소리를 하는 지경에 이른게 아닌가?!"


배석도가 해병들을 향해 일갈을 날린다.


그러고는 짐짓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마갈곤을 향해 돌아섰다.


"마갈곤 해병 하사. 우리 전우회는 전적으로 자네의 뜻에 따를거네.

...우리가 무얼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는가?"

"정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그리고 여기 계신 선후배 해병 여러분들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마갈곤이가 해병으로써의 명예를 걸고 여러분들을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 아니겠습니까?

해병의 고생은 짧지만, 그 짜세는 영원할 것입니다!"


마갈곤이 포효하듯 외치자 주변의 해병들도 눈빛이 변한다.


마갈곤과 배석도가 술잔을 들자 해병들이 다 같이 술잔을 들어올린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배석도가 선창했다.


""짜세는 영원하리라!""


해병들이 뒤이어 외쳤다.


그들의 모습은 더이상 무기력했던 해병의 모습이 아닌 짜세가 들어간 오도해병의 모습이었다.




며칠 뒤, 김포의 해병 부대.


남석룡은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최근 해병대 전우회가 돌연 자신들의 시각이 편협했다며 해병대의 개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뢰존도가 휴가에서 복귀한 이후 오도파 해병들의 태도가 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몰론 그 전에도 파벌에 상관없이 잘 어울리기는 했었지만, 그 때는 마지못해 어울리는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특히 항상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던 뢰존도는 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살가워졌다.


분명 일은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남석룡의 마음 한 구석에선 의구심이 들고있었다.


그들의 살가운 태도 이면에선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남석룡의 전화기가 울린다.


화면에는 마갈곤 하사의 이름이 떠있다.


잠시 그 이름을 바라보던 남석룡은 반가워하는 목소리를 연기하며 전화를 받는다.


"아니, 마 하사님! 이렇게 전화를 주시다니, 정말 반갑네요. 먼저 연락을 드려야 했는데 죄송하게도 일이 너무 바빠서 경황이 없었습니다."
[아이고, 남 소위님. 절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안그래도 바쁘고 힘든 부대 가셔서 고생하시고 계신거 다 아는데 제가 그런거 탓할정도로 못돼먹은 놈은 아닙니다.]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주신겁니까?"
[그, 최근 저희 부사관들이 전우회분들과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그 분들이 최근의 변화를 마음에 안들어 하셨던 모양인데 설득을 좀 하느라 애 좀 먹었었죠.]
"아니... 전우회분들을 만나셨다고요? 마 하사님이야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수고라니요. 사실 그 분들을 설득하는데는 남 소위님 공이 컸습니다. 그 때 해주셨던 말씀 있잖습니까? 우리 해병들은 다 같은 전우라고... 이런 말씀 전해드리니 전우회장님께서 남 소위님을 마음에 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런 장교도 있느냐며 말이죠.]
"아니, 그 공을 왜 저한테 돌리십니까? 마 하사님이 큰일 하신거죠."

[허허. 제가 뭘 한게 있다는겁니까? 앞으로를 생각하면 큰일은 아직 시작도 안한셈이죠.]


순간적이었지만 남석룡은 위화감을 느꼈다.


마갈곤과의 대화에서 오도파 해병들에게서 느껴지는 그 이질감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 잡설이 길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곧 연휴 아닙니까? 이번에 전우회분들과 행사를 크게 진행하고자 하는데 김포쪽에서 대규모로 대민지원과 봉사활동들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해서 이렇게 남 소위님께 연락을 돌렸는데 아무래도 연휴이니 함부로 권유하기도 좀 어려워서 말입니다.]
"아니, 마 하사님이야말로 절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런 뜻깊은 행사가 있다면 저한테 먼저 얘기해 주셨어야죠. 진작에 하겠다고 했을건데. 가장 친한 전우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섭섭한데요?"
[으허허허허! 제가 이래서 남 소위님이 좋다니까요! 어쨌든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에 뵙겠군요.]
"예, 그 때 뵈면 밥이나 한 끼 하죠."


친근한 듯 하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던 통화가 끝났다.


남석룡의 마음속에는 이유모를 의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같은 시각. 포항.


어딘지 모를 음습한 장소에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과 해병들이 모여있었다.


"으허허허허! 제가 이래서 남 소위님이 좋다니까요! 어쨌든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에 뵙겠군요."
[예, 그 때 뵈면 밥이나 한 끼 하죠.]


마갈곤이 전화를 끊었다.


뒤쪽에선 전우회장 배석도가 흡족한 표정으로 마갈곤을 보고 있었고 그 옆에는 1사단 주임원사 지구봉과 포항 해병대의 일수 황근출 병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배석도가 마갈곤에게 물었다.


"그래. 마갈곤 해병 하사. 그 남석룡이라는 친구는 뭐라던가?"
"악! 흔쾌히 참가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허허허허! 그 친구, 장교만 아니었다면 참 마음에 들었을 친구였는데, 아쉽구먼."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지구봉이 마갈곤에게 물었다.


"그런데 갈곤이. 해사 수석이라고는 하지만, 그 쏘가리가 얼마나 위험한 친구이기에 그 정도로 경계하는건가?"
"...혼자서 저희 계획을 뒤집어 엎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장교'입니다. '쏘가리' 따위들과는 격이 다른 사람이죠. 지금 작전도 그 자의 발목을 잠깐 잡아두는 정도입니다. 전우회 선배님들과 주임원사님께서 맡아주신 일이 성공해도 남석룡 소위의 존재 자체는 항상 변수가 될 겁니다."
"아니, 그럼 이 계획 자체가..."

"갈! 지구봉 해병 원사. 우린 전적으로 마갈곤 해병 하사를 믿기로 했네. 대선배인 우리가 믿는다는데 자네는 후배 해병을 믿지 못하는건가?!"
"악!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배석도 선배 해병님!"


지구봉이 망설이는 기색을 비치자 배석도가 지구봉을 나무랐다.


"아닙니다. 회장님. 선후배 해병님들께 확신을 드리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하지만! 지난번에 말씀드렸듯 제 명예를 걸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것 입니다. 부디 저를 믿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배석도가 눈을 빛내며 마갈곤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선 큰 소리로 웃었다.


"마갈곤 해병 하사! 우리 전우회가 성희룡 사령관을 낚아올리는데 성공했네!"


동시에 다른곳에서 전화를 받은 지구봉도 전화를 끊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갈곤이. 2사단 조팔갑 주임원사가 방금 계획에 착수했네."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배님들.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잠시 뒤, 황근출 병장도 마갈곤에게 보고했다.


"악! 마갈곤 하사님, 뢰존도 병장과 한라봉 병장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오도 해병의 일수들도 준비를 마쳤답니다!"
"그래... 근출이 너도 수고 많았다."


마갈곤이 눈을 빛냈다.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되었다.


오도 해병들과 일반 해병. 아니, '찐빠 해병'들의 맞다이.


그 서막이 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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