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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맹독사 회고록

해갤러(58.78) 2024.05.12 11:22:27
조회 710 추천 52 댓글 11








나는 나약했다.


어렸을때부터 나약했다.


갖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앞에서도 나약했다.


이름은 맹동수, 어렸을때부터 규율 있는 해병대 장교 집안에서 자랐다.


위로는 누나 한명이 있다. 누나는 어린 시절부터 강인했고, 또래 남자들은 거뜬히 이기는 강한 완력과 정신력은 나로 하여금 우러러보게 하였다.


부러웠다. 강인하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니까.


편애.


아버지께 편애받은 누나가 참으로 부러웠다. 나는 나약한 약골이였고, 누나는 강인한 대부였다. 이 저열한 열등감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지.


내가 의지할 곳은 오직 하나.


공룡.


어렸을때부터 공룡을 동경했었고, 공룡의 강인한 힘과 눈매, 카리스마 넘치는 비늘이 부러웠다.


그러나 공룡은 지금 없다.


하지만 공룡보다 더 멋지고 거기에 독까지 가진 동물이 있다더라.


키우고 싶다. 키울 것이다.


쨍그랑.


우리집의 공룡이, 편애의 시행자가 나의 우상을 망가뜨렸다.


가엾은 뱀들, 이렇게 멋지고 남성미 넘치는 짐승들이 아버지의 손길에 케이지 채로 바닥에 부딪혀 나뒹굴었다.


강인해지고 싶은데, 나는 또한번 나약해진다.


독기.


아버지께서는 매번 나의 뱀들을 찾아 없애버렸고, 나는 그럴 때마다 더더욱 강한 맹독의 뱀을 탐닉하였다.


아버지께서 나의 우상들에게 질려버려 마지못해 뱀을 키우는걸 허락해줄 때즈음, 나의 우상들의 독은 내게도 위협적인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괜찮다. 어차피 나약했던 인생, 이 강력한 짐승들과 언제나 함께라면 나는 강인한 사람인 것이니까.


집 안 뿐만 아니라 외출할 때에도 나의 우상들을 가방이나 품속에 넣고 다니니 기분이 좋다.


나의 부족한 남성성을 채워주는 짐승들이니깐.


면회.


어른이 되었다. 아직도 허약한 나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포부가 크던 누나는 해병대에 진작 입대하였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면회 위문 차 겸사겸사 누나의 부대에 찾아갔다.


"새끼들...! 몽고반점에 튜닝을 하다니...! 아주 아름답구나 예술 기합!!!"


"따흐앙~! 감사합니다 좋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나약하지 않구나. 다들 남자답고 즐거워 보인다. 즐거움은 나약하지 않음에서 오는 걸까.


"이보게 처음보는 아쎄이, 어딜 그렇게 가는가"


얼굴이 음영에 젖은 남자가 내게 말을 건다.


"하하하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가 했더니, 맹빈아 소위님 동생 맹동수 도련님 아니신가. 얘기는 많이 들었다네 껄껄껄"


그 호탕한 남자는 말을 쉬지 않았다.


"맹 소위님 동생만 아니였다면 전우애 파트너로 자진입대 시킬려고 했었는데 하하하 아쉽구만 그래, 애무튼 맹 소위님은 6.974층에 계시니 중앙 계단으로 올라가도록!"


"저기 잠시만요."


"음, 무슨 용건이라도?"


"그 전우애라는거,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 남자는 대답 없이 검은 그림자가 진 얼굴에서 흰 미소를 번뜩였다.


-----


나는 나약하다.


어렸을때부터 나약했다.


지금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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