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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정당한 복수 (6)

해갤러(58.78) 2024.05.26 15:06:23
조회 640 추천 64 댓글 18





"대대장님, 죄송합니다만 주제를 돌리지 마시고 저희가 여기 온 이유, 잘 아시잖습니까. 철회해 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근출은 아마 인생에서 가장 정중해보이는듯한 자세로 회의 상석에 앉아 고개와 허리를 푹 숙인채 집무의자에 앉은 곽말풍 중령을 향해 외쳤다.



그러나 이내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대대장 명령이다. 최몽걸 소령의 치부는 인정한다만 그에게는 어떠한 징계 하나 없이 전역절차를 밟게 할 예정이다."



"..."



근출은 말이 없었다.



그날따라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팔각모의 그림자가 더 어두워 보이는 건 왜일까.



침묵과 정적의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곽말풍은 자신의 사무용 컴퓨터를, 황근출은 곽말풍을 노려보고 있었으며, 나머지 해병들은 그런 황근출을 조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곽말풍 중령은 작은 한숨만을 연신 내쉬며 일이 참 곤란하게 되었다는 듯, 어쩌면 하찮은 아랫것들때문에 복잡해졌다는 듯 앉아있을 뿐이었다.



"전원 모두 철수."



침묵을 깬 건 근출의 한마디였다.



"예? 황근출해병님? 그게 무슨 소리인지...?"



"박철곤, 내 말 못들었나? 철수하라고."



"아악! 넵 알겠습니다. 전원 돌아간다 모두!!"



근출의 명을 빠르게 이해한 철곤은 행동대장 답게 대대장실 밖의 병들을 통솔하여 아래층으로 내려보냈고, 대대장실 안에 들어와 있던 박철곤, 무모칠, 톤톤정, 벽계붕, 황룡도 대대장실을 달아나듯 빠져나왔다.



마지막으로 근출이 대대장실 문을 정중히 나오며 상황은 종료되었다.



근출은 여전히 아무말이 없었다.



다른 해병들은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고 없었다. 오직 황룡만이 조심스럽게 근출에게 어깨동무를 걸며 계단을 같이 내려와줄 뿐이었다.



---



한바탕 소동이 지나갔던 그날 밤이었다.



황룡은 답지않게 잠을 설치다 일어나 세수라도 할 겸 화장실로 향했다.



"하... 씨발 나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아까 대대장실로 들어가버렸네 ㅋㅋㅋ 아직까진 뭐 별일 없다만 내일이 걱정이다. 하... 어카냐..."



"요즘들어 왜이렇게 우리 부대 전체가 맛탱이가 간것 같냐. 근출이랑 철곤이가 근접기수들 입원시키고, 쾌흥태 이 미친 기열새끼도 선임들을 전역시켜버리고. 최몽걸 소령도 병신같고... 개ㅈ같네 ㅋㅋㅋ"



처벌에 대한 불안의 감정과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 혼재된 얼굴의 황룡은 중얼거렸다.



'쏴아아아아'



'어푸어푸'



비오도스러운 효과음과 함께 세수를 대충 마친 황룡은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니 시발 잠깐만, 물맛이 왜이래 이거."



세수를 하다 그의 입에 흘러들어간 수줍은 물방울 수 개가 그의 미뢰를 요상하게 저려왔다.



황룡은 즉시 수도꼭지에서 물을 재차 튼 후 혀에 대보았다.



"에라이 씨발. 이거 녹물이잖아"



"칵 퉤엣~!"



"하... 카드뮴이나 수은같은 중금속이 들어간 것만 아니면 됐지 뭐 ㅋㅋㅋ. 대충 맛 보니 걍 소고기에서 나는 철분맛이네"



그렇게 황룡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잠에 들러 다시 내무반으로 향했다.



---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무릇 해병들은 아침 전우애라는 의식(하루를 안전하게 보내자며 덕담을 서로간에 나누는 문화)을 치르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려던 참이였다.



"필승! 황근출해병님 계십니까!"



웬일로 본부중대 출신의 헌병인 춘탁세 해병이 이른 오전부터 1중대로 찾아왔다.



"어 그래 탁세야 무슨 일이더냐. 혹시 대대장님이 찾으시는 거냐."



근출은 혹시나 어제의 일에 대한 응보가 아닐까 싶어 물었다.



"하하하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만약 그랬다면 어제의 일에 동조했던 저희 헌병들이 황근출해병님을 찾아올수나 있었겠습니까."



"음... 그러면 무슨 일로 온거냐?"



"아, 소대장님께서 찾으십니다. 1중대 1소대장이신 맹 소위님께서요."



"갑자기 나를 찾으신다고?"



"네 그렇습니다. 전에 했던 사전답사를 한번 더 해야겠다면서 말입니다. 연병장 뒷쪽의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합니다. 5분 안에 안 튀어오시면 공포의 쓴맛을 보여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어이쿠 벌써 2분이나 지나버렸군요 껄껄껄."



"새끼... 기열!!! 감히 내 시간을 네놈이 낭비하다니! 당장 전투폭을 착장해야 돼잖나!"



호통치는 근출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한껏 밝은 듯 하였으며, 춘탁세 해병도 이를 아는지 씩 웃었다.



그렇게 근출은 성심성의껏 전투복을 차려입었고 이윽고 주차장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 정당한 복수 (7)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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