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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 팬픽) 트와일라잇 공주님은 살아계신다!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3 20:37:43
조회 154 추천 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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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고 화창한 날 아침
써니는 정성스럽게 봉인된 편지를 눈 앞에 두고 긴장한듯 침을 꼴깍 삼켰다.

은은하게 단 향기가 풍기는 편지봉투,
잘 익은 체리처럼 붉게 반짝이는 봉랍,
그리고 정갈한 글씨체로 적혀있는 써니의 이름

써니는 지금 우정학교에서 온 편지를 열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제발, 제발, 제발..!’
써니는 한쪽 눈을 감은 채 편지를 열었고 내용을 보려다 눈을 질끈 감았다.


한참동안 어둠 속에서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있던 써니는 한쪽눈을 살짝 떠서 편지의 내용을 훔쳐보았고,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글자들을 보자 두눈을 동그랗게 뜬 후 편지를 정신없이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편지를 두번 세번 반복해서 읽던 써니는 흥분한 망아지처럼 폴짝 폴짝 뛰기 시작했고,
편지를 한번 더 읽은 후 한 액자앞으로 걸어갔다.

“아빠! 제가 해냈어요! 드디어 우정학교에 입학했다고요!”
써니는 이젠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포니에게 외친 후 사진 속 아빠에게 코를 비볐다.


“아빠가 계셨다면 좋았을텐데...”
아빠에게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아빠를 떠올리자 조금 우울해진 써니는 잠시 행복해 보이는 자신과 아빠를 바라보다 앞발로 눈물을 닦아낸 후 힘차게 앞발을 내딛었다.


“아니, 이렇게 슬퍼하는건 아빠가 원하시지 않았을거야! 나는 이제부터 우정을 배우러 갈거라고!”
써니는 그 말과 함께 편지를 조심스럽게 챙긴 후 우정학교로 가져갈 물건들을 챙기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해가 하늘의 중심에서 가장 밝게 빛날때 쯤 준비를 마친 써니는 등대의 문을 열었다.

“써니! 마침 찾아다녔는데 잘됐다!”
“히치!”
문을 나서자마자 써니는 소꿉친구인 히치가 언덕을 오르다 자신을 발견하고 달려오는 것을 목격했고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네가 안보여서 걱정했어. 가자! 다들 네 스무디를 기다리고 있어!”
“아… 히치.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우정학교로 가야해.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뭐..?”
써니의 발굽을 잡아당기던 히치는 써니의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그녀가 마을을… 친구인 자신을 선택해 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그였기에 무심한 써니의 말은 그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우리를… 우리 마을을 버리고 가는거야..?”
히치는 자신의 말에 본심이 섞여 나왔다는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입 밖으로 나온 말을 주워담을 순 없었다.

“버리다니! 말이 조금 심한것 같은데?”
히치의 말에 써니가 조금 화난듯 얼굴을 찌푸렸고,
히치는 그런 써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흔들림 없는 눈동자.
그녀는 자신의 결정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면 졸업하고 메어타임베이로 돌아와줄거라고 약속할 수 있어?”
“…”
히치의 말에 써니는 할 말을 잃었다.

그토록 존경해왔던 트와일라잇 공주님을 직접 만나고도 그녀의 곁에서 떠날 수 있을까?
우정을 배운 자신이 다시 이 조용한 마을에서 스무디를 팔기 위해 돌아올 수 있을까?

써니는 스무디를 팔기 위해 존경하는 스승님을 떠나 돌아오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를 잘 아는 히치도 마찬가지였다.


“… 다들 많이 그리워할거야”
“나도…”
히치가 써니에게 곤란한 질문을 해서 미안한듯 그녀의 눈치를 보았고, 써니 또한 히치의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

우정을 배우기 위해 우정을 포기해야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에 두 포니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저기… 써니, 여기서 우정학교까지 가는 동안 말동무가 필요하지 않아?”
침묵을 버티지 못하고 먼저 말을 한건 히치였다.

“어..? 음…”
써니는 히치의 말을 듣고 질문의 의도를 눈치챘다.
그는 분명 우정학교까지 자신을 따라가려는 것이리라.

‘불성실한 보안관 같으니…’
써니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와중에도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것을 느끼며 그의 가슴에 빛나는 보안관 뱃지를 흘깃 바라본 후 히치를 올려다보았다.

그곳엔 우정학교에 가겠다는 자신의 마음처럼 그녀를 따라가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가진 숫말이 있었다.


“하… 알았어. 같이 가자”
“좋았어! 그러면 스프라우트한테 말하고 올게!”
“쟤를 어쩌면 좋지…”
써니는 자신의 동의를 얻고 서둘러 보안관 사무실로 달려가는 숫말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미소와 함께 시작된 여행길은 써니의 미소처럼 여유롭지 않았다.

“브라이들우드를 통과할 거라고?”
“우리가 우체부들처럼 페가수스였다면 위로 날아갔겠지만… 우리는 어스포니니까”
써니가 편지를 흔들면서 말하자 히치는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길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 돌아서 가면 안돼?”
“입학 날짜에 맞추려면 통과해서 가야해”
써니는 자신도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주저하는 히치의 발굽을 잡아주었다.


“걱정하지마 히치. 아무일 없을 거니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히치는 무엇인가 말하려 했지만 발굽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써니의 온기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던 중 써니 자신은 암말 평균 크기라고 주장하는 작고 귀여운 발굽의 온기를 느끼던 히치의 귀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 뭐가 있어!”
그 말과 함께 히치는 자신의 가방 안에 있던 올가미를 꺼내 던졌다.

그러나 힘차게 날아가던 올가미는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공중에서 멈춰섰다.


“앗..!”
“우와..! 여기서 다른 포니를 볼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히치가 깜짝 놀라 입에서 밧줄을 놓는 동안 연보라빛 유니콘이 허공에서 튀어나오며 눈을 빛냈다.

유니콘이 나타남과 동시에 거울을 닦아내는 것처럼 주변의 나무들이 사라지고 나타나서 전혀 다른 풍경으로 변하자
써니와 히치는 눈을 비비고 주변을 다시한번 둘러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유니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유니콘..?”
써니는 브라이들우드 외곽에서부터 유니콘을 만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조금 벙찐 표정으로 유니콘을 바라보았고,
유니콘은 그런 써니와 눈싸움을 하려는 것처럼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반가워! 난 이지야”
써니가 뒤로 물러서면서 눈을 깜빡이자 유니콘은 자신이 이겼다는 듯 콧김을 뿜으며 미소를 지은 후 자신을 이지라고 소개했다.


“우리도 반가워, 이지. 나는 써니야”
“… 윽! 알았어! 히치라고 불러”
써니는 이지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소지어주며 자신을 소개했고,
아직도 이지를 경계하고있는 히치의 옆구리를 살짝 걷어차서 그도 자신을 소개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스포니들이 브라이들우드에는 무슨 일이야?”
“우정학교에 입학하려고 가는 길이였어”
이지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코미디를 보고 쿡쿡 웃으며 질문하자,
써니는 자신의 가방에서 편지를 꺼내 보여줬다.


“우정… 학교? 우정이라는거 꼭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거야?”
이지의 순수한 질문에 써니는 당황했다.

우정이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만큼 어려운 것이었던가?
그렇다면 메어타임베이의 포니들과 나눈 우정은 우정이 아니라는 말인가?
써니는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었던 질문들이 눈 앞으로 나타나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렇… 진 않을거야. 아마도…”
“…”
써니는 자신의 눈치를 보고있는 히치를 흘깃 본 후 대답했고,
히치 또한 복잡한 표정으로 써니를 바라보았다.


“오… 저런… 내가 너희들한테 곤란한 질문을 한 모양이네”
“그렇게 보여?”
이지는 그런 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미안하다는 듯 말했고,
써니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이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너희들의 반짝임이 동요하는걸?”
“반짝임?”
히치는 이지의 이해할 수 없는 단어 사용법에 써니를 바라보았고,
우정학교 입학을 위해 다른 종족들에 대해 공부를 한 써니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내 눈엔 포니들이 가지고있는 반짝임이 보이거든! 기쁠수록 밝게 빛나지!
사실… 그것 때문에 마을 포니들이 나랑 친구해주려고 하지 않아…”
이지는 익숙한듯 설명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슬픈 표정을 지었고,
써니는 그런 이지를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안된다는 말 대신 고개를 가로젓고있는 히치에게 눈웃음을 지어준 후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랑 친구하자!”
“정말? 신난다!”
“써니!”
히치는 써니의 제안에 신나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이지를 두고 써니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후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우정학교로 가야하잖아. 브라이들우드 유니콘들은 폐쇄적이라고, 자기 마을 구성원을 데려가겠다고 말하면 공격당할걸?”
“하지만 이지는 친구가 필요해! 너는 저 외로운 포니를 두고 갈 수 있어?”
“그건… 아니지만…”
“괜찮을거야. 함께라면 해낼 수 있어”
써니는 히치에게 자신을 믿어달라는 듯 눈빛을 보냈고,
히치는 고민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지, 우리는 우정학교로 갈거야”
“히히..! 우정학교가 뭔진 모르겠지만 좋아!”
“하지만 가기전에 브라이들우드 유니콘들에게 허락을 받아야해. 안내해 줄 수 있어?”
“그건… 알았어…”
허락이라는 말에 얼굴을 조금 굳힌 이지는 따라오라는 듯 꼬리를 살랑이며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런 이지의 태도에 불안감을 느끼며 이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써니와 히치가 나무가 건물의 형태로 자라나있는 것을 보며 감탄하다 찻주전자 형태의 간판이 걸려있는 건물 앞에 도착하자
앞서 걸어가던 이지가 입을 열었다.

“브라이들유드 유니콘들의 리더는 알파비틀이야. 찻집을 하면서 유니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셔”
“다행이다. 이야기가 통할 것 같아”
“그게… 헤헤… 직접 만나보면 알게 될거야”
이지가 멋쩍게 웃으며 찻집의 문을 열었고,
문이 열리자 노래하거나 크리스탈을 다듬던 유니콘들이 낯선 포니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지를 따라 경계하는 유니콘들 사이를 지나 잔을 닦아내고 있는 곰같은 덩치의 포니에게 이지를 데려가겠다고 말했고,
“이지를 데려가겠다고? 안돼”
라는 무뚝뚝한 답변을 받았다.


“왜죠? 이지도 가고싶어한다고요!”
무성의한 답변에 울컥한 써니는 따지듯 테이블을 내려치며 물었다.


“이지는 우리 마을의 소중한 구성원이야. 밖에서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너 같이 작은 포니에게 이지를 맡길 순 없지”
“제 키는 암말 평균이에요. 그리고 그 소중한 포니를 마을 외곽에서 살면서 나무랑 더 많은 나무들을 돌보게 방치하나요?”
알파비틀은 써니가 테이블을 내리치기 전에 찻잔을 낚아채지 못한 유니콘이 엎지른 차를 곁눈질 한 후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며 대답했고,
작다는 말을 들은 써니는 얼굴을 구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듣고보니 맞는말이야”
“그건 좀 심하긴 했지?”
“불쌍한 이지…”
써니와 알파비틀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유니콘들이 술렁이기 시작하자 알파비틀은 그들을 노려보았고,
알파비틀과 눈이 마주친 포니들은 딴청을 피웠다.


“정곡을 찔리셨나보죠?”
“… 좋아. 너희들이 그렇게 나온다면 내기를 하자. 네가 이기면 이지를 데려가는거고, 진다면… 너희들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좋아요!”
써니가 알파비틀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대답하자, 알파비틀은 조금 흥미가 생긴 듯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렇다면 브라이들우드 궁극의 시험을 받아라!”
“이.. 이건..?”
알파비틀의 외침이 끝나자 가게 안에서 나뭇가지와 크리스탈이 날아와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했고,
발판과 화면으로 구성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세번의 기회를 주지 한번이라도 날 이긴다면 승리한 것으로 인정해줄게”
알파비틀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발판 위에 올라간 뒤 잘 작동하는지 이곳저곳을 밟아보았고,
써니는 처음보는 물건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간 후 알파비틀을 서투르게 따라했다.


그 모습을 보던 알파비틀이 고개를 끄덕이자 기계에선 노래가 흘러나왔고,
당황한 써니는 두번 연속으로 화면에 비춰진 패배라는 글자를 보아야만 했다.


“으으… 이러다 지겠어…”
“할 수 있어, 써니! 너의 반짝임을 믿어!”
“그래! 우리가 옆에 있잖아! 걱정하지 마!”
두번 연속으로 패배한 충격 때문인지 써니는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고,
히치와 이지는 서로를 바라보다 써니를 응원했다.


“… 좋아! 해보자!”
써니는 두 포니의 응원 덕분에 힘을 얻은 듯 다시 힘차게 발판을 밟기 시작했고,
써니의 기세에 당황한 알파비틀의 실수 덕분에 써니는 승리라는 단어를 볼 수 있었다.


“이겼다!”
“잘했어, 써니!”
“내가 지다니…”
써니와 친구들이 서로를 안아주는 도중 알파비틀이 얼굴을 굳히며 다가오자 친구들은 긴장하며 한 발자국 물러섰고,
“하하핫! 너희 보기보다 대단한 포니들이구나? 좋아, 이지를 데려가도록 해!”
“휴… 고마워요”
알파비틀이 웃음을 터트리며 말하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이지, 미안하구나… 네가 그렇게 외로울줄은 몰랐어. 우리들의 지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네 힘이 조금… 무서웠거든”
“괜찮아요! 이미 지난 일인걸요! 그리고… 덕분에 좋은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고요!“
알파비틀이 머리를 긁으며 이지에게 사과하자 이지는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브라이들우드 외곽에서 이지는 유니콘들의 배웅을 받으며 써니를 따라가고 있었다.

“잊지마렴! 이지 네겐 언제나 돌아올 고향이 있다는걸!”
“다들 잘 있으세요!”
이지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발굽을 휘두르며 대답하는 동안 써니는 얼굴을 찌푸렸고,
친구의 표정을 본 히치는 무언가 말하려다 써니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듯 다시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았다.


브라이들우드에서 승리한 날 밤

잠이 오지 않는지 누워서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던 써니가 옆에서 불을 지키고 있던 히치에게 말을 걸었다.

“히치, 메어타임베이를 떠난다는게 올바른 선택인걸까?”
“… 우정학교에 입학하는건 네 꿈이었잖아. 혹시 마음이 바뀐거야?”
써니의 질문에 히치는 의외라는 듯 대답했고, 써니는 몸을 일으킨 후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직도 내 꿈이긴 해. 하지만… 메어타임베이의 포니들과 헤어지는건 내 꿈이 아니였어”
“써니, 우린 언제나 너를 응원할거야.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지 말이야”
“히치…”
히치의 말에 써니는 조금 감격한 듯 그를 바라보았고,
서로를 바라보다 자신들의 모습이 어떤지 깨닫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 그래도 가끔 편지정도는 써줘! 다들 그리워 할테니까!”
“그.. 그럴게…”
히치가 변명하듯 말하자 써니는 잠을 자려는 것처럼 누운 후 등을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둘이 사귀고 있나봐!”
그런 둘을 바라보고 있던 이지가 얼굴이 그려진 돌멩이에게 속삭였다.


두 포니가 뒤척이며 밤잠을 설친 후 해가 가장 뜨거울때 쯤 포니들은 기차역이 있는 도시에 도착할 후 있었다.


“우와..!”
“미래에 온 것 같아!”
낙후된 항구도시와 숲속에서만 살아왔던 포니들은 끊임없이 광고를 보여주는 전광판과 순식간에 포니들을 다른 공간으로 옮겨주는 엘레베이터를 보자 눈이 휘둥그레질 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에 쫓기듯 급히 날아오는 암말을 발견하지 못할 만큼


“아얏!”
위험하게 포니들 사이를 날아다니던 페가수스와 부딪힌 써니는 비명을 질렀다.


“앗! 미안… 내가 주워줄.. 어..? 너 우정학교 학생이야?”
“어… 그게…”
부딪힌 포니는 사과하며 써니의 물건들을 주워주다 우정학교의 문장이 찍힌 편지지를 발견했고 눈을 반짝이며 질문했다.


“이쪽이야! 여기서 그분의 목소리가 들려!”
써니가 대답하려는 순간 누군가의 외침이 써니의 입을 막았다.


“윽… 가야겠어! 너희 날 봤다고 말하지 마!”
“하지만 우린 네 이름도 모르는걸…”
물건을 주워주던 포니는 귀를 쫑긋거리다 검은 양복을 입은 포니 한쌍을 발견했고,
얼굴을 찌푸리며 써니와 친구들에게 당부한 후 이지가 하는 말을 듣지도 않고 날아가버렸다.


“저 포니 괜찮은데?”
자신의 말이 무시당했지만 이지는 미소를 지으며 써니에게 말했고,
써니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헉… 헉… 엄청 빠르시네…”
“거기 시민! 시장님의 따님을 본 적 있습니까?”
써니와 대화하던 페가수스가 사라지고 뒤늦게 도착한 포니들이 써니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어… 아니요?”
써니는 직감적으로 조금 전 대화를 나눴던 포니가 눈 앞의 포니들이 찾는 포니라는걸 알았지만 모른척 해주기로 했다.


“음… 거짓말을 하고있는 것 같은데..?”
“일단 우리와 함께 가줘야 겠습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거짓말을 해서인지 양복을 입은 포니들은 수상하다는 듯 눈썹을 들어올리며 써니와 친구들에게 다가왔고,
히치가 그들 사이로 들어와 자신의 뱃지를 보여주었다.


“잠깐! 저는 메어타임베이의 보안관 히치 트레일블레이저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당신들은 지금 저희를 강제적으로 데리고 갈 권한이 없어요. ”
“그… 그렇긴 하지만…”
“체포가 아니라 초대라면요?”
히치의 말에 양복 포니들은 당황하며 서로를 바라보았고,
써니와 친구들이 그대로 가던길을 가려던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실례를 범했군요. 저는 이 제퍼하이츠의 시장 헤이븐입니다”
“시장님!”
나이가 들었음에도 의욕으로 가득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암말이 나타나자 양복 포니들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따님을 놓쳤습니다”
“괜찮아요. 저녁 먹을때 쯤이면 돌아오겠죠. 우선 손님부터 모시도록 할까요?”
“알겠습니다!”
시장의 말에 양복 포니들은 시장과 친구들을 경호하기 시작했고,
앞서 발걸음을 옮기던 헤이븐이 왜 따라오지 않냐는 듯 바라보자 써니가 그녀를 노려보며 질문했다.


“저희를 왜 초대하시는거죠?”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써니 스타스카우트에요”
“스타스카우트 양은 우정학교로 가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신게 아니였나요?”
이지와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헤이븐을 경계하던 써니가 질문하자,
헤이븐은 가방 밖으로 튀어나와있는 편지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우정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고위 관료가 됩니다. 몇 년 후면 자주 마주치게 될텐데 미리 우정을 쌓아두는것도 나쁘지 않겠죠. 이정도면 대답이 되었을까요?”
“… 좋아요”
아름답고 품위있지만 치명적인 독을 품고있는 독사같은 헤이븐의 미소에 써니는 마지못해 그녀의 초대를 수락하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헤이븐의 저택이 보일 무렵,
지나가는 일행의 옆의 전광판에서 한 포니가 노래하는 모습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솜털같은 날개와 사랑스러운 눈매가 열정으로 가득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화면 너머로 보는것 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포니였다.


“제 딸입니다. 자랑스러운 아이죠. 저 아이는 포니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헤이븐이 조금 아련한 눈빛으로 화면 속 포니를 바라보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핍핍 만세!”
“핍핍 만세!”
그런 그녀의 행동이 조금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 하던 써니는
뒤에서 들려오는 이지와 경비원들의 외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헤이븐을 따라갔다.


헤이븐의 저택에서 잠시 기다리라는 헤이븐의 말이 끝나고 써니와 친구들의 앞에 먹음직스러운 저녁이 준비되었을 때 쯤 문이 벌컥 열리고 누군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아..! 마침 제 첫째 딸이 들어오는군요!”
써니와 부딪혔던 암말이었다.

“앗! 안녕 친구…”
이지가 반가운 듯 암말에게 아는척하려고 했지만 암말이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젓자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암말이 헤이븐의 옆 자리에 앉는 것을 신호로 어색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는 만족스러우셨나요?”
“덕분에 잘 먹었어요”
“다행이군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하룻밤 자고 가시겠나요?”
“그러죠”
써니는 속이 불편했지만 미소를 지으며 헤이븐의 친절에 감사를 표했고,
자고가겠냐는 헤이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써니와 이지가 노크소리를 들은 건
밤이 깊어지고 같이 헤이븐의 장녀를 기다리던 이지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때였다.

“시장님의 따님이시잖아!”
“집, 그냥 집이라고 불러. 그런데 너희들… 우정학교로 갈때 나도 데려가 줄 수 있어?”
“우정학교? 왜?”
자신을 집이라 불러달라고 부탁한 헤이븐의 장녀는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주변을 한번 살핀 후 부탁했고,
써니는 시장의 딸인 그녀가 그런 부탁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어머니는 나를 자신의 후계자로 만들려고 하셔. 하지만… 나는 원더볼트가 되고 싶어. 트와일라잇 공주님을 만나서 원더볼트에 입단시켜달라고 부탁드릴거야”
“언제든지 떠날 수 있지 않아? 아니면 원더볼트에 입단 지원서를 보내면 되잖아?”
써니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가족보다 낯선 포니를 더 신뢰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안쓰러움을 느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집은 한숨을 쉰 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긴 보이는 것처럼 좋기만 한 곳이 아니야.
어머니는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포니들을 감시하면서 모든 편지와 매체를 검열하는 중이고,
그렇게 포니들의 눈과 귀를 막아둔 채 내 동생인 핍을 이용해서 포니들을 사랑을 독차지 하는 방식으로 포니들이 선거 때 자기를 뽑도록 유도하고 있어”
“그런…”
헤이븐이 독재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에 써니는 표정을 굳혔다.


“그래… 이건 포니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야. 물론 핍의 자유도 마찬가지지…
그래서 난 이곳을 빠져나가 원더볼트에서 출세한 다음 어머니의 발굽에서 핍을 빼내줄거야”
“우리도 도와줄게”
자신의 꿈도 이루고 동생도 구출하겠다는 그 숭고한 의지에 써니는 집의 발굽을 잡으며 말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네 도움으로 우정학교 직행열차를 타게 되더라도 기차역까지 가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 어머니는 분명 포니들을 대기시켜둘거야”
“내가 도와줄 수 있어! 환영 마법으로 변장하면 돼!”
집이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말하자 이지가 자신있다는 듯 뿔을 빛냈다.


“… 어떻게 할까요?”
“써니 스타스카우트라… 우정학교 학생들 중에 그런 이름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알겠습니다”
“…”
저택의 숨겨진 방 안에서 친구들과 딸의 대화를 듣고있던 헤이븐은 어떻게 함정을 파야할지 고민하며 말 잘듣는 딸과 함께 방을 나갔다.


다음날 아침 헤이븐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한 친구들은 기차역에 도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숨어있던 양복을 입은 포니들이 나타나자 얼굴을 찌푸렸다.

“너희들을 체포하겠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당신들은…”
이번에도 히치가 그들을 막아서려했지만 어제 만났던 양복 암말이 코웃음을 치며 히치의 말을 끊었다.


“아니! 이젠 권한이 있어. 너희들은 우정학교 학생을 사칭했지. 저 포니는 아직 입학도 안한 포니잖아. 안그래?”
“그건…”
“우정학교라는 이름을 가볍게 여기는 포니는 벌을 받아야 해. 네가 좋아하는 그 법대로 말이야”
히치가 말문이 막힌듯 주저하자 양복 포니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뭐해? 달려!”
“잡아라!”
집이 소리치자 친구들은 달리기 시작했고,
각자의 특기를 살려서 넘어뜨리고 속이며 도망치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분홍 포니를 발견했다.


“여기로 들어와!”
“핍!”
집은 핍이 가리키는 문으로 들어갔고, 뒤따르던 친구들은 달리면서 서로의 눈치를 보다 집을 따라갔다.


“숨어있어. 밖에 있는 포니들은 내가 돌려보낼게”
핍이 그 말과 함께 문을 닫았고,
어둠속에서 핍과 포니들의 말소리를 듣던 친구들은 날갯짓 소리가 줄어들자 밖으로 나왔다.


“핍! 같이 이 도시를 떠나자! 써니를 따라가면 이제 억지로 노래부를 필요 없어!”
집이 문 밖으로 나오자마자 핍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말했고 핍은 한숨을 쉬며 집의 발굽을 떼어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집. 나는 노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하지만…”
핍의 말에 집은 조금 상처받은 듯 말을 흐렸고, 핍은 그런 언니를 곁눈질로 바라보다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언니는 항상 그랬어. 매번 자기가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하길 바랬고, 나를 여기저기 끌고다녔잖아. 나는 그런 언니가… 좋아”
“핍…”
핍은 짜증이 섞인 말투로 말을 쏟아내다 얼굴을 찌푸리며 본심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집은 그런 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핍의 얼굴은 세상의 더러움을 모를 것처럼 밝고 아름다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민과 후회로 얼룩져있었다.


“하… 언니 말이 맞아. 노래하는건 즐겁지만 이런걸 바란건 아니였어. 내 노래가… 포니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잖아…”
“우리가 바꾸면 돼, 핍”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넘쳐보였던 핍이 약한 모습을 보이자 집은 그런 핍을 안아주며 위로하듯 속삭였다.


“함께라면 뭐든지 가능해”
“… 좋아. 내게 계획이 있어”
그런 자매를 바라보던 써니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자 핍은 조금 고민하다가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경호원들이 역을 봉쇄하고 범죄자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고가 차례차례 들어올 때 쯤
자신의 방에서 전광등과 네온사인으로 반짝이는 도시를 바라보고 있던 헤이븐은 누군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아… 제퍼리나 스톰. 돌아왔구나? 사칭범들과 함께 말이야”
“어머니, 포니들을 감시하고 조종하는건 그만두세요”
집은 여유롭게 자신들을 맞이하는 헤이븐을 노려보며 말했다.


“감시? 조종? 무슨소린지 모르겠구나. 나는 포니들이 원하는 걸 줬을 뿐이야.
그들은 안전하길 바랬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지.
그들을 행복하길 바랬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 즐길거리를 제공했어. 그게 잘못된거니?”
“그 카메라를 통해서 포니들이 무엇을 하는지 감시하고, 그 즐길거리를 통해서 어머니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들었죠”
헤이븐이 시장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는 듯 말하자 집은 땅을 거세게 박찬 후 반박했다.
그러나 헤이븐은 어린 망아지의 투정을 듣는 듯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제퍼리나, 아직도 어리구나. 이퀘스트리아는 차가운 곳이야. 우리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포니들은 우리를 기억해주지도 않아”
“포니들을 속이는 건 나쁜 짓이에요. 포니들의 사랑을 이용하는건 더욱”
“나도 알아”
헤이븐은 집이 계속 자신의 뜻을 이해해주지 않자 실망한듯한 어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조금 더 크면 알게 될거야. 모든건 너와 네 동생을 위해서… 잠깐, 핍은 어디에 있지?”
“이미 늦었어요, 어머니”
헤이븐은 말을 하면서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돌이키기엔 이미 늦어버렸다는 것도


“우리가 들어올때부터 생방송 중이었다고요. 포니들은 이제 진실을 알아요”
“너.. 너..!”
헤이븐은 창문 밖에서 촬영하고 있던 핍을 따라 들어오는 경호원들을 보며 말을 더듬었고,
집은 불편한 마음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시장님. 당신을 우리들의 마음을 훔친 혐의로 체포합니다”
“… 우리 딸들이 많이 컷구나”
“어머니 덕분이죠”
노련한 정치가답게 생각 정리가 빠른 헤이븐은 딸들에게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인 미소를 지어주었고,
자매들도 어머니와 같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헤이븐이 잡혀가고 상황을 설명한 후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된 포니들은 기지개를 켜다 출발을 알리는 경적소리를 듣자 무언가를 깨달은 듯 써니를 바라보았다.

“앗! 시간이..!”
“써니 너 기차..!”
“괜찮아. 우정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게 된건 아쉽지만… 내 곁엔 친구들이 있으니까”
“써니…”
친구들은 써니의 말에 감동과 위로를 담아 하나 둘 써니를 안아주었고,
주변의 시선을 받고 부끄러움이 눈을 뜨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떨어졌다.


“이제 돌아가자! 스프라우트가 마을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을거야!”
“우리의 첫번째 우정 수업이 되겠네?”
“나도 따라갈래!”
“헤헤..! 물론이지! 모두 함께 가자!”
이렇게 진정한 우정을 찾아 떠난 써니의 모험은 막을 내렸다.


한편 마지막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입학수속을 마친 우정학교에선 서류처리가 한창이었다.

수많은 서류들이 정신없이 이동하던 도중
한 포니의 책상 위에 긴급을 알리는 붉은 봉투의 서류가 놓여졌고,
봉투의 색을 본 포니는 하던일을 멈추고 입에 봉투를 문 채 바로 옆에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공주님, 제퍼하이츠에서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아..! 고마워요”
공주라고 불린 알리콘이 서류를 받자 서류를 뱉어낸 포니는 오늘까지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기위해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혼자 남은 방 안에서 봉투를 뜯고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던 공주는 과거의 일이 떠오른 듯 그리움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흐음… 써니 스타스카우트라..? 한번 만나봐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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