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al Battery MP3 플레이어, Freecion
FR3 # 2
Written by Park Tai-Jung
[들어가며]
지난 첫번째 사용기에서는 포토뷰의 느낌으로 FR3의 패키지와 스펙, 구성품, 그리고
외관 등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두번째 사용기에서는 기능과 조작 편의성, 그리고 음색과
음질에 대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액정이 작긴 하지만 필요한 정보는 모두 디스플레이되는 가운데 천천히 재생 파일명이
좌우로 스크롤된다.
이렇게 작은 액정에 여타의 제품들과 비슷한 양의 정보를 담아내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5방향 조그 채용으로 직관적인 조작, 하지만 뭔가 다르다.
조작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5방향 조그를 채용하여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폴더 간의 이동에서 조그를 눌러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를
하여 이루어지게 되어 있어 기존의 타제품 사용자들은 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글쓴이도
4주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아직 익숙치 않아 가끔 실수를 범한다.)
폴더 선택 시에 조그를 누르면 FR3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범용성을
위해서 5방향 조그를 선택한 만큼 버튼 조작 알고리즘도 기존 제품에 맞췄으면
좋았을 거 같다. 이것은 제품의 개성이라는 측면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MP3 파일 재생 중 재생 방법을 바꿀려면 세팅까지 가야...
곡을 플레이하는 중간에 재생 방법을 한곡 반복이나 임의 재생 등으로 바꿀려면 매뉴의 세팅까지
가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제조사에서 얼마전 내놓은 펌웨어 V100.150 버전에서
REC 버튼을 짧게 누르면 EQ 설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처럼 구간반복 버튼(A-B)을 길게
누르면 재생 방법이 바뀔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쬐끄만 것이 꽤 잘 잡네
글쓴이의 집은 산 밑이라 라디오 난청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글쓴이가 쓰고 있는
방은 집에서 가장 전파가 안 잡히는 '마의 큐브'이다. 이런 장소에서 오토 프리셋으로 채널을
10개 이상 잡아내는 FR3는 수신률이라는 항목에서 단연, 합격이다.
특이한 기능, MUTE
MP3 파일을 재생할 때에는 일시 정지를 통해 소리를 없앨 수 있지만, 라디오 재생
중에는 일순간에 소리를 없애는 것이 녹녹치 않다. 이를 고려하여 FR3는 그동안의
MP3P에서 볼 수 없었던 라디오 MUTE 기능을 제공한다. 대단한 기술을 요구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어디서 이런 센스! 가 나~오~니~
네비게이션이라고 보기엔 다소 부족
네비게이션 상태에서 폴더 또는 파일을 찾고 선택하여 재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외에 파일 삭제 등은
할 수 없다.(삭제 기능이 아주 없는 건 아니고 네비게이션이
아닌 세팅 하위 매뉴로 분리되어 있다.) 즉, 단순히 원하는 곡을 찾아주는 기능 만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MP3P 자체 삭제 기능을 이용하여 파일을 지울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삭제라는 다른 매뉴를 두는 것보다는 네비게이션 상태에서 해결하는 것이 간편할 것
같다.
베타테스터로서의
제안
타제품의 예처럼 REC 버튼을 길게 눌렀을 때 '삭제하시겠습니까?'하고 묻는 창이
뜨는 방식을 선택하면 좋을 거 같다.
원하는 녹음 환경에서 제품의 왼쪽 옆면 하단의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녹음이 시작된다. 마이크 녹음, 다이렉트 인코딩, 그리고 라디오 녹음
이렇게 세가지 녹음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MP3P에서 지원하고 있는 기능과 큰 차이가 없고
매뉴얼에 상세하게 사용 방법이 설명되어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겠다.
녹음된 파일의 품질은 컴퓨터를 통해 작업한 것만큼 아주 깨끗하다.
특히, 마이크 녹음을 위한 외장형 마이크의 감도가 우수하여 멀리 있는 사람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도 녹음이
되었다.
FR3의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는 세팅
각각의 기능 사용
중에 조절이 가능한 부분 뿐만 아니라 FR3의 특성을 변환시킬 수 있는 다양한 부분을
모두 조절할 수 있다.
FR3의 각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서 크기는 작지만 일반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MP3P와 비교하여 기능적으로나
인터페이스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액정 크기 때문에
매뉴 선택 시 한꺼번에 많은 선택지를 접할 수 없어 간혹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타제품에 비해서 키조작 횟수가 많아지는 것도 아니고 익숙해 지고 나면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아직 초기 펌웨어가
제공되고 있어 인터페이스적인 면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존재하긴 하지만 테스트
기간동안 유저들의 많은 의견을 수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여 새로운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의 자세를 봤을 때 금일 간에 완전한 펌웨어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음색 및 음질]
며칠 전 어느
사이트의 한 리뷰어가 쓴 이런 글을 읽었다.
'음질에 관해서 몇가지
기본적인 사항 -화이트 노이즈 여부나 세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또는 기본기가
갖춰졌는지- 정도를 밝혀주는 것 정도도 객관적인 리뷰의 역할로는 충분하다고 본다.'
'해당 기기가 어느
정도 수준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수사법의 향연이 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아무리
이어폰을 바꾸어 가며 들어보고 설명해도 그건 필자의 귀에 맞는 주관적인 견해일
수 밖에 없다.'
과연 그럴까?
견해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위의 글을 쓴 리뷰어는 음향 기기 리뷰어로는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 음을 표현한다는
것, 그 자체가 객관적인 작업이 될 것을 바라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색이 음향 기기 리뷰어라는 자가 소리를 내어주는 어떤 제품의 이야기를
하는데 객관성을 방패삼아 그 제품이 만들어 내는 음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글은 조금 상세한 상품 소개글과 큰차이가 없다. 제품이 지원하는 EQ 하나하나를
서술하는 것은 그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적을 지 몰라도 기기가 내어주는 전체적인
음의 특징과 매칭 가능한 리시버와의 조화에 대해서 신중하게 말을 꺼내는 것은 리뷰어로써
꼭 지켜야할 의무다.
음을 표현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주관적인 느낌을 최대한 왜곡없이 전달하기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기막힌 표현이 생각났을 때 벌떡 일어나 메모를 하는 아낌없는 열정을 보여도 항상
모자른 것이 음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어떤 때에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한 느낌에
생략하고 싶어질 때가 많은 일이지만 '리뷰를 리뷰답게' 하기 위해 오늘도 주관적인
'의견 하나'를 보탠다.
FR3의 재생...
쉐도우 복싱을 하는
듯 가볍게 치고 달아나는 듯한 FR3의 음은 선선한 아침의 조깅처럼 탄력있다. 묵직함을
덜어내고 명료함에 무게를 둔 기본음 세팅은 SRS WOW 2.0, 저음강조 등의 EQ
조절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저음부를 조절할 수 있게 한 FR3의 전체적 EQ
컨셉에 아주 잘 맞는다.
SRS WOW 2.0(WOW
HD)
미국 SRS 연구소에서
SRS WOW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여 내놓은 SRS WOW 2.0은 이전 SRS WOW의 뭉글거리는
저음과 다른 음역대에 비해서 다소 부족하게 표현되던 고음역을 보강한 음장 효과이다.
아직 많은 제조사에서 SRS WOW 2.0을 택하고 있지 않지만(현재 삼성의 J70과 Freecion
FR3 시리즈, 그리고 IOPS X5/Z3에만 채용되어 있다.) 앞으로 출시될 많은 제품에서는
기본으로 탑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기존 모델 중 인기가 많은 제품들에서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될 전망)
실제 SRS WOW 2.0을
적용하여 음악을 들어보니...
일반적으로 음장
적용을 꺼려 Normal로 거의 듣는 편인데, SRS WOW 2.0을 적용한 FR3의 연주를 들으면서
안정적으로 증가된 출력과 과하지 않은 저음부에 다소 놀랐다. 이전의 SRS WOW를
들었을 땐 전반적으로 음의 부밍과 과장됨이 심하게 느껴져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업그레이드된 SRS WOW 2.0은 들뜬 머리를 드라이해서 가라앉힌 것처럼 매끈하고 차분했다.
청음 환경 : Vol.
17/30, Normal
사용 파일 : MP3
128~320kbps, OGG Q6~10
>
1. 크레신 AXE 599(번들
이어폰, 도끼 2)
대부분의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매칭은 역시 번들과의 그것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두 번들 리시버로
기기의 음을 처음 접하고 한동안 번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국민 이어폰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MP3P의 번들 이어폰으로 선택되고 있는 도끼2는 FR3의 딸막딸막한 음
하나하나에(blur 효과를 주어), 많은 시간을 들여 다듬은 목공 조각같은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불어 넣었다.
2. 팝페라가수처럼,
크레신 AXE 600(이하, 도끼 3)
또랑또랑하게 울려퍼지는
피아노 건반음과 잘 다듬어진 단단한 손톱으로 튕겨지는 기타, 짧게 끊어치는 드럼 그리고
절제된 보컬 표현을 들려준다. 남성보다 여성 보컬 위주의 팝을 즐겨 듣는 사용자라면
만족할 만한 리시버가 되겠지만, 거칠고 과격한 BASS와 강렬한 일렉기타의 내달림을
즐기는 록음악 매니아에겐 다른 것을 권하고 싶다.
3. BE the STREET
LIFE, 크레신 LMX-E630
개인적으로 최근에
가장 잘 나온 제품이라 생각하는 크레신 LMX-E630을 들어봤다. 커널형의 형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오픈형에 가까운 소리를 내어주어, 커널형 특유의 답답한 소리에
질린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LMX-E630은 미끌어지는 듯한 비트의 전개를
무리없이 소화하는 한편 드럼의 질감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려 표현하였다. 어느 음악을
듣던 기본 이상의 재생을 보이지만 역시 거리의 음악, hiphop 느낌의 곡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되었다.
4. So CoooooL, 크레신
LMX-E700
크레신 LMX-E700은
뜨거운 여름 한낮의 소나기처럼 시원스럽게 음을 뿌려준다. 누구나 인정하는 특유의
타격감으로 경쾌하게 드럼과 하이햇을 연주하며 보컬의 목소리에도 청량한 바람을
실어준다. 뜨거운 공기가 온몸을 떠날 일 없는 한여름이지만 LMX-E700을 듣고 있으면
소리만큼은 에어컨 바람으로 들을 수 있다.
5. She needs EQ, Sony MDR-E931
현재 Sony 사의 메인
스트림에 해당하는 이어폰으로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Sony MDR-E931은
깔끔하긴 하지만
비교적 평면적인 소리를 들려주어 SRS WOW를 통해 약간의 가공을
필요로 한다. 평이한 음의 폭을 조금 과장하여 넓혀주면 어느 고급 리시버 못지 않게
맛깔스런 음색을 느낄 수 있다.
6. Natural Sound,
Sony MDR-E888
10년이 넘게 Sony
사의 최고급 이어폰으로 자리하고 있는(QUALIA 라인업 제외) MDR-E888은 이미 생산이 중지된 지 오래라는
소문과는 달리 아직 필리핀 현지 공장에서 계속 생산되고 있는 장수 모델이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소리로 많은 미니기기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데 FR3와의 호흡에서는 마치 어린
제자를 리드하는 피아노 선생님처럼 친절하게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메마르지 않은 부드러운 손으로 악기 하나하나를 어루만지는
듯한 다정다감한 음색은 명료함 사이의 홈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다.
7. BEST MATCH, Sennheiser
MX400
국민 이어폰 도끼
2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Sennheiser MX400은 넓은 좌우 스테이징과 자연스런
재생으로 많은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어폰이다. 명료함이 강조되어 풍성함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쉬운 FR3의 음에 MX400은 풍성함을 더하는 한편 조금은 흐릿한
울림을 보상받아 가장 멋진 조화를 이끌어냈다.
[총평]
Freecion FR3는 듀얼
배터리 방식을 채용하여 타제품들에 비해 전원 공급에 있어 유리한 제품이다.
그리고 매우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기존의 제품들이 일반적으로 갖추고
있던 기능을
모두 탑재하고 있어 사용자에게 부족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음에 필요없는
무게를 덜어내고 명료함에 치중하는 한편 무게를 더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쉽게 저음부를
보강할 수 있게끔, SRS WOW, 저음강조 등을 지원하고 있어 누구나 만족할 만한
음을 찾게끔 배려하고 있다. 아직 제품 판매 초기라 인터페이스적으로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끊임없이 사용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의 모습을
통해 곧 보다 완성도 높은 펌웨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동영상 지원, 게임 기능 등은 과감하게 잘라내 버린 Freecion FR3는 딱 MP3P만
필요로 하는 실속파 유저들에게 알맞는 제품이다.
[마치면서]
2005년 상반기와
하반기가 만나는 지금, 하루가 멀다하고 컨버전스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단색에 소형 액정, MP3로서는 기본적인 기능 만을 갖춘 Freecion FR3는 어쩌면 시대에
뒤쳐진 제품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IT 기기들에 관심이 많고 여러 기능을
매일 같이 사용하면서 버그를 찾아내는 얼리어댑터스런 일부 유저를 제외한 대다수의
유저들은 음악 재생과 라디오, 그리고 간단한 녹음 정도의 기능만 갖추면 사용에
불편이나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여러 잔기능만 더하면서 가격을 올려가는 제조,
판매 형태에서 벗어나 가벼운 기능을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들이 생산되어 지금보다 시장에 좀더 많이 나와주기를 희망해 본다.
원래는 앞서 선보인
첫번째 사용기(포토뷰)와 이번 사용기 후에 마지막 최종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최종 리뷰에서 언급할 내용을 이미 첫번째 사용기와 이번 사용기에서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사용 후 외전 형식의 글을 한번 써볼까 고려 중입니다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하여 여기서 제 베타테스트를 모두 마칠까 합니다.
# 이 글을 쓰는데
물심양면에서 도와주신 다음 까페 운영자 님 그리고 (주)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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