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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청년의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2.226) 2021.05.19 04:40:04
조회 4262 추천 64 댓글 45

현재 대학원생이야

천생이 흙수저라 어릴때부터 가난에 찌들려서 늘 돈문제가 머릿속의 절반을 차지

밥을 먹어도 단가를 계산하고 이번주는 반찬 어떻게 해먹어야 식비아끼지 계산 술약속은 당연히 빠이빠이

한달 월급 얼마 월세 얼마 보험금 등록금 공과금 핸드폰값 등등 얼마 얼마 부모님 생활비 빚진거 이자 얼마

늘 계산하면 식비 15만원 이내로 최소로 줄여도 빠듯하지
당연히 연애 취미 여행 친목 저금 투자 이런거 1도 못하고 그냥 숨만쉬고 사는거야

돈 계산을 철저히 해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풀가동하며 늘 정신력을 소모해

졸업은 언제하지? 빚은 언제 갚지? 집은 언제 사지? 차는? 결혼은? 부모님은? 나는?




이러는 와중에 옆자리 후배는 점심시간에 폰보더니 어? 코인 올랐다 ㅋㅋ
들리는 말에 의하면 시드가 3~4억
내 동기 하나는 가족이 새차 하나 해줬더라 ㅋㅋ 전기차 이쁜걸로

그들에겐 식사시간에 하하호호 웃으면서 차타고 맛집 다니는게 일상

주말엔 몇명 팟꾸려서 서울 놀러가기

생활속의 돈 계산은 애초에 머릿속에 들어있지도 않아. 그냥 그 고민을 왜 해야하지? 내 고민의 근본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삶
서로 바라보는 세상이 다른 것이지

먹을거 입을거 놀러다닐거 돈걱정 딱히 없고 그저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

평소 업무 연구에서 오는 스트레스 관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그렇게 치고 앞서나가고 나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그걸 바라보는 나는 또 한없이 작아지고 무기력해지고 일이 손에 안잡히고 뒤쳐지고 그와중에 이번주 냉장고 상황을 고민하고

예전에는 악에 치여서 정말 열심히 살아봤는데
내 삶에, 행동들에 의미를 찾기가 어려워져서 그냥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네





명품백을 두르고 외제차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니고

이런건 전혀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
그냥 다른세상같고.. 내가 그 정도의 욕심이 있지도 않고..

그냥.. 평소 생활, 가치관, 하루하루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 그들에겐 고민거리조차 아니지만 그것이 나에겐 정신력을 갉아먹는 가난이라는 존재

이것들이 매일매일 조금씩 쌓여 삶의 격차를 만들고, 미래의 격차를 만들고, 나를 아주 조금씩 절벽으로 밀어버리는 그 지독한 감각이 너무나도 싫다

차라리 한번에 등을 밀어버렸으면 좋았을 것을

그 괴로운 하루하루 속에서 또 잠못이루며 신세를 한탄하며, 그 와중에 내일 점심 식비를 고민하는 나 자신을 대하는 나를 바라보는 괴로움

이 모든것이 지독하게 싫다





어릴땐 그저 공부만 잘해서 성공하면, 개천의 용이 되면 다 해결될 줄 알았어

중학교도 나오지 못한 아버지는 없는 집안에서 착하고 똘똘하게 태어난 내가 얼마나 대견스러우셨을까
똘똘한 자식과 정신병에 몸부림치는 어머니를 동시에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
내 안에서 무슨 꿈을 바라보셨을까

늘 고맙다고, 네가 커서 나라를 위해 힘쓰는 훌륭한 배운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 유일한 소원은 네가 학업을 끝까지 이어나갔으면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소망하시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희망에 나는 독기를 품고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 공부만 죽기살기로 했어

천운으로 고등학교 대학교는 잘 가서 등록금 걱정없이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소망대로 무리해서 대학원까지 가서 박사만 따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



근데 있잖아
종종 나는 내 머리, 남들이 똘똘하고 공부잘한다고 부러워하는 내 뇌가 너무나도 저주스러울 때가 있다

어린 시절의 지옥같던 집안환경, 현실에서 마주하는 보이지 않는 신분차이, 태생부터 지닌 불평등에서 비롯된 온갖 증오와 분노의 감정들

이것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상상되고 전혀 잊혀지질 않아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괴롭다

누구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묻지 않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지 않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묻지 않아

내가 학문을 정말 좋아하는지,  취미는 뭔지, 이상형은 누군지, 요리를 좋아하는지, 음악을 좋아하는지, 악기연주와 작곡에 관심이 많은지, 연기와 성우 활동에 관심이 많은지 그 누구도 묻지 않아

설령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벗어날 순 없는 현실에 좌절하더라도, 그냥 얘기라도 들어줄 수 있었으면 안됐을까?

세상에게 나는 그저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똑똑한 박사님, 언젠가 모든 걸 해결해줄 개천의 용'일 뿐이야

그런 나는 세상의 온갖 부조리함을 하루하루 마주하며 살아가도 불평불만 안하는, 묵묵히 참고 정도를 걷는 듬직한 사람이어야 하는거야

누군가에겐 나도 배부른 소리나 하는 기득권일테니..




앞으로 살아갈 인생은 길고
짊어져야 할 무게는 많고
마주보아야 할 현실들은 잔혹하고
그런 내 모습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냥 모든 것이 싫다

다 내려놓고 사는 것이 큰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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