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이날까지 흔히 말하는 모쏠에 나이는 20대 중반에서 이제 곧 후반이 되어가는데

나는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여성과 설레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소위 썸을 탄다는 관계의 여성은 있으나, 그 누군가의 첫 번째, 나의 첫 번째를 공유한 경험은 없다

물론 어쩌면, 정말 어쩌면 이대로 썸녀와 잘 돼서 결혼하거나, 안 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미 그녀가 동거의 경험도 있고 여러 번 남자친구가 있었고 외국 남성과의 교제 경험도 있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자신의 주관을 꺾고도 지금 이렇게 만나는 것은

내 앞으로의 인생에서 지금이 마지막 동아줄이 아닐까 싶어 내 자신이 좋아하면서도 이따금 내 자신에게 대한 분노와 그녀에의 원망이 끓어오른다

누구나 다른 이에게 첫 번째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혹은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고 싶어 한다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내가 그 무엇을 하든 나는 그녀에게 첫 번째가 될 수 없고, 그녀에게 새롭고 강렬하지 않을 것인걸

현실과 이상의 타협점

나는, 나, 자신은, 겁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