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에 혼자 밥벌어먹고 있다.
연말연시라고 휴가도 써서 귀성해서, 1월 1일 가족끼리 바다나 보러 가고 있었다.
앞자리 앉아있는데, 뜬금없이 아빠가 내 카톡 프로필 바꾸라고 하시더라.
내 카톡프로필은 그냥 여자친구랑 같이 셀카 찍은것 뿐인데.
심지어 이번에 처음 해봤다
손잡는것도 뽀뽀하는것도 아니고 평범한 셀카다.
왜지? 싶어서 뭐가 이상해서요? 라고 반문했다.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보기 흉하다고 하시더라.
결혼할 수도 있죠(2년 넘는 진지한 만남이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내 주변 친구들 카톡을 봐도 커플끼리 프로필 사진한 친구들 많다고 했다.
아빠는 자기 말이 우습냐고 하시더라.
나는
아빠 말을 안듣는건 아빠 말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제가 말을 안듣는다고 해서 우스워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라고 했다.
그러더니 싸가지 없는새끼가 하면서 쌍욕을 시작하면서 때릴듯한 시늉을 하더니,
본인 화를 못이기고 갑자기 차 멈추더니 내 얼굴을 막 때리더라.
너 나 다신 볼생각 하지마 구정때도 오지마
라길래 아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 하고 예 알겠습니다 했더니
다시 난동피우면서 너 나와 이시발새끼야 욕을 계속하시더라.
뒷좌석에 있던 아빠 여동생 남동생이 겨우 멈췄고, 여행은 당연히 파토났고, 난 가까운 역에서 짐 다 들고 내려서 내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역에서 내릴때 엄마가 여기서 가면 진짜 끝이다, 한번만 더 사과하자 하시는데, 아니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하는 입장 아닌가? 라는 생각에 화가 나더라.
덕분에 아무 미련 없이 뒤돌아서 집에 올 수 있었다.
부모님 친척들 다 차단 박았고, 동생들만 통신선 살려놓았다.
동생들은 그래도 내 편 들어주더라… 말뿐이라할지라도 고마워서 눈물났다.
이번 일로 나는 아빠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았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보다는 본인 입맛에 맞는 꼭두각시가 필요한 것 같다.
여자친구가 있는걸 알면서 전문직 여성을 만나라 어디 좋은 여자 교수 없냐 잘 꼬셔봐라 이런 말 하는건, 상도덕이 아니지 않나?
심지어 농담조도 아니더라.
저런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10대시절부터 불안장애를 겪어왔고, 독립한 성년인 아들에게 상명하복식으로 대하고, 자기 맘에 안든다고 얼굴에 손찌검하는 저런 태도에 나는 더이상 얼굴 마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다른 동생들한테는 친하게 지내고 이정도는 아닌데, 나의 존재는 아빠에게 그저 겉치장 같은 존재인가 보다.
서로의 갈길 가고, 더이상 얼굴 볼 일 없기를 바란다.
문제의 카톡프로필과 동생 카톡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