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병원이 인공치아 등을 시술하면서 재료비에 비해 최고 20배의 진료비를 받고 있어 의료진의 인건비와 기자재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의사들이 일정 가격대의 진료수가를 사실상 서로 합의하는 등 담합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본보 취재팀이 지난달 25일부터 10일 동안 서울과 수도권 소재 치과 26곳을 대상으로 인공치아 시술인 틀니,사기치아,금니 등 3개 항목에 대해 치과가 기공소로부터 공급받는 원가와 환자로부터 받는 진료비를 각각 대조해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7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니의 경우 원가에 비해 최고 20배 가까이 높은 가격을 받는 등 시술에 따라 평균 6∼12배의 폭리를 취해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공소로부터 공급받는 원가대비 틀니의 경우 평균 6배,사기치아와 금니는 각각 8배와 10배에 달하는 진료비를 받고 있다. 노인들이 가장 많이 시술받는 틀니의 경우 공급가는 평균 21만원이지만 치과는 평균 125만6000원의 진료비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랫니와 윗니를 모두 할 경우 공급가는 42만원에 불과하지만 환자는 이보다 200여만원이 높은 251만2000원을 부담하고 있다. 충치가 생겼을 경우 시술하는 사기치아와 금니는 원가에 비해 수가가 8∼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치아의 원가는 5만원이지만 시중 치과는 이보다 평균 8배 높은 39만2000원의 진료비를 받고 있다. 금니는 원가의 12배에 달하는 평균 31만3000원의 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 논현동 M치과는 2만3000원에 공급받은 금니를 시술하면서 20배에 달하는 진료비 45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과의 이같은 높은 수가는 지역별 의사회를 중심으로 일정 가격 이상을 받기로 협의하는 등 사실상 담합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지역 치과의사회는 틀니의 경우 120만원,사기치아는 37만원대,금니 30만원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소재 K치과 관계자는 “지역 치과의사회가 매년 수가를 일정하게 정하기 때문에 주변 어디에서나 가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 YMCA 신종원 시민중계실장은 “인건비와 각종 기자재비를 고려하더라도 의료수가 편차가 매우 크고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의료보험 혜택조차 없는 해당 진료에 대해 환자들의 부담이 매우 큰 만큼 이에 대한 가격설정기준 공개와 표준화가 소비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보철학회 한동후(52·연세대) 교수는 “치과진료비는 재료비뿐만 아니라 이를 시술하는 의사의 인건비,기자재비,건물사용료 등이 포함된다”며 “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재료원가에 대비해 진료비가 비싸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주화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