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달차된 신규이지만

매일 수십번 생각함.

그만두고싶다. 병동으로 가고 싶다.

깨어있는 환자도 없고, 수술없는 방은 아무도 없는 밀폐된 공간이라 그런지

윗년차 간호사든 의사든 다들 본성이 나오나 봄.

나름 분위기 좋은 병원이라고 해서 들어온건데

분위기 좋은 병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있음.

다른 병원은 어떻게 교육시키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병원은 근무 첫날 오티하고 둘째날부터 세컨드 스크럽들어가서 수술구경한번 시켜주고

그다음부터 같은 수술 예정 잡히면 그 수술을 맡게 됨.

즉 이 수술 한 번 봤으니 이제 혼자서도 알아서 잘해야한다 라는 식.

(뭐, 처음보는 수술도 procedure만 보고 혼자 하게하는 경우도 많음.)

학교에서 수술 과정이나 기구를 가르쳐 주지 않았기때문에

모든 것이 생소하고 당연히 허둥지둥하게 되는데

신규한테 도대체 얼마나 높은 기대치를 가지는지

이것도 못하냐 저것도 못하냐 빨리빨리 못하냐 매일 까이고

윗년차 간호사는 물론 의사한테도 이리저리 치임.

오늘도 예정잡힌 수술이 바로 10분전에 바뀌더니, 지금껏 보지못한 수술을 혼자 스크럽들어가서 하게 됬음.

기구들 이름도 모르는 것은 물론 어떤 수술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나조차도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의사가 계속 화를 내다가,  "평소 공부 안해? 진짜 못하네." 이러고...

신규는 변명도 못하는 위치이니 계속 꾹 참다가 가운 벗자마자 눈물이 터짐.

신규가 집도의 기분 망치게 하고 그 화는 자기들한테 돌아온다면서 뭐라고 하는데,

일 못하고 싶은 신규가 어딨음?

잘하고 싶고 퇴근하면 매일 공부하고 자기만의 시간 따윈 없이 노력하는데도 안되는데

내가 정말 멍청이인건지 .................. 자존감만 바닥으로 떨어지는것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