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여성의 하이힐에 음란행위를 해 '흔적'을 묻힌 뒤, 다시 원래의 위치에 갖다 놓는 행동을 수차례 반복한 명문대 대학원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서부경찰서는 작년 12월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연립주택에 침입해 K(여·24)씨의 하이힐을 훔쳐 음란 행위를 통해 흔적을 남긴 뒤, K씨가 이를 볼 수 있도록 제자리에 돌려놓은 등의 혐의로 서울 명문대의 지방 캠퍼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권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6일 밝혔다. 혐의는 주거침입 및 재물손괴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는 서대문구와 은평구 일대에 사는 여성 8명을 대상으로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17차례에 걸쳐 이러한 행동을 반복했다. 그는 또 피해자의 집에 음란행위의 흔적이 남은 스타킹을 갖다 놓기도 했다. 피해 여성 중 2명은 더 큰 피해를 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주로 신발장이 복도에 나와 있는 연립주택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일부 피해 여성은 “권씨가 집 밖에서부터 따라오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지만, 권씨는 “하이힐을 밖으로 내놓은 집을 무작위로 골랐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경찰조사에서 “여성 자체보다 여성의 하이힐을 볼 때에 더 큰 성적 욕구를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