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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백수히키가된 과정앱에서 작성

23살여자(223.39) 2019.05.15 21:54:56

조회 4828 추천 33 댓글 21

20살에 초등학교 교사가되려고 재수를함

결과는 올 3등급.

21살에 삼수시작

근데 여름에 불안해지더라

'나 그냥 작년에 아무데나 갈걸그랬나?'

'그리 좋은학교간 애들 아니어도 다 행복해보이는데'

'내 아까운 스무살..스물한살..나도 놀고싶어..'

내 능력과 꿈의 갭이 너무 크다는게 느껴졌어

그해 수능 32322 교대는 꿈도 못 꾸는 성적.

그런데 나 분명히 공부하면서

현역때 아무데나 갈걸그랬다는 생각했잖아?

근데 이미 삼수까지 와서는 아무데나 가기가 싫은거야

쪽팔렸으니까..

친척들,친구들한테 다 교대가겠다고 재수한다했는데

삼수까지하고 못갔다하면 너무 내 자존심에 안되겠어서

난 진짜 자신도 없으면서

이왕 늦은거 더이상 물러설데 없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4수를 시작했어

내가 여자라서, 여자는 나이많으면 취업이 힘들다니까..

교사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잖아

그래서 난 더더욱 이게 내 길이라고 생각했지

근데 4수때 우울증이 왔어

친구들은 이미 3학년인데..

난 22살먹고 놀아본적도 없고 그렇다고 공부를 죽기살기로 한것도 아니고 흔들리면서 하고있었고..

우울증이 오니까 갑자기 잘 알던 영단어가 생각이 안 나고

안틀리던 사칙연산까지 헷갈리고

글을 읽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돼

분명히 읽었는데 머리에 안들어가

난독증이 생기고

암기력이 낮아지고

집중력이 흐려지고

대인기피증이 생겼어

난 안 되는구나,죽고싶다.

공부하기싫다, 어짜피 못 하니까..

난 입시를 포기했어...

교대아니면 갈곳이 없다고 생각해서

못갈거면 아예 대학을 없던일로 해버리고 싶었어

그리고 남들시선이 두려워서

4수를 했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엄마아빠한테 꿈이 바꼈다는 헛소리를 했어

교사가 아니라 빵집을 차리고 싶어졌다고..

그래서 난 입시를 포기하고 학원에가서 베이킹을 배웠어

그게 22살 9월이야

수능을 두달앞두고.. 그런선택을 했어

그리고 추석때 친척들한테

나 공부안했다, 수능안친다..

빵배우고 싶어서 배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 대학 기대하지마라 그랬어

그러면서 내 자존심을 챙겼어...

그런데 배우다보니 이건 내가 평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현실적으로 개인베이커리면 알바생이나, 직접 차려야하는데 쉽지않지..

프랜차이즈로 가면 공장화해야하는데 중노동이었지

하고싶은 일도 아닌데 남들한테 쪽팔려서

하고싶었던 일이라며 구라치고 이러고 있는게

우울증이 더 심해졌어..죽고 싶었어

그래서 그만뒀어

이게 올해 3월까지의 일이고

2개월간 집에 쳐박혀서 매일 울기만해

내인생이 너무 한심해

이젠 '공부좀 열심히 할걸'하는 후회보다

그냥 20살때 전문대 갈걸

재수때 경영학과갈걸

삼수때 경북대갈걸

하는 생각뿐이야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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