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집에 갔다왔어요.
어제 밤에 도착해서 몰랐는데 , 아침에 나올때 보니까 길에 코스모스가 피어있었어요.
그거 알아요? 저는 코스모스만 보면 당신 생각이 아주 강해져요.
아직은 만난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지만
코스모스를 보면 늘 당신 생각이 간절해진답니다.
당신도 그러신가요?



지금 당신은 뭘 하고 있나요.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힘들어하고 있진 않나요.
울고 있지는 않은가요.
당신이 오늘 어떻든 제 온 마음으로 안아줄게요.


당신은 고등어를 좋아하나요?
퇴근하고 힘들어서 술 마시고 들어오면 고등어 구워서 밥차려줄게요.
사실 이건 우리 아버지가 살아계실적 습관인데 늘 술마시면 집에 와서 밥을 드셨어요.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술 안주로 이미 배가 부른데 마음이 허전해서 집밥을 드신거였어요.
고등어 구워줄게요. 고등어 싫으면 당신 좋아하는 다른 반찬으로.
그거 먹고 살 쪘다고 나한테 투정부리면 안 되요. 훗.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이 저였음 좋겠어요.
그리고 살면서 사랑해본 사람들에게 준 마음보다 더 큰 사랑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당신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 오늘 어떤 일이 있었든,
온 마음으로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제가 있다는 걸 생각해주세요.
세상 어디에선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당신을 간절히 응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해주세요.



저는 코스모스를 참 좋아한답니다.
지나가는 곤충도 코스모스 옆에서는 이쁘고
지나가는 아가도 코스모스 옆에서는 이쁘고
맞닿은 하늘과도 잘 어울리고
누구 하나 자신을 뽐내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 예쁘게 보조해주니까요.
그래서 당신을 생각하면 코스모스가 떠오르나봐요.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이쁘게 해주고 같이 있어도 조화롭고 이쁜 코스모스같은 게 부부 아니겠어요.
그러니 당신도 내게 청혼을 할 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만개한 어느 가을의 꽃밭에서 약속해주세요.





우리
꼭 만나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