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하지만, 초임 시절에 저희 병원 한 지점에서 상담업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

환자 상담 해드리다가 눈물 떨어질 뻔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30대 초 동갑내기 부부이셨던걸로 기억하는데요... 음... 한 2년전 내용이군요.

두분이서 결혼 기념일 자축으로 안면도로 놀러를 가던 도중에 현대차였나 기아차였나...?

아무튼 브랜드 차량 배송트레일러와 접촉 때문에 사고가 나서 고속도로 밖으로 떨어졌었대요.

차 본네트에서 불이 붙고 안전벨트를 맨 부인은 다행이 정신이 빨리 들었는데, 약간 언덕배기라

사람들이 내려오지도 못하고 차에 남편이 기절해서 못 빠져나오더랍니다.

그 때 차 온도가 상당히 뜨거웠었는데, 남편되시는 분 살리려고 맨손으로 차를 열고 꺼내는

도중에 얼굴에 정말 큰 화상을 입으셨다 하더군요.

두분이서 입원을 하였지만, 남편분은 가벼운 경상에 화상을 약간 입은 상태라 한달 입원에

통원치료가 됐지만, 부인 되시는 분은 워낙 심하게 화상을 입어서(그 땐 데이는 줄도 몰랐대요.)

3개월 이상 입원을 하셨드랬죠.

남편이 먼저 퇴원을 하고... 매일 오시면서 수발 들어주고 평생을 사랑한다고 하셨었나 본데...

남자란 동물이라는게... -_-;; 휴... 저도 남자지만...

얼굴에 큰 화상이 있는 부인에게 점점 마음이 멀어지는지 어느새 여자가 생긴 모양이더랍니다.

(저라면 바로 방법; 내지 간통죄 신고 들어갑니다만...)

이 여성분은 남편 구하느라 자신의 처지가 그렇게 된거지만 도대체 얼마나 착하신건지...

자신의 처지가 그러려니... 했지만, 수술로써라도 남편분에게 사랑을 다시 받고 싶다네요.

상담시작 전 한 5분은 아니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긴가... 란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한 15분 그 이야기 듣고 나니 와... 정말 저 남자인데 눈물 나더군요.

제가 의사라면 진짜 공짜로라도 해드리고 싶었는데... 마음같아선 말이죠... 쩝...

하지만, 저도 일개 월급쟁이고 사정만으로는 안되고, 또 저희 병원에선 그 정도 화상은

성형외과로써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아시는 전문원장님께 다시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다음 해 설날 때 그 분이 지점으로 사과를 보내셨는데, 아쉽게도 그 땐 지점이 없어지고

제가 본원으로 들어왔던 때라 다시 사과가 반송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본원으로 그분이

직접 전화를 주셨더군요. 설 대목이라 무척 바빠서 그 다음주에 한 번 뵙게 되었는데...

이식한지 얼마 안되서 부자연스러웠지만, 정말 그 땐 고마웠다고 하시는데...

또 살짝 눈가에... -_-;;; 음...

지금은 그 분 남편분에게 사랑받고 있으실라나요...

그냥 간만에 생각나는 에피소드라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