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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갤 문학] 버섯 포자 -4

거북손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07 01:40:37
조회 22711 추천 37 댓글 8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67965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68290

 

 

3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7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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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박사..."

 마박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왔지?"

 마박사의 물음에 오박사는 멋쩍게 웃으면 대답했다.

 "하하, 진화학계의 거장 두분이 입국하였는데 모르는게 이상한 일이지요. 이만 돌아가시는 길이 아닐까 싶어 우연히 기다리던 참입니다."

 "무슨 용건인가"

 "글쎄요.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씀입니다. 두분께서 먼곳까지 행차하신 용무가..."

 "오박사!"

 불호령같은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

 "언제까지 일을 덮어두기만 할거야!!!"

 마박사의 목소리에 온 거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오박사의 표정이 크게 굳었다.

 "덮어둘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해결될 참입니다."

 마박사의 얼굴의 붉게 변하였다. 나는 그가 그렇게 분노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자네는 항상 이런식이었지, 권력과 명예욕에 취해 사건을 은폐해? 명성에 금이라도 갈까봐 두렵나? 그러면서도 라디오를 녹화하러 갈 정신은 있나?"

 오박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성도와 관동의 썩어빠진 것들. 뮤츠라는 괴물을 만들어놓고도 학계에 은폐할 생각을 하다니, 그러고도 뻔뻔하게 나를 찾아와 같이 연구를 해? 이런 몹쓸 녀석"

 "그만하세요 마박사님!"

 나는 오박사에게 달려드는 마박사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학계 후배로써 취해야 하는 행동이었다. 오박사는 그저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자네가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지는 못할망정 관동의 연구자들을 주도해 사건을 은폐하다니, 그렇게도 두려운가? 그러고도 자네가 관동을 대표하는 학자야? 이런 괘씸한놈"

 "죄송합니다 마박사님."

 오박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역시 전부다 알고 계셨군요. 지난번의 뮤츠 건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것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무너뜨린다는 것이, 하지만 가장 두려웠던 것은 지금까지의 저의 모습을 바라보던 시민들이 실망할 것이라 생각하니 선뜻 입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박사의 그러한 모습에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메스컴이나 라디오로 보던 그의 모습과는 상반되었다. 언제나 유쾌하면서 박학다식한, 수많은 젊은 학자들의 우상었던 그의 모습이 산산조각나는 느낌이었다.

 '언젠간 만나고 싶었는데,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되다니...'

 오박사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닙니다. 은폐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저 또한 관동의 과학자들이 이런 말도안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마박사는 아직도 오박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박사를 향한 마박사의 분노가 온몸에 전해졌다.

 "... 죄송합니다."

 

 사실 그들은 같은 대학의 선후배 사이로써 젊은 시절부터 연구를 같이해온 오랜 동료였다. 나는 마박사의 밑에서 조수로 일할 시절부터 그가 오박사와 수많은 메세지를 주고받으며 연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내가 독자적인 연구를 위해 미르시티로 떠난 뒤에, 오박사는 잠시동안 신오지방에 자리를 잡고 마박사와 함께 진화에 대해 연구하였다고 한다. 그정도로 각별한 사이었지만, 언젠가부터 마박사는 오박사의 이야기만 나오면 대화를 피하였다. 나는 오늘에서야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박사는 아직도 오박사를 분노에 찬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서, 이 일이 일어난지는 얼마나 되었나?"

 마박사의 물음에 오박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아직 할 변명이 남아있는건가?"

 "그런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만?"

 마박사가 되묻자 오박사는 머지않아 대답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사건이 커질지는 몰라서. 처음 부터 계산하자면 5년 정도 되었습니다."

 "5년?"

 마박사는 허탈한 듯이 웃었다.

 "이거 미쳤군. 5년이라니."

 "항체는 있습니다."

 마박사가 무슨 말을 더 하기도전에, 오박사가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마박사의 일그러진 표정이 조금은 괜찮아졌다.

 "다행이군."

 마박사는 내려놓았던 가방을 다시 손에 쥐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오박사의 연구소에 가볼테니 자네는 먼저 돌아가있게. 이런 일에 더이상 신경써줄 필요는 없네."

 마박사는 오박사를 향해 안내하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무언가 중요한 것이 생각났다는 듯이 다시 내쪽을 돌아봤다.

 "아, 이번 일은 중대한 일이니, 더욱 큰 일이 일어나기전에 사람들에게 알려. 파라섹트를 조심하라고, 잊을뻔했군."

 마박사는 그렇게 말하고 오박사에게 손짓했다. 나는 오박사의 잔득 일그러진 얼굴을 얼핏 볼 수 있었다.

 "미르시티는 소문이 빠르니까 말이야.."

 멀어지는 마박사와 오박사를 잠시 지켜보던 나는 택시를 잡고 갈색시티로 향했다.

 

 게이트를 지나 저 멀리 갈색시티의 거대한 항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박해있는 수많은 배를 바라보고 있자니, 얼마전 처음 갈색시티에 발을 내딛었을 때가  떠올랐다.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어제 오늘 사이에 내가 보고 들었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 숲을 가득 메운 엄청난 수의 파라섹트, 마박사의 믿지 못할 이야기, 그리고 오박사와의 대화에서 얼핏 들었던 뮤츠, 사실 뮤츠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었다. 그 존재를 본 사람도 없었고 애초에 세상에 알려진 것도 최근의 일이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뮤츠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사이가 틀어진 것이 뮤츠 때문이었다니'

 하지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역시 그 사진속의 파라섹트였다. 머릿속에서 파라섹트의 모습이 지워지질 않았다. 이런 중대한 사건을 뒤로한 채 배를 타고 떠나야 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갈색시티에 도착하여 배편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 낮익은 사람이 눈에 보였다. 하얀 셔츠에 흰 수염, 손에 들고 있는 하얀 모자, 그리고 동그란 썬글라스 위로 비치는 반짝이는 대머리, 오래전 포켓몬 학회에서 잠깐 마주쳤던 과학자 '강연'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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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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