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상식 : 대통령이 탄 배에 어뢰를 발사한 구축함은 USS 윌리엄 D. 포터(DD-579)이다. 비슷한 이름의 구축함이 많으니 주의! 참고로 애칭은 윌리 D.
구축함 윌리엄 D. 포터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557083
폴란드 잠수함 오졔우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636967
세 번 충각당한 잠수함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663492
플라나리아 구축함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700595
열받는 함장과 항공모함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742155
잠수함 VS 비행선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ancolle&no=1786588
USS 솔트 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 CA-25. 펜사콜라급 중순양함 2번함. 주포는 8인치 55구경장 10문. 연장 2기 + 삼연장 2기이라는 독특한 주포 배치를 가진 걸 빼면 깡통같은 장갑을 가진 평범한 조약형 중순양함이다. 미 해군 최초의 조약형 중순양함이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도 많았던 배임. 건조시에는 어뢰발사관이 6문 있었다가 나중에 철거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시험적인 의미가 강한 배였음. 스펙 상으로는 볼티모어급, 아니 뉴 올리언스급에도 못 미치는 구시대의 유물이지.
하지만 전쟁은 스펙만으로 하는 게 아닌 법. 이번 주제는 등굽은 마루(Swayback *Maru), 일척함대(One Ship Fleet), 바다의 여왕(Queen of the Sea), 에스페란스 곶 해전과 코만도르스키예 제도 해전의 베테랑, USS 솔트 레이크 시티
* 마루(Maru)는 일본 배를 가리키는 일종의 별칭 같은 거임.
오늘의 주인공, USS 솔트 레이크 시티. 펜사콜라급의 특징은 연장포가 아래, 삼연장포가 위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임. 네바다급 전함이랑은 반대.
1. 이 배는 정상이 아니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 1929년 12월 11일 취역한 USS 솔트 레이크 시티(너무 기니까 지금부터는 SLC로 줄임)는 참전한 미국 중순양함 중 2번째로 오래 된 배임.
- 얼마나 구식이었는가 하면, 전쟁이 끝날 시점에서 SLC랑 같은 형식의 구형 삼각 마스트가 달린 배는 SLC 단 한 척.
- 언제나 물이 샘. 수밀격병이 정말로 수밀인지조차 의심스럽다는 소문이 돔. 전설(?)에 의하면, SLC가 안 가라앉고 떠 있는 유일한 이유는 수많은 바퀴벌레들이 배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 본토에서 막 교육을 마치고 임관한 기술사관이 처음 배를 돌아보고 멘붕함. 정신을 차리게 만들기 위해 독한 당직실 커피를 7잔이나 퍼먹여야 했다고. 정신을 차리고 처음 한 말이 "하나님 맙소사."
- 비슷하게 오래된 중순양함인 USS 체스터랑 USS 펜사콜라랑 자주 같이 활동함. 이 소함대에는 '고물상 소함대"라는 별명이 붙음. 소문에 의하면, 너무 낡아빠졌기 때문에 보는 것 만으로도 함대의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따로 활동시키는 거라나 뭐라나. 참고로 동료함이자 자매함인 펜사콜라도 수훈함으로, 도쿄 로즈한테 "회색 유령(Grey Ghost)"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활약함.
- 포격 임무 중에 포격의 충격으로 인해(맞은 게 아니라 포를 발사할 때의 충격!)으로 조타륜이 아예 떨어져 나감. 조타수는 빠진 조타륜을 침착하게 두 손으로 들어올린 다음 함장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함.
"함장님, 이제 이걸 어떻게 합니까?"
함장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후방 보조 타륜으로 전환해" 라고 대답. 기분이 어땠을까?
참고로 이게 조타륜이다. 이게 빠졌다니 그저 웃지요.
- SLC에서 복무했던 1,100여명의 수병들은 모두 자기 배가 고물에 낡아빠졌다는 것을 인정함. 하지만 자신들이 아닌 누군가가 그런 얘기를 하면 상대방 코를 찔러줄 거라고.
- 어떤 평에 의하면, '맷돼지 만큼이나 아름답고 쓰레기차 만큼이나 우아하다.'. 맨 위 사진을 보니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2. 배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도 좀 미친 듯.
- 위에서 나온 거 같은 수많은 사건 사고와 나중에 설명할 실전들을 겪다보니 배랑 수병들이 위험에 좀 많이 둔감해짐.
- 사이판에서는 공습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놓고 급유를 진행함.
- 포격 임무 중 어떤 천재 장교 한 명이 1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무도회에서 먹고 남은 캐비어를 발견함. 한창 포격하는 와중에 장교들이 사관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캐비어를 퍼먹었다고.
- 오키나와 근해에서 견시가 "적기 일식육공 직상"이라고 보고하자, 함장이 이렇게 답함.
"가던 길 계속 가라고 신호해."
참고로 얘가 일식육공, 일명 '베티'. 배경에 있는 P-38은 무시해도 됨.
- 동료함 체스터가 충돌사고로, 펜사콜라가 어뢰에 맞아 전선을 이탈한 다음 혼자서 나하 항을 봉쇄하는 임무를 맡음. 일본 애들이 거기에 자폭용 모터보트를 잔뜩 쌓아놨거든. 참고로 함장이 자원한 거임.
그래서 낮에는 지상군을 지원하고 밤에는 나하 항을 포격으로 견제하는 상황이 되어 밤낮으로 전투배치가 이어졌는데, 지친 수병들의 유일한 낙은 Alley Oop(아마 별명인 듯)이라는 상급 장교를 골려주는 것이었음. 성격 문제로 수병들에게 미친듯이 미움받는 사람이었다는 듯.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밤낮으로 전투배치가 계속되니 따로 잠 잘 시간이 없어서 각자 알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쪽잠을 자게 되었는데, 이 Alley Oop의 선실 바로 밖에 5인치포가 있었음. 그래서 이 장교가 잠을 자기 위해 선실로 들어갈 때마다 5인치 포로 신호가 가서 포가 발사! 이 상황에서 사람이 잘 수 있을 리가….
결국 최종적으로 이 장교가 아침식사 중에 스크램블드 에그에 머리를 박고 곯아떨어진 것으로 이 장난은 끝남. 배 전체가 환호했다고….
- 2/2로 이어짐.
원래는 전부 한 번에 쓰려고 했는데, 지금 한 번 날려먹은 데다가 너무 길어져서 상하편으로 나눔. 오늘 내로 하편 올라간다.
아 그리고 이 배 이상한 배 아니에요. 하편에는 멋지게 활약한 이야기 같은 거 많이 나옴. 상편만 보고 오해하지 마시길.
나 그냥 범선 연재 대신에 깡갤에도 올릴 수 있는 이런 쪽으로 계속 갈까…. 해전갤에 올려도 아무도 안 볼 거 같은 느낌이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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