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설의 관계를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쌍둥이, 남매, 가족애로 보는 의견이 있던데.

그때마다 만화 <베르사이유 장미>가 떠오르더라.

어렸을 때부터 형제처럼 늘 붙어 있으며

모든 걸 같이 했던 오스칼과 앙드레,

늘 오스칼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던 앙드레를 외면하고

잘생긴 미남 페르젠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오스칼,

그러나 마지막 순간 오스칼은 앙드레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지.

출전을 앞둔 날 밤, 둘은 하나가 돼.

그때 오스칼이 말하지.

우리는 쌍둥이 별자리였다고.

자신은 폴룩스, 앙드레는 카스토로라고.

자신들은 쌍둥이고, 하나이며, 영혼이 연결돼 있다고.

6월의 별자리인 쌍둥이자리에 대해 찾아 봤어.

폴룩스(1등성)와 카스트로(2등성) 2개의 별을 머리로 하여 띄엄띄엄 이어지는 2줄의 별로서 발은 은하수에 닿아 있대.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스파르타 왕 튄다레오스와 그의 왕비 레다가 동침한 같은 날 밤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한 천하의 바람둥이 제우스와의 이중 동침으로

레다는 아버지가 다른 남녀 쌍둥이 4명이 낳았는데,

그 쌍둥이 형제가 형 카스트로와 동생 폴룩스이고,

이들의 밑으로 여자 쌍둥이 헬렌과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낳았대.

카스트로(인간의 몸)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레다 남편의 자식,

폴룩스(불사조)와 헬렌은 제우스의 자식이래.

카스트로는 말타기와 활쏘기에 재능이 뛰어났고,

폴룩스는 힘이 세고 검술, 복싱기술이 뛰어났대.

둘은 황금 양털를 찾기 위해 함께 나선 후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여 카스트로가 전사한대.

절망에 빠진 폴룩스가 제우스에게 카스트로를 영생하도록 하여 달라고 요청하고,

제우스는 카스트로와 폴룩스 형제가 영원히 헤어지지 않도록 쌍둥이자리로 배치해 주었대.

                  (쌍둥이 별자리)

설희와 로라는 이란성 쌍둥이 맞아.

설희는 로라의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했어.

앙드레가 오스칼을 지켜주었듯이.

어제 엄마가 보는 <가요쇼> 힐끔 봤는데.

쌍둥이 '윙크'가 막 노래를 끝내고 허참이 말하기를,

쌍둥이들이 이상형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고 여러 가지 다른데,

아플 때는 같이 아프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로설이 딱 매치되더군.

지금 로설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겪고 있잖아.

알타이르 마지막에 나모가 우리의 영혼은 이어져 있다고 말한 것처럼,

애네 둘이는 떨어져 있어도 영혼이 연결돼 있는 것 맞아.

사랑에는 첫눈에 반한, 불꽃 같은 사랑도 있지만,

신뢰를 통해 다져진, 오랜 시간과 추억을 공유한 사랑도 있어.

전자는 뜨겁지만 금방 꺼지고 피폐해지는 경우가 많지.

후자는 인식하지 어렵지만 한번 깨달으면 진실되고 영원해.

해기와 여옥 술집씬에서,

해기 감독이 한 말이 떠오르네.

"분명한 건, 반대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요."

그러니 그냥 놔두라고 했지.

로마도 외부의 상황으로 인한 이별이 없었다면, 금방 식어버렸을 사랑이야.

설희가 죽더라도, 설희가 키다리 아저씨로 남더라도,

로라가 설희의 사랑을 자각하는 날이 올 거라 믿으며...

호감이 발효되어 사랑이 될지,

지성이 발효되어 지혜롭게 어려움을 이겨낼지,

임작, 지켜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