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부근은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습하고 정글같은 곳이 많았어. 바다와 정글이 즐비한 곳이었지. 따뜻한 정글만 골라사는 파충류 수인들이 가끔 마을을 약탈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가 마을은 쑥대밭이 돼있었어.

듣자하니 인질들은 도망도 못가고 모두 잡혀있대. 두목뻘되는 녀석 앞에 하나둘 앉혀지는 것만 봐도 그럴만했어. 모두 평범하게 거래하는 상인들이나 일반 마을 사람들이었거든. 그러나 안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어.

작은 마을이라도 중앙부에서 파견받은 군사들이 있기 마련인데, 눈 깜짝할 사이 미끈매끈 꼬리와 낼름거리는 혀를 가진 도마뱀들에게 전부 당해버렸다니. 도마뱀들이 한순간에 마을을 점령할 만큼 머리가 좋다고? 숨어서 인질의 상태를 파악하는 안나의 얼굴은 심히 구겨졌어.

다른 파티들은 어딨나. 안나는 숨소리도 내지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도마뱀이 몇이나 있는지도 세고있겠지. 엘사는 신중하게 매복한 안나의 모습에 새발견이라도 한 모험가처럼 감탄하며 기절한 안놔를 꾹 붙들고 구경중이야. 엘사 좀더 숙여야해. 안나가 엘사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눌렀어. 엘사는 말을 잘 들어.

낡은갑옷 남자는 다른 파티들에게 신호를 준다며 뒤로 빠졌어. 안나에게는 이 자리를 계속 지키라면서. 파티라면 자리를 계속 지키는게 맞긴한데 왠지 모르게 이상한 기운만 감돈단 말이지. 혹시 엘사는 알까? 안나는 엘사에게 물어봐.

"엘사. 혹시 아까 그 사람 생각 읽었어?"
"무슨 생각?"
"말하고있는 것과 다르다든지..."
"잘 못 봤어."
"그렇구나. 알겠어."
"나 안나한테 도움 못됐어?"

엘사는 안나의 반응에 축 쳐졌어. 그렇지 않아! 안나는 엘사의 두팔을 잡을거야. 엘사가 도움이 되든 안되든 상관안해. 내 소중한 사람이니까! 안나는 엘사와 마주치며 얘기해줬어. 기뻐하는 엘사는 적장에서 애정공세를 할거야. 안나가 무안할 정도로.

덮쳐진 안나의 소리에 끝을 깎은 기다란 나무창을 든 울퉁불퉁 피부의 도마뱀 수인 하나가 혀를 낼름 했어. 어쩐지 낯선 냄새가 섞여있단 말이야. 얇디얇은 타원형 검정색 눈동자가 빠르게 눈동자 주변을 돌더니 거친 발을 하나둘 성큼 내밀어.

두목처럼 보이는 붉은 눈 도마뱀 수인 하나가 스-스- 기분나쁜 소리를 내더니만 주변을 샅샅이 뒤지라 했어. 이런 들켰나봐. 뽀뽀 다섯번 받을 즈음에 안나는 엘사를 엎드리게 하고 그대로 앞으로 기어가서 다른 곳에 숨게했어. 완전히 바닥에 눕다시피 한 안나가 쉭 낼름 혀를 내밀며 좁혀오는 도마뱀수인들 포위망에 꿈쩍않고 있다가 돌멩이를 하나 집더니만,

그대로 휙! 엘사와는 반대편인 완전히 다른곳으로 던질거야. 도마뱀들은 그쪽으로 우루루 몰려 돌덩이잔해를 괜히 나무꼬챙이들로 찌르곤 하겠지. 날이 몹시 더워 사람의 체온을 미세하게 감지하는건 불가능한가봐. 안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어.

역시 그들은 돌멩이 소리를 쫓아갈만큼 지능이 높지않아. 사람 수를 세고 있는 붉은눈 도마뱀은 어떤가. 어떻게 하면 그들을 혼란스럽게 해서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지 안나는 고민해볼거야.

안나는 그러다 바로 보이는 건너편에서 저를 빼꼼보는 엘사와 눈이 마주쳤어. 엘사라면 저들을 금방 처리하고 사람들을 구할 수 있겠지. 보는 눈이 많은 걸 포함하면 엘사를 끼어들게 하는건 그닥 좋지않은 방법이었어. 어쩌지? 안나는 내리쬐는 직사광선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생중이야.

엘사는 더워보이는 안나를 위해 작은 눈사람을 만들거야. 가서 안나를 식혀주렴. 눈사람은 쫄랑거리며 달려가, 안나의 옆에 안착하겠지. 특히나 더워보이는 얼굴에 차가운 스킨쉽까지 하며. 안나는 엘사의 작은 배려에 기뻐하다가 아주 기가막힌 방법을 생각해냈어. 엘사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충분히 그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그런것들!

안나는 눈사람에게 말을 전하라고 할거야. 그러나 엘사는 눈사람에게 직접듣지 않아도 안나의 뜻을 알 수 있겠지. 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안나의 요청. 엘사는 푸짐한 안놔를 꾹 누르며 안나의 요청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굳게 마음먹었어.



안탄절 공약 외전 세편 이상(3/3)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