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외전) 엘쨔와 안놔와 작은 뱀꼬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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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안놔와 작은 뱀꼬기 6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19.12.28 12:15:11

조회 279 추천 19 댓글 6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긴 했지만 용사 안나는 여관에 돌아와서도 물만 세 컵째 마셔야만 했어. 바다 돼지 베이컨은 그냥 소금이야! 맛있어서 잔뜩 먹었더니 물 돼지가 되게 생겼어.

배가 부르니 기분이 좋아졌나봐. 작은버섯은 푹신한 베개 위에 누워서 작고 말랑한 손을 흔들고 있었지. 올라프는 똬리를 튼 채 작은버섯을 보고만 있었어. 엘사가 버섯갓을 만져주면 헤헤 천국에 닿은 듯한 표정이 되는데,

올라프는 맛없는 채소를 씹은 얼굴을 하더니 스스슥 빠르게 작은버섯에게 다가가 꼬리로 밀어 베개에서 이불 위로 굴려버렸어. 아이쿠! 아프지는 않았지만 작은버섯은 온몸을 흔들었어.

"무쯘 짓이냣!"

"올라프. 나쁜 짓 하면 안돼."

쉬익! 위협하는 소리를 내더니 엘사의 말엔 들은 척도 안 하고 방금 작은버섯이 예쁨받던 자리에 똬리를 틀어서 가만히 있는거야. 으닛! 안놔는 뿌쨕 베개 위에 올라와서 똬리를 밀어내려고 할거야. 꼬리 끝으로 다시 굴려보낸 작은 레비아탄은 코웃음만 치겠지.

"왜 그래?"

"올라프는 작은버섯이 싫은가봐."

"안놔가 맨날 놀려서 그렇겠지."

놀려대서 싫은것도 있지만 지금은 자신의 입지를 되찾는게 더 중요했어. 일종의 생존경쟁인 것이지. 누가 더 엘사의 옆에 가까이 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 엘사에겐 올라프도 작은버섯도 전부 소중한 친구야.

이미 붉은머리 인간은 엘사에게 일순위로 사랑받고 있는 듯하니 저 말랑이에게까지 밀릴 수 없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행동일거야. 엘사는 올라프를 두 손으로 감싸서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어.

입장이 반대가 되니 작은버섯은 잘 구워지고 있는 버섯과 같이 열이 받을거야. 어디서 굴러 들어온 뱀꼬기가 엘쨔의 옆에 찰싹 붙어서 밀어내기까지 해. 작은버섯은 이미 안나와 엘사의 관계가 어디까지인지 깨달은 올라프와 다르게 자신이 엘사에게 가장 사랑받는 줄 알고 있을거야.

"뱀꼬기! 엘쨔를 두고 결뚜를 찐청한돠!"

사랑은 역시 쟁취해야 하는 것이지. 그 발언에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겠지만 가소롭다는 표정의 올라프는 혀를 한번 낼름 내밀면서 똬리를 풀거야. 미끄러지듯 이불 위로 내려와서

작은버섯을 절절매게 하는 꽈배기 전법을 시전하겠지. 우왁! 미끌거리는 기다란 몸이 말랑말랑 몸에 달라붙어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누르면서 작은버섯을 압박하겠지.

벌써 세번째로 당하는 거지만 꽈배기 전법은 작은버섯에게 너무 가혹해. 꼼짝도 할 수 없고 둥글둥글 몸도 얇고 길게 변할 것 같았어. 안나는 일이 심각해지기 전에 올라프를 작은버섯에게서 떼내려고 했지만 무는 시늉을 하는 올라프에게 손도 못 댈거야.

항복만 외치면 끝날걸. 그럼 엘쨔는 영원히 뱀꼬기한테 빼앗겨. 사랑 앞에서는 보다 강해지는 법이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버섯갓에 온 정신을 집중하더니 뱀꼬기가 거의 이긴 표정을 하며 방심하는 사이에 필살기를 내뿜었어.

적은 양의 포자 가루 였지만 그것이 생소한 올라프에겐 굉장한 무기가 됐겠지. 심지어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서 마셔버렸는데, 켁켁 작은 기침이 나오는거야. 말랑몸을 조이는 기다란 몸이 침대에 힘없이 널브러져.

꽈배기가 되기 직전에 카운터펀치를 날린 작은 버섯은 승리했지만, 엘사에게 뽀뽀 해달라고 말할 힘도 없어서 같이 픽 쓰러졌어. 용사님은 순간 당황해서 쓰던 물컵을 씻을 생각도 못하고 물을 떠와서 올라프를 물 속에 넣어줬어.

용사님 센스는 뺨 뽀뽀를 불렀어. 안나는 기다랗게 된 작은버섯 몸을 꾹꾹 눌러 둥글게 만들어주는데, 가볍게 닿은 입술에 흠칫 놀라겠지. 작은 레비아탄과 작은버섯은 싸워서 결론을 내도 재주를 부린 것과 다름없어 보였다지.

- - -

재주는 작은 버섯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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