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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Melting- 6화 눈과 얼음의 노래를

abc초콜릿(121.136) 2020.02.17 15:14:07
조회 385 추천 1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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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11067

2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14425

3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19363

4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29953

5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82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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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가 회색 눈보라로 덮히고 바다는 거대한 스케이트장으로 얼어붙은 기이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유성을 본 원시인처럼 우왕좌왕했지만 아렌델 사람들은 어떤 당혹스러운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환영하는 박수를 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여왕이 반원탁의 손님들 앞에서 정령을 맞이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양팔을 뻗었다. 언덕을 둘러싼 폭풍이 커튼처럼 걷히며 태풍의 눈 같은 구멍을 만들었다. 반원탁 주변만 햇빛이 방해 없이 들어오는 풍경은 천국의 빛과 천사들이 내려오기 위한 무대를 연상시켰다. 하늘 끝에서 땅으로 내려온 눈의 계단. 눈송이 무늬가 난간에 그대로 달렸다.



계단이 시작된 회색 먹구름 속에서 푸른 빛이 번쩍였다. 정말로 신이 내려온 것일까. 앗크라베니에인들은 모두가 고개를 조아리며 두려움에 휩싸인 목소리로 기도문을 읆었다.



또각또각. 두 금속이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가 점점 땅에 가까워졌다. 그녀가 내려올수록 새하얀 눈으로 된 계단은 점점 푸르고 단단한 얼음 조형물로 바뀌었다. 공포를 느끼던 외국인들은 계단에서 내려온 주인공을 잠깐이라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아침 눈처럼 맑다못해 창백한 피부. 구름을 실로 짠 듯한 흰 머리. 그리고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수놓인 드레스 장식. 그녀의 등 뒤에 달린 두 장의 얇은 망토는 천사의 날개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단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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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of Ice and Snow



(주황색): 안나
(하늘색): 엘사
(붉은색): 니콜라
(회색): 앗크라베니에인


환영합니다!
아렌델에 오신 것을!

어서, 어서 이 분을 보시죠
오로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눈과 얼음의 노래를!


대 배우를 소개하는 것처럼 큰 목소리로 엘사를 가리키는 안나. 동생의 부름에 그녀는 나비 같이 부드러운 춤과 함께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신화가 실화인 걸 보여드리죠
거기 그쪽 달아나지 마시고
전혀 위험하지 않답니다
오~ 보여줘!


반원탁 앞 자리를 팽이처럼 돌며 뻥 뚫린 하늘에 마법을 쏘아올리는 엘사. 얼음 꽃이 불꽃놀이처럼 프렉탈 모양으로 퍼져나가고, 시원한 가루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떨어진다. 북쪽 산에서의 일을 회상하며 냉기를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에 뿌려준다.

오, 거기 군인 아저씨
놀란 표정 다 봤어요

오, 거기 공주님
저 보는 거 다 봤어요

두려워하지 말고 맘껏 보시죠-
제 춤과 마법을 보시죠
눈과 얼음의 노-래를!

모두에게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얼음을 뿌려준 다음에는 두 손을 공 굴리듯 모아서 팔찌 여러 개를 만들었다. 공중에 띄운 다음 모두의 오른손에 날려준다. 갑작스러운 선물에 당황한 외국인들. 마법 묘기 대신 엘사를 바라보든데 바쁜 니콜라에게 다가갔다.

윙크를 서비스로 날리며 직접 팔찌를 씌워주는 동안에도 눈을 떼지 못하는 니콜라. 하늘색 얼음으로 된 팔찌에는 사파이어 같은 빛을 품은 조각이 일렬로 둘러싸여 있었고, 다섯 정령을 상징하는 크리스탈이 달려있었다. 이어지는 마법쇼. 그녀가 한쪽 팔을 올리자 먼 바다에서 물이 폭팔하듯이 솟아오르고, 튀어오른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물을 얼음으로,
얼음을 도로 물로

놀라면 놀라신대로 즐기시고
와서 한번 보시죠

오, 손 대도 아프지 않답니다
와서 제대로 보시죠

눈과 얼음의 노--래를!

사람들의 술잔을 슬러시처럼 얼리는 동시에 하늘에서는 눈으로 된 형체들이 산, 순록, 궁전 등 다양한 모습을 그리며 한 편의 영화처럼 움직였다. 모두가 눈을 떼지 못했다.


이 마법, 도대체 뭘까?

저 여자, 도대체 누굴까?

이것은 비록 외국의 주술(sorcery)이나

비록 차갑고, 위험한 주술이나

놀랍고 아름답구-나

아름다-워


또한 불꽃 같이

눈인데도, 따뜻하네

내 마음을 녹이는

놀라운 이 마법은

(엘산나 빼고 다같이) 도데체 무엇일, 까?

앗크라베니에, 여러분!
현실에 묻히지 마시

동화 같은 실화를, 만나보시죠
이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눈과 얼음의 노래를!

우리 아렌델의 깃발이 휘날릴 때~
숨겨진 세상을 보여드리리,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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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끝났다. 눈과 바람이 빚어낸 3d 영화는 불꽃놀이처럼 흩어지며 사라졌고, 마지막은 북쪽 산 얼음 궁전을 이 자리에서 작게 짓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한쪽 발을 내리찍어 거대한 눈송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상상하며 하얀 구두로 꽁꽁 싸여있는 왼발 앞꿈치를 내리찍었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 어어... 잠시만요."



이럴리가 없는데... 언제나 마법이 안 나올 걱정이 아니라, 마법이 잘못 나올 걱정을 하던 엘사에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눈송이 모양 발판을 계속 상상해보며 왼발을 찍었으나 눈이 쌓인 잔디밭은 어색할 정도로 조용했다. 여섯 번이나 내리찍었을 때는 결국 왼발이 충격을 버티지 못했다. 발목에서 울린 뼈 부러지는 소리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 찬물, 아니 뜨거운 물을 끼얹었다.



"저 사람... 뼈 부러진거야?"



"땅 밟기 하다가 무슨?"



"거, 거기 아가씨!"



귀족들이 술렁이는 사이 니콜라는 눈화장을 먹고 흘러내리는 검은 눈물을 휘날릴 기세로 빠르게 달려들었다. 몇 걸음 떨어져 있던 안나보다도 빠른 속도였다. 공주님을 안는 듯한 자세로 들어올리려는 순간, 안나의 제제를 받았다.



"저기요! 제 누나라고요!(She's My Sister!)"



"비록자해긴하지만부상입은사람을돕는것은귀족이자군인으로서의의무..."



"됐어요! 언니, 괜찮은거야? 빨리 병원에 가자. 근데 신발은 왜 샌들말고 이런 두꺼운 걸 신어서..."



갑자기 빼앗긴 엘사를 도로 찾아온 안나는 아까의 움직임만큼이나 빠르고 또박또박 나오는 그녀의 반박을 차갑게 밀었다. 부러진 발목을 어찌하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엘사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부상을 확인하기 위해 왼발을 덮은 신발을 벗겼다.




복숭아뼈 바로 위까지 회색으로 덮혀 있었다.




"회색이잖아?"



발목을 향해 움직이는 그녀의 손은 당혹스러움과 알 수없는 두려움으로 조금씩 떨렸다.



그리고 엘사의 발목에서 평상시의 냉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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