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6.8에서 마지막회 27.3
이 정도로 드라마틱한 시청률반전을 한 경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주인공들이 대중적인기가 높은 스타들도 아니고 타사의 경쟁작들은 일지매와 손예진 주연,
소재도 튀는 것이 아니라 kbs도 별 기대를 안 했는지 거의 홍보도 없어 순전히 드라마의 힘
만으로 이뤄낸 결과이기에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성공한 드라마가 된 요인은 3가지 정도로 본다.
처음 드라마에 빠지게 한 계기는 극본이다. 평소 드라마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3회때 우
연히 인터넷으로 보고 1,2회를 찾아볼 정도로 대사의 흡인력이 뛰어났다. 등장인물들의 캐
릭터를 드러내는 군더더기 없는 대사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극의 구성도 좋았다. 후반에
접어들며 작가의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마음에 닿지 않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요소는 배우 두 명이다.
김지수란 배우에 대해서는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연기를 잘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신도영역은 김지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캐릭터가 아닌 배우가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번 드라마에서 배우는 전혀 보이지
않고 도영이라는 인물만이 보였다. 김지수와 신도영의 싱크로는 완벽에 가까웠다.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전혀 어색함없이 표현했다. 김지수자체가 신도영과 흡사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될 정
도. 내 생각에 시청률이나 경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연기대상은 김지수가 받아야 마땅하다.

태양의 여자를 통해서 일부골수팬들만 있었던 이하나는 스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하나에 대해 인터넷으로 좀 찾아봤더니 나이에 비해 때묻지 않은 느낌, 수줍어 하면서도 할
말다 하고 내향적인 듯 하면서도 엉뚱하고 유쾌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사람자체가 호기심을 끄
는, 다시 말해 스타성이 보였다. 이번 사월이역은 이하나에겐 기회였다고 보고 대중적인지도를
높이고 연기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에서 결과는 성공적이다. 계속 메리대구스타일만 고집하지
 않은 것은 좋은 판단이다. 김태희같은 국민스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힘들다고 본다) 특유
의 개성을 가진 존재감있는 스타가 될 것은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소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포장하는 능력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