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후기네요. 그 동안 마시기보단 만들어가지곤...

양조하러 갔다가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맥주들의 유혹을 버티지 못해 한 캔 사고 말았습니다.

같이 양조하시던 분이 우연히 이 맥주를 마시고 너무나 맛있어서 크래프트 비어에 입문했다고 하는데요.

이 맥주가 보틀샵에 한 캔 남아있었는데 자기가 꼭 사고 싶지만 이 맛있는걸 저에게도 체험해주고 싶다고 얼떨결에 양보받게 되어 마시게 된 IPA입니다.

자기네 맥주는 홉 향이 빵빵터진다. 개 맛있다.. 뭐 그런 내용이 적혀있는것 같습니다.

주목할 만 부분은 모자익홉과 심코홉이 들어갔다는 것으로 두 홉의 캐릭터가 잘 들어나는지가 이 맥주이 관건일 듯 하네요.

캔을 따는 순간 화사한 솔 향이 뿜어져 나옵니다. 병 입일이 작년 9월 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의 신선한 솔 향입니다.

외관상 특이한(부유물,뿌연) 부분은 없는 클리어한 황금색입니다.

감귤류의 속껍질이 연상되는 백색의 조밀한 헤드가 톡톡 터지네요.

신선한 솔향 다음에는 달달한듯한 감귤류 향이 다가옵니다.

확연히 느껴지는 시트러스함이 매력적으로 더불어서 열대과일 같은 망고,파파야향도 감지되는데 둘 다 과하지 않고 균형있게 어울리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질감으로 미디엄 보단 가벼운 느낌의 바디감에 과하지 않은 탄산감이 상쾌함을 더해줍니다.

홉에서 나온 향이 맛에서 그대로 느껴지나 점차 시트러스함은 약해지고 농익어가는 열대과일의 느낌이 강해집니다.

씁쓸함 조차 가볍게, 뒷끝없이 깔끔하게 떨어져 상쾌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호피함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몰티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네요.

피니쉬에 살짝 부즈가 느껴졌는데 거부감있지 않고 호피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흔히들 잘못 만들어진 IPA에서 느껴지는 '쩐내'가 없고, 딱히 무겁지 않은 바디감, 그러나 IPA에서 기대할 만 것들은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

이정도면 정말 잘 만든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굳굳~~

세션 IPA처럼 여러잔 마셔도 물리지 않을 것 같네요.ㅎㅎ

번외로 고추잡채만두랑 같이 먹었는데 고추의 알싸함과 호피함이 의외로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