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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삼치, 펑크, 로만 레인즈의 비교모바일에서 작성

11(58.233) 2015.12.01 10:00:09
조회 2023 추천 28 댓글 29

지금이야 트리플 H가 욕을 오질나게 먹지만 한때는 매니아들 사이의 영웅이었던 적이 있죠. 05~06년도에 그랬습니다. 그때는 에볼루션 시절에 미친 듯이 트리플 H를 까던 매니아들이 모두 다 단합해서 트리플 H를 지지했죠. 그때 트리플 H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일단 트리플 H의 컴백이 전형적인 선역의 컴백으로 설계됐기 때문이었죠. 트리플 H는 05년도에 바티스타와 헬 인 어 셀 경기를 마치고 홀연히 잠적합니다. 경기를 마친 다음에 백스테이지에서 바티스타와 포옹하면서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건 덥덥이닷컴에만 공개된 거고 TV에서 그는 정말 말 그대로 보여줄 거 다 보여줬으니 떠나겠다는 듯이 홀연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때까지 욕하던 사람들이 허탈해질만큼 깔끔하게 장기 집권을 끝마친 거죠.

그 다음에 존 시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RAW는 역반응을 얻기 시작하죠. 트리플 H의 인기의 어느 정도는 존 시나의 탓도 있겠지만 여기선 이보다 트리플 H란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싶네요.

릭 플레어는 05년도에 칼리토와 대립을 시작했죠. 에볼루션이 해체된 뒤의 릭 플레어는 이미 악역으로 활동하기엔 너무나 팬들의 존경이 많이 쌓여 있었고, 사실 에볼루션 시절에 악역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거대 악역 스테이블의 조력자 역할이었기 때문이죠. 악역으로 활동할 수 없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현재성이 떨어졌다는 건데(악역으로 야유 받는 것도 현재성의 반증이니), 하여튼 릭 플레어는 더 이상 악역으로 활동할 수 없는 상태였죠.

이때 릭 플레어는 칼리토의 토크 쇼에 초청 받았다가 모욕을 당하고, 05년도 언포기븐에서 인터컨티네탈 챔피언쉽을 치러서 복수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후로 크리스 마스터스와 연합한 칼리토에게 공격을 당하다가 트리플 H가 자신의 태그팀 파트너로 복귀할 것을 알립니다.

이때가 05년도 홈 커밍 뤄 세 시간 특집이었죠. 아마도 뤄가 스파이크 TV에서 예전에 방송되던 채널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홈 커밍이었을 겁니다. 채널이 바뀌는 만큼 기존 시청자가 이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스틴을 초청하고, 트리플 H의 복귀도 이루어지는 등 화려한 쇼가 기획 돼 있었죠.

이때 트리플 H는 릭 플레어의 파트너로 복귀합니다. 트리플 H가 오랜 시간 동안 악역으로 활동했지만 릭 플레어의 파트너로 복귀해서 그를 도우려고 하는 모습엔 분명한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질 수밖에 없죠. 그들의 관계를 아는 매니아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이 함께 활동하는 것을 본 라이트 팬들 모두에게.

그날 트리플 H와 릭 플레어가 승리를 거뒀고 경기가 끝난 뒤에 트리플 H는 릭 플레어를 공격하면서 악역으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합니다.

에티튜드 시절에 트리플 H는 선역들에 절대 밀리지 않는 강한 악역이었다지만 에볼루션으로 접어들고 나선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악역으로 변했죠. 이 경기에서 트리플 H는 악역 시절에 그랬듯이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듯한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가장 절묘한 순간에 스파인 바스터나 페이스 버스터 같은 시그네쳐 무브를 사용해서 상황을 역전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자기 멋대로 해머를 꺼내들어서 승리를 완성시키죠.

지금부터 쓸 글의 핵심이 바로 이건데, 가장 좋은 선역은 팬들에게 사랑 받는 악역이라는 것입니다. 악역이 오랫 동안 활동하면 사람들은 그 악역의 행동에 야유를 보내는 동시에 거기에서 캐릭터의 일관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기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악역은 가장 사랑 받는 선역이 되는 거죠. 랜디 오튼이 처음에 07년도에 싸늘한 악역을 연기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에볼루션 시절의 오만한 귀공자 캐릭터를 그리워하면서 \'랜디 왜 저러냐\' 이런 반응을 보냈지만 09~10년도엔 전부 다 그 캐릭터에 미쳤죠. 마찬가지인 겁니다.

오스틴은 가장 성공적인 턴 힐은 업계 최고의 선역이 인기의 절정에 올랐을 때 이뤄진다고 합니다. 자신이 레매 17에서 턴 힐을 결정한 게 바로 그 때문이라면서요. 뒤집어서 말하면 최고의 턴 페이스는 최고의 악역이 턴 페이스할 때 이뤄지겠죠. 오스틴 본인이 바로 그런 경우였고, 에디 게레로도 03년도에 비겁한 속임수를 쓰면 쓸수록 팬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대중적인 인기가 확 올라갔습니다.

웃기는 건 05~06년도에 악역을 연기하던 트리플 H가 02년도 때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선역이었단 겁니다. 트리플 H가 악역답게 상대방을 띄워주는 행위를 하면 그건 \'위태로운 모습으로 팬들을 안쓰럽게 하는 선역의 모습\'이 되는 거고 최고 악역으로서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 혹은 경기의 진행을 위해(선역을 괴롭혀서 판세를 되찾기 위해) 간간히 한 방씩 터뜨려주는 기술은 선역의 분투처럼 보이는 괴현상이 일어난 거죠.

05~06년도에 트리플 H는 진짜 뭔 짓을 해도 환호를 받는 괴현상을 얻습니다. 릭 플레어를 공격할 때 잠깐 야유가 나왔지만 그 후엔 오히려 환호를 받았죠. 06년도 NYR에서 빅 쇼와 대립합니다. 이때 빅 쇼의 숀을 슬레지 해머로 공격한 다음에 집요하게 그 손만을 괴롭혀대는 전형적인 악역 운영을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빅 쇼를 심리전에서 압도해가면서 해머까지 사용하는 트리플 H의 치밀한 사악함에서 캐릭터의 일관성을 발견하고 환호합니다. 이때 오히려 야유를 받은 건 빅 쇼였죠. 06년도 NYR에서 빅 쇼는 (각본상) 손의 부상을 무릅쓰고 분투하지만 아깝게 패배합니다. 트리플 H가 먼저 퇴장한 뒤에 빅 쇼가 퇴장할 때, WWE의 의도는 빅 쇼의 분투에 팬들이 환호를 보내는 것이었겠지만 빅 쇼는 오히려 야유를 받습니다. 팬들은 이 식상한 구도에 호응을 해주는 대신에 트리플 H를 환호하기로 선택했죠.

레슬매니아 22는 제 생각엔 아마 역대 최악의 레매 메인 이벤트로 꼽혀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물론 요코즈나 vs 호건이나 미즈 vs 시나 같은 강력한 라이벌이 있지만요.

걍 보면... 요즘 로만 레인즈와 존 시나를 푸쉬해주는 걸 딱 비교하기 좋은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브렛 하트는 로만 레인즈가 레매 31에서 패배한 것을 칭찬했죠. 세스 롤린스에게 기회를 주고, 브록 레스너의 이미지 또한 실추되지 않았으면서, 로만 레인즈는 안타까운 패배를 맞으면서 팬들이 안쓰럽게 생각해서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선역으로서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고요.

좋게 보면 WWE가 고집을 꺾고 로만을 제 2의 존 시나로 만드는 걸 포기한 거죠.

나쁘게 보면 쫄보 푸쉬를 한 겁니다. 저 이후에도 로만 위주로 쇼를 기획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엔 로만을 메인에 내세우기를 망설이는 쫄보 짓을 계속하고 있는 거죠.

존 시나의 입장에서 보면?

레매 22는 일단 시나 vs 트리플 H가 메인을 먹을 마땅한 이유가 없습니다. 레매 20에서 트리플 H는 한참 흉흉한 권력 남용 루머에 시달리고 있었죠. 인터넷과 각본에서 모두 다 악역이었습니다. 여기에다가 벤와의 인생 여정이 더해지면서, 레슬링을 일생에 바친 선수가 최악의 악역을 한 해 가장 큰 무대에서 꺾으면서 18년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의미가 컸죠.

레매 21은 3년 동안 계속 돼 온 에볼루션 각본에 종지부를 찍는, 최종 보스 vs 새 시대의 주인공이라는 컨셉의 대결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였죠.

22는 그런 상징성이 없고, 경기 자체도 별롭니다. 경기 자체가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닌데, 문제는 양 선수의 이미지를 (어쩔 수 없이) 모두 보호하려고 했다는 거죠. 사실 저때가 아마 존 시나가 메인 이벤트 먹고 나서 거의 처음으로 FU가 씹혔을 때일 겁니다. 삼치가 FU를 씹고, 존 시나가 슬래지 해머를 씹었는데, 저때 반응이 \'와 ㅅㅂ FU가 씹혔구나, 슬래지 해머가 씹혔구나\' 실제로 그런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직 탑 페이스로서 존 시나의 이미지를 보호하려던 시점이기 때문에 경기 내용에 한계가 있었던 거죠.

WWE의 내부적으로는 아마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두 선수를 메인에 내세운 걸로 추측되는데, 저때 그나마 메인이 완전히 망하지 않은(예를 들어서 레매 30에서 랜디 vs 바티스타가 실제로 메인으로 열렸다면 일어났을 법한 관중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유일한 이유는 바로 삼치의 캐릭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리플 H의 캐릭터가 너무나 흥미로웠기 때문인 거죠.

레매 22 메인 이벤트는 시종일관 야유로 가득합니다. 원나스 06에도 그닥 밀리지 않죠. 게다가 경기가 끝나고 나서 팬들이 허무한 표정을 짓는 게(기쁘고 슬프고를 떠나서 걍 어리둥절해하는) 카메라에 잡히고 이어서 존 시나가 울상을 짓는 걸 보면 정말 역대 최악의 레매라는 평이 아깝지 않습니다. 이게 대체 뭔 막장인가요? 팬들은 시종일관 선역을 야유하다가 경기 끝난 다음엔 기뻐하는 것도 아니고 슬퍼하는 것도 아니고 허탈해하며 어리둥절해하고 있고 이긴 놈은 질질 짜고 있고. 내일 모레 WWE라는 회사가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광경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이후에 WWE 정식 상품(DVD라든지 네트워크라든지)에 실린 레매 22 메인 이벤트는 저때 야유를 대폭 삭제한 버젼입니다.


로만 레인즈가 레매에서 저런 결말을 맞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트리플 H로 돌아오면, 레매 22 이후에 트리플 H는 이상한 위치에 처합니다. 에지가 메인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더 이상 트리플 H는 악역도 아니고 선역도 아니게 된 거죠. 물론 악역이긴 했지만요.

이 비슷한 경우를 두 개 예로 들겠습니다. 03년도 아마겟돈에서 케인 vs 골드버그 vs 트리플 H. 그리고 올해 초의 롤린스 vs 브록 vs 시나.

03년도 아마겟돈 메인 이벤트에서 케인과 트리플 H는 자연스럽게 연합해서 골드버그를 처치합니다. 하지만 단 둘이 붙었을 때 케인은 트리플 H 정도는 가볍게 발라주면서 강한 캐릭을 과시하죠. 저때 트리플 H는 \'악한\' 캐릭터 뿐만 아니라 \'약한\' 캐릭터까지 맡으면서 두 선수를 모두 띄웠습니다.

마찬가지로 올해 초에도 세스 롤린스 vs 브록 레스너 vs 존 시나에서 세스가 찌질한 역할을 맡고 브록은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저때 오스틴은 팟캐스트에서 브록 레스너가 계약식에서 마치 선역처럼 묘사됐다는 평을 남겼죠. 이게 다 세스 롤린스가 약한 캐릭터를 맡아주면서 시나와 레스너를 모두 띄워줬기 때문입니다.


06년도에 에지가 메인 이벤트로 치고 올라오면서 트리플 H도 악역이긴 하되, 상대방을 전적으로 띄워줄 필요는 없는 악역으로 변합니다. 에지가 그 역할을 대신 맡아줬죠.

그렇다고 팬들에게 환호를 받는 트리플 H가 선역이었나?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바로 그랬기 때문에 트리플 H의 캐릭터 디테일은 절정에 치달은 것이었고, 그래서 인기가 있었던 겁니다.


06년도 초반에 트리플 H와 존 시나가 해머링 대결을 하면 늘 존 시나의 승리로 끝났죠.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전 저게 바로 저때 트리플 H의 간지의 비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해머링 싸움이라는 전형적인 선역과 악역을 나누는 싸움에서 트리플 H가 패배했을 때, 트리플 H의 모든 캐릭터 연기와 기믹 수행은 \'선역과 악역\'이라는 틀에 갇히는 대신에 순수하게 캐릭터 그 자체로 남습니다. 하지만 07년도 이후에 트리플 H가 탑 페이스를 먹은 다음엔 똑같이 \'지적인 암살자\'처럼 행동해도 예전만한 매니아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죠. 왜냐하면 이제 트리플 H가 하는 행동들은 \'순수한 캐릭터\'가 아닌 \'탑 페이스로서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트리플 H가 존 시나에게 해머링 싸움에서 패배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팬들에게 안심을 주는 행위였습니다. \'날 의심하지 않아도 돼. 난 WWE라는 기계가 만든 존재가 아냐. 난 캐릭터 그 자체야. 넌 선역과 악역이라는 이분화된 틀로 나를 판단하지 않아도 돼.\' 그게 인기의 비결이었죠.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삼치가 해머링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점, 존 시나와 일 대 일로 붙었을 때 밀린다는 점은 그를 마치 \'위기를 겪는 선역\'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겁니다. 매니아들은 트리플 H를 선역으로 지지했죠.

07~08년도 이후에 트리플 H가 탑페 먹을 때 보면 응원하는 목소리가 다 어린애들 목소리로 바뀌어 있습니다. 더 이상 매니아들은 트리플 H를 응원하지 않는 거죠. 이 이유는 제 생각엔 트리플 H가 이젠 강한 선역이 돼면서, 누구와 싸움을 하든 간에(우마가나 그레이트 칼리 같은 거구라도) 힘으로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 트리플 H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탑 페이스\'라는 틀에 얽매여서 더 이상 예전 같은 순수한 캐릭터처럼 비춰지지 않기 때문인 거죠.


CM 펑크도 마찬가지입니다. 2011년에 존 시나와 붙었을 때 여자와 어린 아이들은 시나를 응원했고 남자들은 펑크를 응원했는데 고작 1 년도 안 돼서 상황은 역전됐죠. 12년도 머인뱅이나 OTL을 보면 남자들은 \'렛츠 고 브라이언\'을 외치고 여자와 어린 애들은 \'렛츠 고 펑크\'를 외치고 있습니다.

트리플 H가 온전히 자신의 기믹 수행력만으로 아무런 설득력도 상징성도 없는 레매 메인을 캐리했다면, 펑크 또한 11년도에 자신의 능력만으로 각본을 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브라이언 알바레즈와 데이브 멜쳐는 펑크가 11년도 머인뱅에서 승리한 뒤에 너무나 빨리 WWE로 돌아왔을 때 캐릭터가 한 번 죽었고, 이후에 트리플 H와 대립하면서 한 번 더 죽었다고 말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뤄의 선수들이 모두 파업하고 트리플 H, 펑크, 시나, 쉐이머스만 남아서 쇼를 운영했던 적이 있는데, 이때 빈스 맥맨이 갑자기 나와서 트리플 H가 COO에서 임시 해직되고 존 로러나이터스가 그 역할을 대신 맡는다고 했던 세그먼트가 있었습니다. 저때 쉐이머스 vs 시나 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펑크가 중계를 맡고 있었는데, 빈스 맥맨이 나와서 경기를 중단시키고 모두 다 들어가라고 지시했을 때 펑크가 군말 없이 들어간 것을 갖고 펑크의 캐릭터를 완전히 죽였다고 평하더군요.

하여튼 11년도에 지나치게 빨리 돌아오면서 한 번 그 반항적인 캐릭터가 죽은 펑크인데, 반대로 말하면 트리플 H와의 대립까지도 순전히 CM 펑크의 캐릭터는 필 브룩스 한 사람의 재치와 언변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거죠.

팬들이 CM 펑크에게 바란 건 사실 WWE 체제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거였을 겁니다. 그건 펑크가 WWE 챔피언쉽을 들고 실제로 잠적하거나 타단체로 이적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선역 대 악역이라는 구도의 붕괴. 그게 펑크에게 바란 거였죠. 펑크는 시나와 선역 대 선역이면서 엄청난 강도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죠. 저 둘이 실제로 싫어한다고 생각했을 사람도 많았을 겁니다. 펑크도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나와 존이 사이가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사이 괜찮다. 우리가 잘 맞는 건 아니라도 말이다\' 뭐 이런 말을 남겼죠.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펑크는 WWE에 잔류해서 빈스 맥맨의 밑에서 일하기로 한 이상 WWE 체제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죠. 이게 뭔 의미냐면, 일단 하우스 쇼를 뛰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우스 쇼에서 3 : 3 태그팀 경기가 열린다고 해보죠. 2011년에. 존 시나 & CM 펑크 & 랜디 오튼 vs 크리스챤 & 델 리오 & 미즈. 이런 매치업으로요.

경기 끝나면 세 선역 선수들은 지겹게 싸웠던 과거는 잊고 서로 함께 손을 붙잡고 승리 세레머니를 할 겁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팬들이 WWE에 대해서 증오하는 요소 중에 하나죠. 각본이 이어지지 않는다고요. 중요한 건 캐릭터나 각본 그 자체가 아니라 아니라 선역 : 악역이라는 틀이라는 것이요. 사람들은 펑크가 그 틀을 깨부수길 기대했지만 일개 선수로서 그 틀을 깨부수긴 힘들죠. 머인뱅 2011은 빈스 맥맨의 허락 하에서 일어났던 잠깐의 일탈이었던 것이고요.

펑크의 반항적인 캐릭터는 진짜 어느 순간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대충 2011 서바이버 시리즈 쯤에요. 사실 11년도 후반의 삼치, 케빈 내쉬, 존 로러나이터스, 그리고 CM 펑크의 각본에 대해선 진짜 할 말이 많은데 여기에서 그 얘기를 다하면 너무 길어질 테니 생략하죠.

12년도 초중반쯤에 펑크의 캐릭터는 완전히 무미건조해졌고(어느 정도는 본인의 책임도 크겠죠), 남성 팬들이 펑크를 버리고 대니얼 브라이언을 지지하는 현장 반응도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 실패는 사실 트리플 H에게서 이미 일어났던 현상입니다. 트리플 H는 2006년에 커리어 사상 최고의 지지를 얻게 됐는데, 그는 아이콘급의 탑 페이스가 되는 대신에 그저 그런 선역 선수로 남게 됐습니다. 존 시나에게 밀리는. 그 이유는 WWE에서 트리플 H의 캐릭터에 특화된 각본을 주는 대신에 그를 걍 존나 쎈 선역처럼 보이게 하기를 선택했기 때문이었죠.


펑크는 12년도에 자신의 상품 판매량이 존 시나에게 밀린 것을 악역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펑크가 계속 선역으로 남았어도 존 시나를 상품 판매량으로 이겼을지 의심스러운 게 바로 그 캐릭터의 문제입니다. WWE는 CM 펑크란 캐릭터에게 맞는 단 하나의 각본을 주는 대신에 그를 또 다른 선역으로 만들어버렸죠. 펑크가 그 틀을 깨부쉈을 때 그는 한 해 최고의 슈퍼 스타가 됐지만 WWE에 남으면서 그는 또 다른 WWE 슈퍼스타 중에 하나가 된 거죠.

WWE에 남는 이상 캐릭터가 탈색된 또 다른 슈퍼스타가 돼 버린다는 건 필연적인 일일까요? 아니면 사후의 합리화일까요? 예전에 에티튜드 시절의 오스틴과 더 락 역시 한 해가 지나갈수록 악역 캐릭터가 희석되어간다는 분석을 본 적이 있는데 에티튜드를 직접 본 적 없는 입장에서 코멘트를 붙이긴 뭐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런 캐릭터의 희석화가 요즘엔 정말 빨리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랜디 오튼이 13년도에 한 인터뷰를 보면 경기하러 나가기 전에 빈스 맥맨이 자신에게 \'웃으라\'고 강조해서 자신의 악역 캐릭터가 갈수록 희석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만 레인즈가 요즘 실실 웃고 다니는 것도 아마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스틴이라든지, 락이라든지, 에디라든지, 시나라든지, 트리플 H라든지, 랜디라든지, 이름 값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들 모두 다 악역으로 활동하다가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캐릭터의 일관화를 팬들에게 관철시키면서 선역이 됐습니다.

로만은 이에 비하면 캐릭터의 존재가 좀 미약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제가 쉴드 활동 기간 동안 레슬링을 거의 보지 못해서 평하기 좀 애매한 구석이 있네요.

로만의 문제는 푸쉬를 너무 많이 받았다는 게 아닙니다. 05년도에 급 푸쉬 받은 바티스타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었던가요? 세상에 푸쉬를 안 받고 뜨는 선수는 없습니다.

13년도의 서바이버 시리즈에서 혼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됐을 때, 14년도 초반에 존 시나를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로얄럼블에서 무수한 선수를 탈락시키고 파이널 투가 됐을 때

사람들은 모두 다 로만의 모습에 환호했습니다. 그 강한 푸쉬에 전혀 반발감을 보이지 않았죠.

이것은 로만 레인즈가 보이는 모습이 \'선역이 주인공 역할을 한다는\' 클리셰를 깨부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로만이 똑같은 짓을 선역으로 했다면, 뭐, 지금 꼴 났겠죠.

특히 로만 레인즈가 시나와의 일 대 일 경기에서 STF를 자기 힘으로 푼 걸 좀 파고들고 싶은데요. 사실 저건 걍 연기입니다. 다 아는 얘기죠? 브록 레스너가 빅 쇼를 내동댕이치고 이런 것처럼 \'실제로\' 보여주는 힘이 아니라 걍 각본상 연출인 거죠. 그 자리에 왜소한 대니얼 브라이언이 들어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대니얼 브라이언은 존 시나의 팔을 밀어내는 시늉을 하고, 존 시나는 놀라는 연기를 하면서 STF를 풀면 되니까요.

저 장면이 신박했던 건, 악역에 불과한 로만 레인즈가 최고 선역 중에 최고 선역인 존 시나를 힘으로 제압했다는 거 자체가 엄청나게 클리셰를 부쉈기 때문에 놀라웠던 거죠.

레매 18 락 vs 호건에서, 호건이 락바텀을 킥아웃하면서 헐크 업을 할 때 관중들은 미치려고 했죠. 레슬링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사람에게 저 광경을 보면 \'저거 뭐하는 짓거리야? 사람들은 왜 저런 거에 환호해? 다 짜고 치는 거잖아?\'라고 의아하게 여기겠죠. 사실 위클리 쇼에서 호건이 평범한 헐크 업을 했다면 사람들은 그만한 반응이 없었을 겁니다. 그 상대가 다름 아닌 더 락, 이 시대에 최고 선역이었기 때문에 놀라운 장면이었던 거죠. 왕년의 최고 선역이 현재의 최고 선역에게 \'원조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헐크 업을 하는 모습이 전율이었죠. 그것도 그 최고 선역이 악역을 연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천상에서 지옥으로 떨어져내려버렸던 천사가 또 다시 상승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호건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전율이었던 거죠.

하여튼 로만이 인기를 끌었던 건 근본적으로 그가 악역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역 : 악역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팬들은 그를 진짜로 생각하고 호평했죠. 이제 팬들은 그가 빈스 맥맨이 찍어낸 공산품으로 생각합니다.


로만이 유방암 행사에서 \'내 모토는 one versus all이지만 오늘만큼은 유방암 생존자들과 연대하며 그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이런 말을 했는데, one versus all.. 이라는 것도 그가 악역일 때나 사람들이 간지나게 받아들인 거죠. 서바이버 시리즈 13이나 로얄럼블 14에서 팬들은 로만 레인즈를 좋아했지만, 이젠 그가 뭔 짓을 하든 선역이라는 틀에 맞춰서 행동한느 걸로 팬들에게 비춰집니다.

글을 마무리하기가 애매한데, 로만에 대해 늘 하고 싶었던 말이 이겁니다. 로만의 문제는 미드 카더로서 긴 세월을 거치지 않았다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04년도 내내 미드 카더로 근면히(경기력은 진짜 거지 같았지만... 농담 아니라 04년도 시나 경기 한 번 봐보시면 지금 로만이 엄청난 혜자처럼 보일 겁니다) 활동했던 시나가 메인 로스터 치고 올라와서 욕을 바가지로 먹은 것처럼, 문제는 활동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걍 설득력 있는 각본의 문제입니다. 설득력 있는 각본만 있다면 누구라도 로만을 응원할 겁니다. 지금 로만의 문제는 걍 WWE에서 찍어낸 공산품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존 시나에 대한 이미지도 그랬죠. 존 시나가 펑크, 브라이언을 상대로 논쟁하는 거 보면 그런 말을 합니다.

\'내가 가짜라고 생각해? 내가 이 체제가 찍어낸 공산품이며, 헐크 호건의 모조품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난 너처럼 나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에 있는 게 아냐. 난 나를 응원하고 나를 통해서 자신이 대표되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여기에 있는 거고, 그들을 위해 몸이 부서질 때까지 여기에 서기로 결정했어. 그리고 여기엔 가짜라는 표현이 용납될 어떠한 구석도 없지.\'

\'내가 레슬링의 패러디라고? 난 패러디가 아냐. 내가 여기에 있는 건 나를 위해 이곳에 와준 팬들을 위해서이고, 그 팬들이 나를 응원해줄 때 난 고통과 피곤함을 잊고 다시 한 번 더 링에 오르면서 그들이 내게 보여준 충직함을 되갚아줄 힘을 얻기 때문이야. 내가 의인화된 상품에 불과하다고 놀릴 건가? 중요한 건 상품 그 자체가 아니야. 그건 성조기가 한 쪼가리의 천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지. 중요한 건 티셔츠가 상징하는 가치야. 충직함. 난 내게 충직함을 다하기 위해 이곳에 와준 팬들을 위해 싸우는 일을 십 년이 넘게 해 왔어.\'


근데 이건 진짜 존 시나니까 할 수 있는 세그먼트인 거죠. 솔직히 존 시나가 펑크와 브라이언보다 더 오랫 동안 WWE에 남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요? 특히 브라이언보다도. 두 사람이 시나와 대립할 때 이미 시나는 기득권을 상징했죠.

예전에 누가 이런 글을 쓴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시나가 만약에 2009~10년도 쯤에 은퇴했다면 그는 호건, 오스틴, 락에 비교될 수 있을지언정 역대 최악의 1인자로 남았을 거라고. 특정 부류의 지지를 완전히 포기한 1인자니까 최고의 인기를 누렸을지언정 반쪽짜리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겠죠. 사실 05~10년도라면 5년의 전성기이니 오스틴과 락의 전성기와 비슷한 기간이고, 시나가 저때 \'난 이제 회사를 짊어질만큼 짊어져봤고 이룰 만큼 이뤄봤으니 은퇴하겠다\'고 해도 딴 사람 입장에선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세스 롤린스가 펑크의 은퇴에 대해 \'젊은 나이에 성공해서 은퇴하는 건 우리 모두의 꿈이다\'라고 말했듯이, 골수 레덕 출신의 레슬러들도 평생 동안 레슬링을 할 생각은 없는 거죠. 비슷하게 현 UFC 헤비급 챔피언인 베우둠도 은퇴를 생각한다는 얘기가 있고요.


그런데 존 시나는 업계에 남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는 호건, 오스틴, 락과는 전혀 다른 부문에서 리스펙트를 얻은 겁니다. 솔직히 시나를 죽도록 싫어하던 이들이라도 이제 와서 시나를 깔 지언정, 인정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거죠.


장담컨데 로만이 시나처럼 저렇게 롱 런할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브록 레스너가 처음 WWE에 왔을 때 미스터 퍼펙트에게서 \'레슬링 업계는 Get in to Get out이다\'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레스너는 자서전에서 저 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레슬링 업계는 선수들의 희생으로 지탱되기 때문에 떠날 시기를 놓치면 가족도 잃고(스케쥴 때문에 가족에게 소홀해지면서 거리가 멀어져서 결국엔 이혼하게 되고), 레슬링 외부의 인간 관계들도 없어지며, 다른 꿈도 없어지기 때문에 결국에 레슬링밖에 남은 게 없어져서, 걍 딱히 할 게 없기 때문에 레슬러로서의 생활을 쳇바퀴에 갇힌 햄스터처럼 계속하게 된다는 겁니다. 저 말은 브록 레스너의 레슬링 업계에 대한 경멸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업계에 평생을 바친 미스터 퍼펙트가 \'최대한 많은 것을 얻고 너무 많은 것을 잃기 전에 떠나라\'고 했다는 점은 생각해볼만합니다.

하여튼 로만도 걍 적당히 탑 페 노릇 몇 년하다가 계약 끝나면 떠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WWE 입장에선 로만이 시나가 거쳤던 가시밭길을 걷게 하지 않을 필요가 있습니다. 시나는 진짜 시나니까 그 길을 거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한 거죠.

그리고 둘째로, 시나의 캐릭터의 완성이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만났을 때 이뤄졌다는 점을 좀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오스틴이 시나가 평면적인 슈퍼 히어로인 듯하지만 사실은 대단히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평했는데, 전 그 입체성이 전적으로 펑크와 브라이언과의 대립을 통해서 형성됐다고 단언합니다.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마주해서, 그 비판에 자신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들려줬을 때 그의 캐릭터는 완성됐죠.

지금 WWE가 \'로만 레인즈가 금수저 이미지라고? 그럼 어쏘리티랑 대립시키면 이미지 세탁되겠지? ㅎㅎ\' 이딴 망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뉴스레터에서 돌고 있는데 제발 정신 좀 차리길 바랍니다. 그런 눈가리고 아웅하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시나로 증명된 것 아녔나요? 어쏘리티랑 대립 자체는 로만 레인즈에게 호재로 작용할지도 모르지만요.



딴 데다가 올렸던 글 복붙한 거여서 말투가 존대말임. 이 글 쓰게 된 계기 자체는 예전에 프갤에서 내가 06년도의 삼치는 야유 받는 게 불가능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하니까 누가 \'매그니토 물타기 지리고욬ㅋㅋㅋㅋ\'라고 하길래, 비록 올해 레매 이후로 정이 다 떨어져 버렸지만 한때 삼치 좋아했던 입장에서 삼치 인기 비결을 정리해보랴고 쓴 글임.


본문레 로만이랑 시나랑 일 대 일 붙었다고 했는데 잘못 알고 쓴 거임. 일 대 일이 아니라 태그팀 경기였다네.


출처: 프로레슬링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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