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관람 이후 지금까지 넘 바빠서, 이제서야 정리를 해서 써 보네.

배알못 두 명 데리고 경기도 화성에서부터 한시간 반쯤 운전해서 6시쯤 유관순체육관에 도착했어.

직접 관람한 건 2013년에 이어 두번째인데… 경기장 좌석 배치를 바꿨는지, 코트 색을 다르게 칠해서인지, 좀 더 가깝게 느껴지더라. 좋았음 ^^;

자리는 S1 선수들 출입구쪽 4번째 줄… 입장/퇴장할 때… 애들 크게 보이니까 진짜 좋더만…

첫 세트를 쉽게 이기고, 두 번째 세트도 역전 이후로는 나름 순리대로 게임이 잘 풀리길래, 오늘 잘하면 3:0 나오겠다 하면서 엄청 신나 있었어. 

그 날은 천안 시내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직장으로 같이 출근하기로 한 터라, 남는 시간을 뭘 하면서 보내야 하나를 걱정할 지경이었는데…

하+하… 설레발 떨어 죄송합니다.

3세트 되니까, 재욱이 토스가 갑자기 이상해 지더라구 - . - ;

세트스코어 2:0일 때 3세트만 되면 출몰한다는 “그 분”이 오신 게지…

공격수랑 토스가 맞지 않고, 코스가 죄다 읽히면서 걸려 대는데 아찔하드라…

그래도, 문성민의 신들린 서브에서부터 확 타올라서, 동점까지 갔을 때는 천안 경기장이 막 불타올랐지… 반팔 입고 싶더라. 

나중에 보니 그 때 광분하던 내 모습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더군 - - ;

3세트 결과는 뭐.. 아시다시피...

너무 아쉬웠어. 오레올의 공격이 걸리면서부터는 한 점도 못땄는데, 이래서 아직은 우리가 강팀이 아니구나… 더 다듬어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4세트는… 그걸 본 내 머리 속을 지우고 싶다. (4세트 안 본 뇌 삽니다…)

와… 세터랑 공격수랑 손발이 하나도 안맞는데, 일전에 삼성 만나면 우왕좌왕하던 현캐가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반면에 삼성은 왠만한 건 다 디그해 대고, 광우의 질 좋은 토스로 인해 차곡차곡 점수도 쌓아가고… 25대 16라는 치욕적인 스코어로 발리는걸 보니… 참…

그래서 5셋은 기대도 안했다. 괜히 배구 첨 본다는 사람들 끌고 여기까지 와서 뭐 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 2셋에서 현레발 떠는게 아니었는데…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5세트가 되더니, 애들이 부활했다!! 

이런 모습 디게 낯설더라. 한 고비를 못넘기고 우르르르 무너지는게 일상이던 팀이었는데…

우리 현캐가 달라졌어요~~ 찍어도 될 정도로 확 달라졌다.

재욱이 토스도 1, 2세트 토스처럼 돌아왔고... 오레올은 확률 높은 득점을 착착 해 주고…

그리고, 무엇보다…

전혀 기대가 없었던 우리 짬바, 주형이…

이너마의 에이스 두 개가 진짜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파이널 세트를 먹으면서 2시간 넘는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음. 그동안 맨날 까서 미안하드라…

승리의 순간, 경기장은 온통 광란의 도가니고… 옆에 보니까 우리 배알못들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날아다니더만…

한 명은 문성민, 노재욱에게, 한 명은 최민호와 신영석... 두 센터에게 완전히 맛이 갔더라. 그래서, 경기 후 서비스 타임 때 노재욱, 최민호와 각각 사진도 찍고, 악수도 했어… 

선수들... 진짜 피곤했을 텐데, 관중석까지 올라와서 같이 사진 찍어 주고 악수해 주고, 싸인해 주는데… 완전 감동 먹었다. 적어도 한 시간 정도 같이 놀아주는 것 같은데.. 진짜 투철한 직업 정신 없이는 못할 짓인 듯… 애들이 참… 고맙고 대견하게 느껴지드라.

그렇게 포토 타임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사람들이 줄을 쭉 서 있길래 뭐하나 봤더니… 선수들이 구단 버스 타는거 기다리고 있더라구… 날도 춥고 숙소에도 가야 해서, 종종 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코 앞에서 모자 푹 눌러 쓴 문성민 발견!!! 얼굴을 봤는데, 이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이라 할 수 없더라. 사진은 정말 정말 정말… 못나온 거더군… 그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오늘 너무 수고하셨다고… 그랬더니 가볍게 목례 하고 지나가더라. 실신할 뻔 했어.

그리고, 내가 끌고 간 배알못들은…. 오늘 경기와 선수 서비스에 반해서 현캐 빠가 되었다. 네이버에서 현대 경기 다 찾아보고 싶대. 근데 참… 팬질 하면 앞으로 속 뒤집어지는 일도 참 많을 텐데… “웰컴 투 더 헬”…이라고 하고 싶었….

여튼, 목은 쉬고, 담날 몸살이 확 올 정도로 엄청 피곤했지만…

너무너무너무나도 즐거운 관람이었다… 또 가고 싶구나… 이래서 내가 현캐 빠 짓을 멈출 수가 없다... 후후후~~

여기까지 긴 글 읽어준 횽아들(이거 진짜 오랜만에 쓰는 말)에게 감사하며…

시원한 스파이크 영상이랑 사진 몇 장 올린다...

그럼, 월요일도 승리를 기원하며…. 파이팅, 스카이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