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15년 전에 지하철에서 ㅇㅌ 만났던 썰

슈갤러(118.235) 2024.05.19 17:03:24
조회 857 추천 33 댓글 4

														

시작하기 전에 사과부터 할게! 일단 미안. 여기 이런 분위기 아닌 거 알고 있는데, 내가 커뮤를 안 하다보니 글 쓸 데가 여기밖에 없더라. 언젠가 한번은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15년이나 지나서 이제야 글을 쓰네.


나 학생 때 지방에 살았거든? 근데 공부하러 서울에 왔던 적이 있어. 내가 살던 곳에는 내가 배우고 싶은 걸 가르치는 학원이 없었거든. 금요일에 학교 끝나고 기차 타고 서울 와서 학원 수업 듣고, 밤에 지하철 타고 인천 가서 자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었어.


여튼, 때는 2009년 3월. 서울에 처음 올라왔던 금요일 밤이었어. 학원이 끝나고 1호선을 탔는데 내가 탄 게 인천 가는 열차인지 천안 가는 열차인지 모르겠는거야. 지하철 안내 방송도 열심히 듣고 노선도도 계속 봤는데 모르겠더라고. 어디행 열차다 안내가 나오는데, 그 역을 노선도에서 찾지를 못했어. 왜 그랬나 몰라ㅋㅋㅋ

인천행 천안행 분기점은 다가오지, 아직도 이 열차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서울에 지인도 없었고 처음 상경한 거다보니 갓 고등학생이 된 어린애한테는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웠어. 천안으로 가게 될까봐. 그게 막차라고 계속 방송이 나오고 있었거든ㅋㅋㅋ 근데 또 열차엔 사람이 없네? 물어볼 수도 없게ㅠㅠㅠ

그러다 그러다 결국 분기점에 도착해버려서 도저히 안 되겠는 거야. 그래서 우선 열차에서 내린 다음에 사람을 찾아서 무작정 열차 앞쪽으로 달렸어. 계속 앞으로 가는데도 사람이 없으니까 눈물이 막 나더라.


거의 맨 앞까지 와서야 딱 한 명을 발견했어. 막차라 자리가 텅텅 비었는데도 앉지 않고, 문 앞에 고개를 푹 숙이고 서있었어. 펑펑 울면서 "저기요... 이거 인천 가는 거예요, 천안 가는 거예요?" 하고 말을 걸었지ㅋㅋㅋㅋ 그 분이 되게 당황한 표정으로 천안 가는 거라고 알려줬어. 난 인천에 가야 하는데 천안행이라니까 또 머리가 하얘지더라. 감사합니다.... 하고 계속 울면서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까 그 사람이 이 뒤에 인천행 막차 들어올 거라고 알려주더라ㅋㅋㅋ 인천행 곧 온다는 그 말에 훅 진정이 되더라고. 그래서 또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제자리에 서서 훌쩍거리고 있었어ㅋㅋㅋㅋㅋㅋ 막차라 그런가 열차가 되게 오래 서있더라고. 여튼 나는 다음 열차를 기다리려고 제자리에 서있고, 열차는 계속 멈춰있다보니 그 분도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나봐. 교복을 입고 엄청 큰 까만 백팩을 맨 채로, 두꺼운 책을 품에 안고 있었거든. 웃으면서 "공부 열심히 해요. 화이팅." 하고 말해주더라고. 그래서 또 꾸벅 인사하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열차를 보냈어.

그 열차가 가고 뒤이어 들어온 인천행 막차를 나는 무사히 탔고, 집에도 잘 돌아갔지.


지금 생각해보면 막차 잘못탄 거 정말 별 거 아닌 일인데, 그때의 나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공포였거든? 그래서 그분이 이거 천안행이다, 인천행 곧 올 거다 차분히 얘기해주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웃어준 게 내 멘탈을 블랙홀에서 꺼내주는 것 같았어. 엄청 고마웠단 얘기지!


다들 그런 거 알지? 그때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는데, 차분해지고나면 생각나는 어떤 것들이 있기도 하잖아? 집에 멀쩡히 도착해서 잠도 자고 일어나 머리가 맑아지고 나니까 생각난 게 뭐였는지 알아?ㅋㅋㅋㅋ


아, 지하철에서 도와준 사람 잘생겼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의 기억은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지하철에서 도와줬다'로 남았어.

그 일이 있고 한 달? 두 달? 지나서 수학여행을 갔어. 숙소에서 친구들이 TV를 보는데 웬 걸. 그때 그 사람이 화면 속에 있네? 이게 무슨 일이야.

애들한테 물어보니까 이특이래. 그래서 알았어. 그때 내 멘탈을 잡아준 그 사람이 이특이었구나! 내가 연예인에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어서 누군지 못알아봤었어ㅋㅋㅋㅋㅋㅋ 부모님한테 얘기하니까 엄마가 엄청 어이없어 하시더라. 너는 어떻게 여고생이 아이돌을 못 알아보냐고ㅋㅋㅋ


하여튼, 그 뒤로 나한테 이특님은 친절하고 다정한 연예인으로 기억 됐고, 내가 비록 엘프는 아니지만 TV에서 볼 때마다 마음으로 계속 응원하게 되더라.

별거 아닌 얘기지만 너희 가수의 미담이니까 너희한테 들려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어ㅋㅋㅋ 너희의 가수님 덕분에 여고생 한 명이 정신줄 붙잡고 집에 잘 돌아갔다ㅋㅋㅋ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

이특님 아마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래도 15년 전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화이팅!


난 이제 가볼게 안녕

추천 비추천

33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공지 슈퍼주니어 갤러리 공지입니다. [11] 깔루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2 12481 91
공지 답답한 나머지.. 글을 써야겟구만.... [821] 션통(121.167) 14.08.10 137161 911
공지 안녕 난 김희철이다 [1343] 희님18(123.109) 14.04.01 111661 3548
공지 하이!!! 헨리에요!!!!! ㅋㅋㅋ ㅎㅎㅎ [1508/3] 헨리에요(223.62) 13.06.04 100225 2705
공지 슈퍼주니어 갤러리 이용 안내 [448]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15 52672 62
1266759 SM 결국 소송 제기 했네요 [1] ㅇㅇ(124.62) 06.13 323 0
1266758 슬로건품절 슈갤러(1.213) 06.13 163 0
1266757 뭐가 됐든 갤주만의 유쾌함이 좋다 ㅇㅇ(175.223) 06.13 174 0
1266756 언젠가 다시 라이브 듣고 싶은 노래 [1] 슈갤러(118.235) 06.13 202 2
1266755 백분의일줌단 [4] ㅇㅇ(211.234) 06.12 435 3
1266754 MD떳냐 [2] ㅇㅇ(118.235) 06.12 381 0
1266753 [벅스투표-삼성동코엑스] 규현 뮤지컬스타 투표 부탁해여 ㅇㅇ(203.249) 06.12 117 5
1266752 돌빠들은 아줌마 되도 유사연애로 빠질하는구나 [3] ㅇㅇ(218.39) 06.11 451 2
1266751 이번 앨범에 희철이는 같이 안함? [6] ㅇㅇ(210.104) 06.11 633 0
1266750 스핀오프 콘에서 나눔 할 건뎅... 어디다 올려야 하징..? [4] 슈갤러(175.205) 06.11 369 2
1266749 유흥살이랑 그냥 살이랑 어떤차이가있어? [5] 슈갤러(211.246) 06.11 544 2
1266748 놀랍게도 [6] ㅇㅇ(211.235) 06.11 772 10
1266747 짹펌 [3] 슈갤러(210.117) 06.11 667 13
1266746 여기 줌마들은 나이가 몇임? ㅋㅋㅋ [3] 슈갤러(61.82) 06.11 479 1
1266744 논란터져서 와본 유동인데 [6] 슈갤러(210.117) 06.10 913 0
1266743 김희철 턱살 [9] 슈갤러(210.117) 06.10 860 6
1266742 려욱 결혼식 참석자에 한경도 올줄 모름 [4] ㅇㅇ(223.38) 06.10 711 0
1266741 기싸움 좆되네 [1] ㅇㅇ(118.235) 06.10 747 8
1266740 오랜만에 갤주 노래 들었는데 슈갤러(1.229) 06.10 369 5
1266739 ? 어린것들이ㅍ 얻다처비비노 ㅋㅎ [3] 슈갤러(112.150) 06.10 721 8
1266738 티저뜸ㅇㅇ ㅇㅇ(125.188) 06.10 306 0
1266737 매번 느끼지만 멘탈 개약해 [5] ㅇㅇ(223.39) 06.10 1095 33
1266735 지난주에 십5야에서 한 스포는 대체 뭐임? ㅇㅇ(110.70) 06.09 538 10
1266734 슈퍼주니어 공중파 예능 하나 자리잡자 누누(118.235) 06.09 462 1
1266733 그냥 슈퍼주니어 맴버들로 일박이일같은 예능하나 만들자ㅡㅡ 누누(118.235) 06.09 314 3
1266732 이성민 려욱 욕한 년들은 [5] 슈갤러(118.235) 06.09 738 6
1266730 이성민을 석방하라 [3] ㅇㅇ(118.235) 06.09 685 33
1266729 차근차근 이 곡이랑 비슷한 곡 없나 [4] 슈갤러(221.140) 06.08 374 0
1266728 티저 요게 끝은 아니겠지? [1] ㅇㅇ(223.39) 06.08 425 1
1266727 김희철 콘서트 투어 못다니는 이유 [16] ㅇㅇ(110.70) 06.08 1639 20
1266726 조이,차은우와 차은우와 뮤지컬 배우 규현 사진 입니다. 슈갤러(117.110) 06.07 486 0
1266725 뮤지컬 배우 규현 사진과 예리 사진 입니다. [3] 슈갤러(117.110) 06.07 571 0
1266722 룸 관련으로 이렇게 박제되는 것도 ㅇㅇ(118.235) 06.07 605 21
1266721 임팩트 강한 브라스와 보컬로 시작되는 펑크 팝 장르의 곡? [1] ㅇㅇ(125.188) 06.07 364 1
1266719 은혁이 무신사나옴 슈갤러(211.234) 06.06 614 2
1266718 평소에 별로 안바쁜건 잘 알겠음 [3] ㅇㅇ(125.130) 06.06 1182 30
1266716 팬들 돈 더 얻어먹고 싶으면 [12] ㅇㅇ(211.52) 06.06 1201 23
1266715 평소 언행이 누가봐도 룸다닌다 인증하는꼴 이었는데ㅋㅋ [1] ㅇㅇ(125.130) 06.06 812 26
1266714 사실이든 아니든간에 ㅇㅇ(118.235) 06.06 441 10
1266713 체리야 마지막으로 얘기해볼게 [1] ㅇㅇ(112.72) 06.06 824 34
1266707 이러니까 후배 아이돌들도 룸 가지 ㅇㅇ(211.246) 06.06 450 8
1266705 2024년에 여자 접대 쉴드치는 팬이 있다니 [4] ㅇㅇ(223.39) 06.06 829 20
1266704 싱글 왜케 얼레벌레식 같냐 [1] ㅇㅇ(110.70) 06.05 526 11
1266703 생파 때랑 똑같은 옷 입고 간거아님? [2] 슈갤러(118.235) 06.05 583 0
1266702 가세연 오늘 영상 보고 왔다 [4] ㅇㅇ(39.7) 06.05 708 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