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은,

기다려왔고 이 시점부터는 당연히 발현해야만 할 주란의 능동성이

팬들과 일반 시청자가 탐탁할 정도에 못 미쳤다는 것이죠.

그래도 점점 사건의 심층부에 중심적 역할로 다가가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감정 표출을 하는 모습과 풀리지않은 몇몇 의문점은

마지막 주까지 기대감을 놓지 않게 하네요.

다행이라 함은...

6회까지 오면서 처음으로 스피디한 전개가 이루어지면서

지루함이 다소 상쇄됨과 함께 지금껏 보던 사람들이 탈주하지않고

다음주 결말이 날 때까지 지켜보긴 하겠구나!

그리고 일부 이탈한 시청자도 돌아오겠구나! 싶어서

박재호와 승재 범행의 자초지종이 다 밝혀지는 순간을 마주하면서도

서스펜스를 즐기기보다는 한시름 놓았다는 기분부터 드는 것이었습니다. ㅋㅋㅋ

자,이제부터는 정말 극장용 스릴러 영화의 러닝타임 분량만 남았네요.

어두운 진실을 너무 아껴온 이 드라마가 그 안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할텐데요.

주란이 단서를 좇아 옆집도 드나들고 상은과 동행도 하고 경찰서 출두도 하면서

행동반경이 넓어졌지만 아직 그 근원적 답답함은 가시질 않고있어요.

원작을 읽었던 사람들, 그리고 이런 쓰임새로 소모되어가는 주란 캐릭터와 배우를

3주일 지켜보면서 아직도 당황스럽고 실망스럽고 미심쩍어

적응이 안되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주란 캐릭터의 과도한 답답함을 굳이 이해해보고자 하면

최종장을 위하여 뭔가를 잔뜩 웅크리고 있다,

파국적 결말을 향하여 답답함 속에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다... 정도로 생각해봅니다.

제작진 측에서 오로지 작품성만을 위해 주력했다고 봤을 때의 주관적 판단입니다.

7회 예고에서 문.주.란이 추.상.은에게 남편을 없애달라고 선금 제시하고 나머지 딜하는

그런 정도 갖고는... 다들 너무 뻔히 예상하던 바라서 임팩트가 크지 않겠고요.

제가 예상해보기로는... 주란의 젊은(어린) 시절 그 어떤 악마성같은 게

내면에 도사리고 있었고 언니의 죽음에 관한 여러차례의 회상과 상징적 장치로 쓰였을

옆집 남자이자 승재 임시 담임교사의 존재...

승재와 둘이 식사하면서 자기자신이 위험한 사람임을 대화 중에 은연 중 드러내는 주란...

주란 내면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있는 듯한 재호와 승재의 몇몇 말들...

그리고 마당집 인물관계도에 나와있지만 아직 등장하지 않은

주란 어머니와 주란 사이의 적대적 관계...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김윤범 빈소에서 상은의 치매 깃든 어머니가 주란을

뒤에서 와락 껴안는 등 이상한 친밀감을 보이는 행동도 예사로운 장치가 아니죠.

잦은 자해 시도에서 보듯이 무섭고 의뭉스럽고 음산하면서

예리하게 번뜩이는 면이 있는 노인이잖아요.

드라마는 원작과 결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고 달리 하는 부분도 있는데...

원작 결말에서 주란과 상은 두 사람은 미래가 암울하지만 안심하고 살 발판을 마련하고

법의 심판을 피하여 그런대로 알아서들 잘 살아나가겠거니... 하는 모호한 열린결말이었지만,

그와 다르게 드라마 상에서는 주란과 상은 두 사람 중 누군가는 혹은 두 사람 다

파국을 맞이할 것 같다는 묘한 생각도 듭니다.

옆집 여자 해수와 승재의 친밀성때문에 더더욱 그럴 거 같은 느낌이...

아무튼... 범행은 발각되었으나 파헤칠 요소는 더 남아있어보여요.

오히려 이제부터 '진짜' 일걸로 보입니다.

마지막회까지 흥미롭게 지켜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