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9 연극 프랑켄슈타인 세미막/총막


안가려던거 급 새벽에 안내멘트와 감성에 영업당해서 세미막&총막 예매

안내멘트 빅터랑 크리처의 콜라보 안내멘트
크리처의 음~음~과 빅터가 크리처 말리는게 재미있었어

특별 안내멘트 후에 원래 빅터 원캐 안내멘트 나오다가 급꺼지고 예당안내멘트 나와서 웃겼음

여지껏 본 나름의 디테일과 본거 정리
영주배우 등장할때 손가락으로 박자맞추듯 까닥이는거랑 오프닝 넘버 목소리는 진짜 너무 좋아

오늘따라 전 배우들 얼굴 다 눈에 들어오는게 아쉽고 그래서 세미막 막판에랑 총막 배우들 인사때 눈물 날뻔함

오프닝과 엔딩과 크리처의 탄생이 오버랩 되는건 역시 완전 좋아
오프닝의 빅터를 배우들이 소리지르며 끌고 오는거랑 연결된 크리처의 탄생 구도랑 엔딩에 빅터의 부활부분의 구도가 오버랩되고 크리처가 부활한 빅터 달래는게 너무 안쓰러움

오늘 포토북 드디어 샀는데 쭉 보니까 여자크리처 초반엔 흰색가발 안썼었나봐. 그냥 본래 배우 머리 사진이었음

오늘 보면서 유독 도드라졌던게 초반에 크리처가 소리를 따라한 새와 나이팅게일 등 새라는게 크리처의 외로움이나 동반자가 없음을 더 부각시키는거 같았어
크리처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이 전부 담긴 연구서를 가지고 새소리를 내면서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것도 뭔가 의미가 있어보이는데 비루한 나는 다 알수가 없어서 슬프다
너무 멀리 간거긴하지만 황조가도 생각나는게...새들은 왜 다 쌍으로 다녀가지고는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지

크리처가 여인이 던져준 사과를 먹는게 마치 선악과 같다는 생각도 들고, 조물주와 신앙의 중심이 되는 성경을 쫄깃한 참새고기를 먹을때 손이 데이지 않기위한 도구 정도로 여겨지면서 쓰이는게 아이러니라고 해야하나??
뒤에 이어지는 크리처의 억울한 하소연. 난 잘못한것도 없고 자신에게 왜 사람들이 폭력을 행사하는지도 모르고 당한 억울함과 화와 슬픔이 가득한 절규가 세상에 태어난 크리처의 첫 분노였을거같아. 덕분에 크리처가 태어나 처음 배운 말과 단어는 자신이 들었던 \'개새끼\'라는 욕이었지
그 후로도 보면 크리처는 자신이 분노하거나 놀랐때 자신이 할수있는 가장 크고 거친 욕이 저 \'개새끼\'잖아

크리처가 태어나서 처음 말을 듣고 걸어준 이가 빅터이긴하지만 빅터의 말보다 거지패거리의 욕과 폭력이 더 큰 트라우마와 기억으로 남은게 안쓰러웠어
드라쎄와 처음 만났을때 보면 기타소리에 호기심이 일어나지만 드라쎄를 보고 그 반응 하나하나에 겁먹은듯이 눈치를 보면서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자신을 감추려고해
그 후에도 모든 사람들이 크리처의 모습에 놀라고 욕하고 무서워하는걸 알고 자신을 계속 감추고 다니는 모습이랑 드라쎄의 말이면 순종하고 납득하기도 하고 드라쎄의 지팡이를 잡고 길을 이끄는 모습, 아가사부부를 위해 소일거리를 해놓고 기뻐하는 부부의 모습에 칭찬받은듯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무슨 일을 하든 칭찬 받고 뿌듯해하는 아이의 모습같았어

보면 드라쎄에게 배운 기본 예절을 계속 지켜. 알레나에게 빅터에게 엘리자베스에게 모두 정중하게 인사하고 사과하고 그래. 그 모습을 보면 크리처는 늘 착하고자 했어. 자신이 말한것처럼 선하고자 했으나 주변상황이 세상이 크리처를 악하게 만든거같아

난 크리처의 모습이 성선설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태생이 착하지만 학습함으로써 인간의 모순과 인간의 배신을 격으면서 자신이 원치않아도 다른사람들이 크리처를 악하게 보기때문에 선하게 살수없던거 같아. 교육학에서 그 역할고정효과인지 고정효과뭐시기인지 그것도 생각났음.

크리처는 드라쎄에게 교육받고 배우면서 많은 책을 읽으며 인간의 간사함 사악함 등을 배워가 그래서 아가사부부에게 거부당하고 드라쎄에게 배신당했다고 여기고 복수하고 빅터에게 배신당했을 인간은 배신하고 거짓말하고 파괴행동을하는 생물이라고 나름 정의를 내려버려서 엘리자벳을 배신하고 죽였을때 자신도 인간이 되었다고 말한게 아니였을까

오늘 총막때 엘리자베스에게 크리처가 나쁜짓할때 크리처 눈물이 뚝뚝 떨어진거 같은데 내가 잘못본건지 몰라도 거기서 심장이 내려앉더라ㅠ

크리처는 마지막에 빅터가 자신을 죽여주길 바랬던거 같아
엘리자베스를 죽일때도 그렇고 빅터가 마지막에 찾아왔을때도 죽일 시간과 기회를 계속 열어두고 있었던거 같아
엘리자베스를 죽일때는 이미 엘리자베스를 죽였으니까 빅터가 자신처럼 혼자가 되었으니 복수가 되고
마지막에는 빅터가 자살을 택할지몰랐겠지만 빅터가 자살안하고 크리처를 죽였어도 이미 빅터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빅터가 싫어하던 다른 크리처들을 많이 만들어 놨으니 그 나름 큰 복수였을거같아

빅터는 등장부터 뭔가 빠져보였는데 오늘 크게 느낀건 빅터가 연구 중 사고로 다쳤다는게 머리였을거같았어
어떤 갤러가 후기쓴건가에서 봤던게 빅터가 성기능을 상실해서 생명탄생연구에 집착했을거라고 본거같은데 거기에 더해서 어딘가 감정이 결여되서 그 잃은 감정을 대체하고 그 감정을 의학적으로 다시 회복가능한 연구를 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어

빅터가 크리처와 다시 재회했을때 감정들이 몸 어느 부위에서 느껴지냐고 질문하고 크리처가 느낀 감정을 아는척 하지만 결국 그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공감을 못해서 괴로워했다고 느꼈어

예전에 기억에 기대에 가족과 엘리자베스에게 그나마 편안함과 안정을 바래보지만 마음대로 안되는거지
오늘은 그나마 크리처와의 계약때문에 집을 떠날때와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고 신방에서 대화나누는 부분에 빅터의 감정이 좀 보인것 같지만 동생인 알리나의 죽음에도 슬픔보다는 크리처와의 계약과 연구에 입꼬리를 떨며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모습을 보면서 더 사랑과 애정에 대한 감정이 결여되 보였어

여성 크리처를 다시 부술때도 보면 크리처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것에 부러움과 질투를 느낀거 같았어. 자신을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크리처를 질투해서, 자신의 결함을 치료하기위해 만들었지만 결국 자신은 치료되지못하고 정상적이지 못한데 크리처는 동반자를 만나 완전해지는게 못마땅했던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했어

그나마 가족과 엘리자베스를 사랑했던 기억에 기대어 버티던 빅터가 크리처로 인해서 모두 잃고 나자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었을거같아

포토북이나 프로그램북, 광고등에 나온 \'너와 나는 하나야.\'이런식의 문구가 가장 핵심일거같아
빅터의 결핍을 크리처가 크리처의 결핍을 빅터가 채워 둘이 함께해야 온전히 하나의 인간의 몫이 될텐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입히면서 결핍을 채우지 못하고 망가져버린 관계가 참....

프랑켄은 그냥 보면 보는건데 보고나서 생각이 많아져
특히 중2병스러운 생각이 많아져서 막 생각하다보면 확대해석하고 내가 오바한건가 싶고
근데 계속 기억에 남고 여운이 남아서 생각이 안멈춰ㅠㅠ

마지막 인사때 영주배우 말처럼 재연 올 수도 있다고 하니 내년에도 돌아와줘ㅠㅠㅠ

뮤지컬이나 연극이나 프랑켄슈타인은 내게 텅장과 많은 감수성을 남겼다ㅠㅠㅠ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폰으로 쓰다가 환승역 지나치는 바보같은짓을 한 나새끼ㅋㅋㅋㅋㅋㅋㅋ
폰으로 쓰다보니 손가락 아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오늘 프랑켄 세미막이랑 총막 박제해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