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조지킬 공연이 인상적이어서 어제도 주저리주저리 썼다가 챙피해서 지워놓고는

다시 써보는 뻘 후기

이번 시즌 조지킬 보면서 생각한건데

지킬이 공부, 실험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뭐 나름 사교활동도 억지로 조금은 하고,

힘있는 위선자들과 명함은 주고받는 사이같다랄까

그래서 이사회씬에도 반대할 줄 몰랐어라기보다 늬들이 어떻게 나올지 알고는 있는데 반드시 설득하고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 같은게 더 생긴 듯

세상물도 좀 먹어서 그런지 조지킬은 자신의 내면 속에 하이드스러움을 눈치채고 있었고

그걸 이성으로 누르고 잘 누르면서 혐오스러운 위선자들과는 똑같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듯이 살아가는 인물 같았음

그런 그의 이성을 흔든 건 아버지의 병과 그 병을 고치고 싶다는 간절함이 시발점이 된게 아닐까 싶고

그 안에서 하이드가 꿈틀대기 시작한건 이사회의 강력한 반대를 통해서

그리고 하이드가 본격적으로 눈을 뜬건 레드랫에서 루시를 만난 그때라고 생각되더라.

그래서 로스닥-아이닛투노-파사드-이사회씬-레드랫-실험 결심으로 이어지는 감정이

더 자연스럽고 풍부해진 것 같음

조하이드는 확실히 루시를 애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안식처나 휴식처로 인식하는 듯

댄저에서 루시를 찾아갔을 때 팔을 벌리고 서서 다소 들뜬 모습으로 루시를 기다린다거나

댄저부르기 시작할때 표정에서 안도감에 이은 나른함이 보인다거나 하는 걸 보면 

조하이드는 루시에게 육체적 감정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듯이 보임

킬더루시때도 3일날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편지 내용을 보고 눈을 감았다 뜨면서 표정이 확 변했고,

죽이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더라고

떠나가는 걸 보느니 그냥 널 죽이겠다라는 심정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이건 왠지 지킬이 자신을 믿고 있는 어터슨이 떠날까봐 아무 말도 못했던 지킬의 두려움과 같은게 아닐까

이번 시즌 컨프롱이 지난 시즌보다 느려졌는데 여기서 묘하게 하이드의 여유가 묻어나와

지킬은 여전히 하이드를 눌러보겠다고 애쓰고 다급한데 하이드는 느릿하게 말하면서 그런 지킬을 조롱하더라.

근데 지킬을 누르는 모션은 더 강해졌고, 반작용으로 튀어나오려는 지킬의 반동도 거세서

영화에서 슬로우모션 걸어서 찍은 걸 보는 느낌?

컨프롱의 박수를 뒤로 빼면서 박수 자체가 어디 한번 지켜 볼까 이런 생각을 갖게 해주더라고

마지막에 오른손을 번쩍 드는 것 보다 양쪽 손을 번쩍 들고 서 있는 장면에서는

아직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고 뭔가 더 남아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 같기도 했음

ㅎㅈㅇㅇ

조지킬/조하이드 짠내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