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을 막 회전문돌고 그런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페어일때만 좀 많이 봤었어
11년부터 봤고 크로스 아닌 본페어로 캐스팅만 찍는정도
가장 최근에 본 페어는 범요정
사실 올해 쓸은 작년 연출 카피+다운그레이드 때문에 1차도 몇번 안봤고 2차도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음;
범요정은 워낙 오랜만에 돌아오는 배우들이라서 힘들게 티켓팅해서 봤는데 옥션에서 3만원 쿠폰이라는 귀한 선물을 주는 바람에 그 외에 가장 궁금했던 페어인 핫훈을 보게됨
참고로 나는 2층에서 봐서 3천원줬고 그래서 기대감을 거의 0으로 갖고 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을 많이 쓸 예정이라서 감안하고 봐주길 바라
주로 막넷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디테일한 부분은 생각도 잘 안나고 다른 횽들이 많이 써줬으니까 나는 그냥 오로지 감상!

삼연 여보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솔직히 막넷 연기력에 대해서 전혀 기대를 안했음
근데 사투리 안쓰니까 훨 낫긴 하더라
일단 34년후 목소리가 꽤 좋아서 놀랐어
대사톤도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그래서 기대감이 조금 상승한채로 극이 시작됨

막넷은 덩치만 크지 소심하고 소심한 네이슨이더라
자신의 단점인 뻣뻣함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군데군데 그걸 귀엽게 승화시키는게 괜찮았음
다들 오늘 후반부를 칭찬하던데 난 사실 전반부가 더 괜찮았어
생각보다 귀엽고 나쁘지 않았거든
그런데 중반 이후로 뭔가 힘에 부치는것 같았어
집중력이 떨어진건 아닌데 지구력이 딸리는 듯한? 감정은 많이 들어갔으나 체력적으로 감당이 안되는 듯 보였음
특히 라이플에서는 배우 스스로는 집중도가 좋았는데 내 입장에서 충분히 그 노선이 와닿지가 않아서 아쉬웠어
뭔가 어중띤 느낌....정확히 말하면 뛰어나지 않은 느낌이야
꼭 얘가 뛰어나야한다는건 아닌데 앞의 연기들하고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

그리고 극을 보다보니까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보이더라

1. 버릇같은데 대사치기 전에 '아..'하고 들어가는 부분이 꽤 많았어. 이게 대사를 가다듬기 위한건지 네이슨이 뭔가 생각중이라는걸 표현하기 위함인건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연속적으로 남발하면 보는 입장에서 늘어지고 지루한 느낌이 들어. 내가 볼땐 습관 같은데 의식하고 줄이면 좋겠어
2. 후반부 감정이 격해지면서 노래를 많이 떨면서 부르더라. 노래를 못부른다는게 아니라 이 역시 감정의 떨림을 그렇게 노래함으로서 보여주려는 것 같았는데 노래는 정확하게 부르면서 감정을 더 좋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많아. 역시 아직은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것 같은데 하루빨리 감을 잡았으면 좋겠어.
3. 아무래도 많이들 지적하듯이 움직임이 뻣뻣해. 내가 가장 터진부분은 '변호사는 절대 못 돼' 여기서 손가락질 하는데 힘조절을 못해서 손과 함께 몸이 튕겨나갈뻔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2인극이라서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은데 이거 다 거치고나면 엄청 도움되긴 할거야
표정은 내가 2층이라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1부터 10까지의 표정이라는게 존재한다면 1, 5, 10 이렇게 세가지 정도를 나눠 쓰는 것 같기는 했음....
이건 연기력보다는 배우 자체가 원래 표정이 많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서 평소 자기 얼굴 근육을 많이 쓰는 연습을 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

이렇게나 아쉬운 점을 잔뜩 써놨는데 후반부쯤엔 한번 더 보고 싶어
일단 연기가 확실히 아쉽지만 뻣뻣해도 꼼수부리지않고 차분히가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나는 막 머리굴리는것보단 이렇게 우직한걸 더 좋아하거든
아마 후반부쯤엔 많이 좋아져 있을거라고 생각해

어쩌다보니까 막넷 얘기만 이만큼 써놨는데 핫은 참 연기가 찰지더라
근데 스스로의 연기가 찰진거고 아직까지 상대방을 케리해줄 수 있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좋았어
역시 욕은 핫이요, 핫은 욕이라고 다시한번 생각했고 ㅋㅋㅋㅋㅋㅋ
초반에 쓰릴미 시작 전에 내일 밤에 우리 아버지 사무실 터는거 어때? 이 뒷부분 대사를 살짝 실수할 뻔 했는데 바로 캐치하고 자연스럽게 넘기는 모습에 역시 재치있는 배우구나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어

핫훈페어의 경우, 노래로는 사실 내가 봤던 페어들 중에 가장 좋아
나는 원래 노래에서는 성량보다는 음색을 훨씬 중요하게 보거든
핫 목소리야 워낙 좋은편인거 알고 있었고, 막넷은 훈동현할때 지르기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가수 준비를 했어서 그런가 노래를 정말 수월하게 불러
개취로 네이슨 중에 노래로는 갑인것 같아
음색과 성량을 둘 다 갖고 있거든
그러면서 뽕끼 같은거 전혀 없고 쓰릴미라는 넘버랑 너무 잘 어울려
핫훈 목소리 어우러짐도 정말 좋더라
화음 올라가서 터지는데 진짜 카타르시스 느꼈어

물론 막넷이 노래할때 조금만 더 감정을 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반에 약간의 갈라쇼 같은 느낌이 있거든
점점 더 좋아지겠지

마리아는 지난번 범요정 사고날 봐서 그날은 실수가 좀 있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
2층이라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악보 소리 안나게 넘기고 잡는거나 쾅쾅쾅치고 손 위로 촥 튕기는거나..진짜 멋졌음
그리고 다른것보다 배우들 템포를 정말 잘 따라가주더라
중간에 막넷이나 핫이 살짝 급하게 느껴질때가 있었는데 귀신같이 따라잡고 박자가 정박이 아닌데도 맞춰줘서 감탄.....

어쨌든 아쉬운 소리만 잔뜩 적어놔서 미안한데 내가 적어놓은 부분들이 다 해결되는 순간 핫훈은 나에게 거의 100에 가까워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마지막 티켓팅에서 핫훈 꿀자리 잡아서 앞에서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