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는 진짜 영민이 그 자체 같더라
수희 찾을 때도 그렇고 선규 죽고 나서도 그렇고 중간 중간보이는 표정들이 사실은 선하고 약한 아이였던 영민이를 상이 완전히 망가뜨린 느낌이었어
너무 오랫동안 배신당하고 상처받고, 그래서 더 높이 벽을 쌓고 또 쌓고 그 안에서 자신이 왕이라고 믿으면서 다치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하는 것 같음
감정의 완급조절도 잘하고 냉정과 죄책감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모호한 얼굴이 진짜 영민이스러웠어

그런 어둡고 칼같은 영민이를 팔랑거리면서 쫓아다니고, 결국 그 벽을 허물기 직전까지 가는 쌀선규도 좋았어
진짜 춤을 사랑하는 통통 튀는 앤데 엄한 집안에서 틀에 가둬져 자란 느낌
예술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타고난, 때묻지 않은 맑은 애 같았음 그래서 메피스토 같은 허접한(...) 블로그에 낚여서 인생 망친 것도 이해가 되고
춤을 너무 예쁘게 열심히 춰서 보는 내내 눈이 즐겁더라 그리고 쇼펜하우어한테 쫓길 때 몸을 너무 잘 써서 무대를 휘저으면서 던져지고 넘어지고 난리라 마음이 너무 아파... 불쌍해... ㅋㅋㅋㅋ 엉엉


진짜 이렇게 엉망인 극을 연기만으로 이렇게까지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음 이 뚝뚝 끊기는 연출 속에서 감정선이라는 게 살아있다니
각본도 넘버도 이렇게 좋은데... 진짜 볼 때마다 아까워서 미치겠다
제발... 모두들 좋은 차기작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