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횽들. 여기다 글 쓰는거 좀 많이 오랜만이네.
난 지망생덕이야. 지난 1년간 재수생활했는데 모조리 떨어져서 지금 어찌할바 모르겠는...

나 있잖아 횽들. 난 내가 재수하면 당연히 학교갈수 있는 줄 알았어.
고3때 전체적인 예비도 비교적 높게 뜬 편이었었고,
난 정말 지망생이든 지인들이든 열심히 한다. 성실하다 해왔었고, 내 장점에 대해 좋게 평가했거든.
근데 수시때는 부담감때문에 학교를 줄줄히 떨어지고 정시 때는...그래서 더 노력했는데. 다 떨어지더라.
나 처음엔 선생님들 원망했어. 입시내내 싸우는 일이 잦았었거든. 유난히 나한테 기대가 크셔서 모질게 굴었던 선생님을 아니라하면서도 미웠어.
그래서 내가, 지금 내가 현상황이 어떤건지 어제 유명한 연기학원가서 테스트 받고 상담 받아봤어.

연기하지 말래. 실력의 문제가 아니란거였어. 선생님들의 탓도 아니고.
너는 네가 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고, 느끼고 싶어서 연기를 하지
보는 관객이 널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널 보고 몇만원의 돈을 지불할만큼 보고싶은걸 보여주녜.
관객과의 공감을 하겠다는 마음을 드녜. 연기는 나자신을 버릴수 있어야하는데 넌 너를 꽉 붙들고 버리지 못한다면서...
나 같아도 널 안뽑아. 하더라.

아, 아차 싶더라. 고3때까지만 해도 공연을 보고 나도 저렇게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했는데.
어느 순간 난 내 자신만 보더라. 내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하면 잘하는거고 못하는거고.내 세계에 갇혀서..
내가 '나 잘난 모습 보여주겠다'라는 보상심리에 사로잡혀있어서...

집에 돌아와서 한참 생각했어. 새벽 6시까지 잠에 못들어서 맥주한캔도 까고.
난 연기가 좋았던 걸까. 아니면 연기를 하는 내 자신이 좋았던 걸까.
공연이 좋은 걸까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걸까.
나를 보면서 몇번이고 선생님이 했던 말이 있어. '네 연기를 보면 가슴이 아파야하는데 아프질 않아'
정작 나는 공연을 보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는데, 도대체 난 뭘까. 이거 아직까지도 해야하는거 맞는걸까.

긴 글 미안해... 근데 나, 진짜 나야말로 관객의 입장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더라.
2월간은 푹 쉬면서... 내가 진짜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그래야겠지. 이게 내 고집인지...아닌지..
너무 허망하고 눈물나는데 이게 다 내 책임이라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