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과연 버텨주려나 싶은데 다행히 잘 보고 왔음 ㅎㅎ

이미 많은 비교 후기들이 있으니 간략하게 단상.

난 한국버전 프랑켄은 한번 밖에 못 봤는데 뭐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무대장치겠지^^

확실히 돈이 좋긴 좋더라ㅠㅠ

난 사실 한국 버전의 무대의상이나 무대장치도 굉장히 맘에 들었어.

앞줄에서 봤기땜에 그...비닐이라든가 테이프가 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서 안쓰럽긴했지만 ㅋ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어떻게든 창의성으로 부족함을 메꾸려는 노력이 꽤 괜찮은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돈이 넉넉했다면 제작자 입장에선 영국 버전과 비슷하게 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예산이 넉넉했어도 우리 식으로 재해석된 파격적인 무대를 좀 더 높은 퀄리티의 재료를 이용해서 꾸몄을 수도 있지만.

다만 돈이 좋긴 좋더라라고 느낀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스케일의 차이가 느껴져서..ㅠㅠ 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회전무대하며

위에서 내려오는 무대장치들..조명..화려한 것에 눈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인지라 그냥 꼭 프랑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연극 무대에서 저렇게 해보나..그런 부러움이 있었던 것 같아^^

배우들 연기는 워낙 쟁쟁한데 확실한건 우리나라 배우들 수준이 정말 높다는 거!!

특히 해수 크리처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진심 몸 쓰는 거나 캐릭터 소화 능력 등등 다 따져봤을 때 연기면에서 영국 배우들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음. 내가 베네딕트 팬이지만 ㅋㅋ 팬심 가득 안고 비교해봐도 해수 크리처 정말 연기 잘하셨음. 

그리고 다른 조연 배우들 연기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훨 나아-_-3

흑인 배우들 특유의 발음 문제일까도 생각해봤는데 발음 신경 안 써도 그냥 연기를 못함 ㅠㅠ

그나마 엘리자베스는 내가 느끼기엔 조니 리 밀러 크리처 버전에선 연기가 확실히 나아졌음. 

그리고 캐릭터 남/여 가 우리나라 버전에서 바뀐건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크리처가 말 배울 때 좀 더 모성애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감정적으로 더 울컥해진다거나 빅터의 경우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 같은 것이 좀 더 느껴졌다..정도)

영국 버전에서 드라쎄 역 맡으신 분이 연기를 참 잘하셨는데 우리나라는 영주 배우가 1인 2역을 너무 훌륭히 소화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 버전

에서 이 역할은 영주 배우가 있었기에 연출님이 과감히 설정을 바꾸신게 아닌가 생각했음. 아무튼 이 역할은 양국 배우들이 다 굿 bb

베네딕트는 역시 크리처 역이 잘 어울렸고 조니 리 밀러는 빅터가 좀 더 나았던 것 같아. 일단 베네딕트의 경우는 호킹에서 이미 신체가

부자연스러운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탁월했었고 이번에도 훨씬 섬세하게 움직임을 표현했던 것 같음. 반면 빅터 캐릭터의 경우는 연기가 조니

리 밀러보다 좀 더 디테일하고 확실히 연기 내공은 더 있어보였는데 내가 생각하는 빅터의 캐릭터는 좀 더 단순무식하고 ㅎ 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맹목적인 광기를 보여주는게 더 잘 어울린다고 봐서 다소 투박해보이는 조니 리 밀러쪽이 좀 더 '어울린다' 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

그리고 사랑을 모르는..정말 모르는 것 같은--; 빅터의 어벙함(?)이 조니 빅터쪽에서 좀 더 잘 표현되었다고 느꼈음 ㅋㅋ 베네딕트 빅터는 그것

보다는 군데 군데 연기에서 정말 찌질하게 청소년틱한 ㅋㅋ 모습을 보여줬던 재미는 있었는데 '정말 얘가 사랑을 모르나?' 싶어서 갸우뚱..

다만 두 배우 모두 생각보다 개성이 확연히 달라서 취향에 따라 상당히 갈릴 것 같음.

예를들어 크리처의 경우 베네딕트 크리처는 정말로 갓난 아이같은 느낌을 계속해서 간직해가고 있다가 막판에 흑화하는 것 같다면 조니 크리처는

처음부터 뭔가 기가 좀 세보이고 ㅋ 거침없기때문에 크리처의 잔혹한 행보가 좀 더 잘 이해가 되는 것 같지만 또 표현력에 있어서는 섬세함이 

부족함. 그리고 두 배우가 각각 좀 귀여워보인다고 하나 ㅋㅋ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살짝 다름^^ 그래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

(이래서 회전문을 돌................ㅠㅠ)

결말은...글쎄...난 양국의 결말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다르지만 메세지 면에서는 큰 틀에서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어. 윤회의 업보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애증의 관계인 것은 변함 없으니까. 그래서 양쪽 다 나름 설득력 있다고 봤고 특히 크리처가 한국 버전에선 빅터를 굉장히 압도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측면에선 한국에선 그 결말이 맞았던 것 같고 영국 버전은 또 그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아. 

아, 또 보고싶다ㅠㅠ 아직 못 본 횽들 꼭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해! 오늘 보니 거의 만석이지만 군데군데 이 빠진 자리들도 많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