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여직공 자첫했는데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ㅜㅜㅜㅜ

진짜 말할 거 많은데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배우들 연기가 진짜...ㅜㅜㅜ
여직공 네 명이 나오는데 여직공이라지만 한 명 빼고는 다 남자배우얔ㅋㅋ 치마입은 남자 배웈ㅋㅋㅋㅋ 여자 배우가 극 주인공이고 이 배우 빼고 나머지 세 배우는 1인다역인데 진짜 연기 잘해서 깜짝 놀랐어.
겨우 머릿 두건 벗고 몸짓을 바꾸고 표정을 다르게 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되더라고. 단 1초도 그 이전 캐릭터와 겹쳐서 혼동되질 않았어. 특히 일본인 감독관맡은 배우가 진짜 연기 잘해서ㅜㅜ 연기인 거 아는데도 막 몰입해서 욕했어ㅜㅜㅜ


배우들 연기도 진짜 멋진데 극을 굉장히 굉장히 잘 만들었어. 특이한 점은 절반은 대사고 절반이 나레이션인데 나레이션이 배우의 내면 독백이 아니고 소설의 문장을 읽는 것처럼 진행하더라고. 구어체가 아니고 문어체로. 또 장면전환이나 공간배경를 무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고 배우들이 말로써 직접 설명하거나 소리를 내서 직관적으로 와닿게 하더라고. 내가 연극을 많이 안봐서 그런지 굉장히 신선했어.
정말 장면 하나하나가 버릴게 없었어ㅜㅜ 비중 없다고 생각하고 생각 없이 본 장면들을 나중에 다시 활용하더라고. 넣고 빼고 돌리고ㅜㅜㅜ 본 횽들은 무슨 말인지 알거야ㅜㅜㅜㅜㅜ


무대가 아무것도 없거든? 걍 맨 바닥에 가구는 의자 네 개고, 의상에 소품이라곤 파란 원피스 양말 머릿두건 안경뿐인데 허전하다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하고 봤어ㅜㅜㅜ 최소한의 요소들로도 완성도 높은 극을 만들 수 있더라고ㅜ
난 연덕은 아니고 대극장 뮤덕이라 화려한 무대에 익숙해져있다가 맨 처음 딱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없고 처음에 발레로 시작하길래 아 망했다... 그랬는데 내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같잖은 것인지 알 수 있었어ㅜㅜㅜ


여직공 진짜 잘 봤는데 후기가 하나도 없어서 고자손인 나라도 남겨본다ㅜㅜㅜ 진짜 잘만든 극에 배우들 연기도 소름 돋고ㅜ 러닝타임도 70분밖에 안되니까 시간되면 꼭 한 번 보러가!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