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ㄱㄱ)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하여ㅅㅍ(200218 솜 요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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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하여ㅅㅍ(200218 솜 요햇)앱에서 작성

ㅇㅇ(219.255) 2020.02.19 11:39:42

조회 300 추천 18 댓글 6

우선 이 후기는 공연 디테일에 대한 내용보다는 어제 공연에서 '내가 느낀 점' 위주의 글이야. 공연 후기라고 하기엔 좀 민망..ㅎㅎ 그래서 내용이 다소 불친절할 수 있고 어제 노선못사는 비공감할수도 있어ㅜㅜ

혹시 어제 못사가 읽는다면 찐비극노선이었다는 걸 염두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아!

Story of 'my' life 라는 제목이 가장 와닿는 공연이었어.

앨빈의 송덕문을 준비하는 톰이 앨빈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말하는데 왜 제목은 '나'의 이야기인지 의문이었거든. 물론 이것에 대하여 얘기한 글들도 봤는데 머리로는 아 그런가 싶어도 마음에 썩 와닿진 않았어. 그런데 어제 나는 드디어 왜 나의 이야기인지 알아버린거야.

-말해주면 안되니? 왜 다리에서 뛰어내렸는지

-너는 내가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고 생각해? 내가 그런 짓을 왜하냐?

-그러니까 내말이... 왜 그랬어?

이 이야기는 톰이 앨빈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는 저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 앨빈의 소식을 듣고 약속을 지키려고 송덕문을 쓰는데.. 이상해. 앨빈이 왜 그랬지? 이유를 찾기위해 앨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인거야. 나는 그때 앨빈한테 왜 그랬지? 앨빈은 나한테 이렇게 대해줬는데 나는... 왜 그랬지?

그래. 이 이야기는 나를 되돌아보는 이야기였던거야.

약 셀털이지만 개인적으로 나한테 소중했던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거든. 그동안은 내 경험때문에 반대로 앨빈한테 이입을 했었어.. 넌 얼마나 혼자 힘들었니 하고.. 사실은 내 죄책감때문에 그가 겪었을 삶의 무게만을 바라보면서 내 죄책감의 무게도 더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어제는 톰한테 너무 마음이 쓰이는거야. 자기변명, 합리화라고 해도 톰이 너무 안쓰러웠어. 내 자신에 대한 자기합리화이기도 했지.. 톰도 슬럼프를 겪고 있었고, 바빴고, 내가 여유가 없는데 항상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살 순 없잖아.

그런데 내 소중한 친구가 갑자기 떠났대. 근데 생각해보니까 다 내 잘못 같은거야. 그러고보니 어릴 때도 그 친구를 잃을까봐 위태로웠던 순간이 있었는데.. 근데 그 친구 나를 참 좋아해줬는데, 항상 나를 응원해줬는데.. 내 꿈을 찾게 해줬고, 이루게 해줬고, 내 한 마디에 그렇게 좋아했는데.. 함께 즐거웠던 추억이 많은데..

근데 아무리 내가 후회하고 자책해도 지나간 일은 바꿀 수가 없더라. 내가 조금 더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더라면, 내가 먼저 연락이라도 한 번 더 했으면..

사실 스스로 대레전이라고 말은 하지만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어. 내 얘기가 떠오르기도 했고 톰한테 감정이입이 되니까 미쳐버리겠더라고...

타장르이지만 ㅇㄷㅈ 영화평론가의 '터널을 지날 때'라는 칼럼을 좋아하거든(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해)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뒤돌아보지 마세요. 정말로 뒤돌아보고 싶다면 터널을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돌아서서 보세요.' 라는 문장이 있어.

이전 관극에서는 앨빈과의 추억을 더듬어보고 톰이 뒤돌아보고 싶었던 터널을 다 지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제의 톰은 자기가 어떻게 될 지 알면서도 터널 속에서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그땐 몰랐어도(또는 모르는 척) 나중에 되짚어보면 알게 되잖아. 왜 그가 힘들어했는지, 어떤 순간에 나를 붙잡고 싶어했는지.. 그 기억 하나하나가 미련이 되고 나를 괴롭게 하더라고.

-보지 못한 건 저장할 수 없겠지. 넌 보지 못했잖아. 그러니까 평생 궁금해할 수 밖에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 라고 앨빈이 말해줬지만 톰은 궁금해했고, 알아버렸고, 그래서 터널을 빠져나오기 전에 뒤를 돌아 앨빈을 따라갔을 거라고 생각해.

과거는 바꿀 수 없어서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찬 톰의 결말을 본 기분이야..

어제 유독 배우들이 초반부터 분위기도, 목소리도 가라앉아 있었고 하필 어제 처음으로 가장 앞자리에 앉았어서 표정까지 와닿으니까 너무 슬펐어..

슬픔 좀 덜어내보려고 처음으로 후기글 써봤는데 문제 없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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