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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마우스피스 자첫 0814 ㅅㅍ+호불호 긴글

ㅇㅇ(112.150) 2020.08.15 04:28:59
조회 1116 추천 43 댓글 9

마우스피스 0814 김신록배우 휘타로 자첫했어! 자첫의 혼란이 좀 있지만, 다른 사람들 후기 보기전에 정리하고 싶어서 써봐. 극 보기전에 작품에 대한 정보는 예술에 대한 얘기라는거, 그리고 마우스피스가 입을보호하지만 입을 막는다는 이중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 딱 여기까지였어.


1. 소재: 남을 활용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작품 초중반을 보면서 떠올린 몇몇 소재가 있었어. 첫째는 요즘 논란이 일었던 김봉곤 작가의 사적대화 인용. 본인이 소설을 쓰면서 지인과 나눴던 대화를 그대로 복붙하거나, 작중에 자신의 주변인을 묘사해놓고 동의를 구하지 않았지. 두번째는 얼마전 논란이 있었던 위안부 할머니 관련 문제들. 글을 쓰는 사람, 혹은 더 넓게 봐서 약자를 가지고 말을 하는 사람들. 남의 생활과 삶, 인생을 폭력적으로 조망하면서, 그들은 닿지않는 세계에서 이득을 누리거나 명망을 얻는 이들.


2. 리비가 말하는 문학계: 리비가 비판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리비를 비판한 것인가

작품의 소재를 위와 같이 생각하다보니, 초반 리비의 젊은시절 문학계 경험을 들으며 계속 헷갈렸어. 리비가 자조적으로 말하는, 그리고 비판적으로 말하는 문학계의 생태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까지가 비판적으로 서술되고 있는걸까 싶었거든. 리비가 비판하는 문학계 뿐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하는 리비의 생각도 되게 전형적인 예술가병이라고 느꼈고, (특히 뭐 팔리는걸 써야한다는 둥.. 이런 전형적인 대사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이런 리비의 이야기를 극본에 담은 '마우스피스' 작가의 말하기 방식까지도, 극에서 비판하고 있는 바로 그런 지점 - 꼰대같은 문학계의 일부 ~처럼 느껴졌어. 텍스트를 화면에 띄우면서, 관객에게 완전한 몰입을 방해하고 소설의 극작방식을 설명하는 그 실험적이지만 구태의연한, 다소 참을수없는 오글거림이 느껴지는 그런 것들까지? 대중성을 비판한 이들이 결국은 하고있을 짓거리라곤 이런거였나 싶은.


3. 휘타캐릭터

휘타는 배우 자첫이었는데, 희번뜩하는 눈빛이랑 반짝반짝 빛나는 소년의 눈빛이 계속해서 바뀌더라. 그 이상의 표현들도 말할수없을만큼 많았고.


계속 리비가 비판하고 & 표현하는 꼰대느낌에 지쳐갈때쯤, 데클란이 계속 등장해. 그리고 리비와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대화에 독특한 리듬감을 부여하더라.

그래서 이 지점에서 알아차린건,

원작자가 '리비'라는 캐릭터를 꼰대스러움을 포함하고 있는 '글쓰는 권력' 그 자체로, 데클란은 리비의 소재가 되는 인물이지만 진실로 매혹적인 '살아있는 현실육체를 가진 실존자' 이런 방식으로 대조시킨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둘이 같이 점점 많이 나오고 대화를 주고받게 되니까, 극의 균형이 맞춰지고, 후루룩 흘러가더라.


4. 베드신

그리고 일단 데클란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부터는, 2에서 느꼈던 불편함이 사라졌어. 문학이니 뭐니해도, 47살 여자와 18살 남자애의 미묘함이 느껴지면서 극이 흥미진진해졌거든. 그리고 초반에 나왔던 교조적인 대사들이 사실은, 리비의 플러팅이었을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실 초반에는 젊은시절 야망이 이었다느니 데클란의 그림에서 뭔가를 발견했느니 하는 리비의 행동 역시 나르시즘으로 보였어. 그리고 이런 루키나 영감, 어린애의 원석같은 재능 - 이런 모든 소재 자체가 되게 진부하게 느껴졌었거든. 그런데 이런 떡밥들이 결국 베드씬으로 이어지니까, 마치 홍상수 영화에서 실없는 말하듯 하는 그런거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 이게 어른의 플러팅이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극이 나름의 호흡으로 이해되더라


그리고 극적으로, 정말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들, 모든 장면하나하나가 베드신을 통해서 파괴되고 곤두박질치는 기분이 들었어. 베드신 직전과 그 자체의 연기력이나 긴장도, 분위기나 흐름도 정말 숨도 못쉬고 봤어


5. 김신록배우 우는 연기

배우들 우는 모습 많이 봤지만, 울어야 할때 울잖아? 그런데 신록배우는 아주 긴 독백을 주저리주저리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거야. 보는사람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어 갑자기 눈물이 나네? 하는 느낌으로. 이런방식으로 연기하는건 처음봤어.

진부한 표현이지만, 극중 캐릭터에 완전히 이입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눈물이 흐름으로써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방향을 추가하는 느낌이었어. (사실 잘 생각해보면 일상에서도 눈물이라는 거는 사실 갑작스럽게 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


6. 극중 마우스피스의 첫공이 이뤄지는 객석

일단, 아트원의 관객들이 극중 소품처럼, 극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어. 독특한 경험이었어. 아트원에서 연기하는 휘타를 보고있지만, 데클란이 객석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


만약 내가 영국 극장의 초연현장 관객이었고, 그곳에서 데클란을 봤다면 다들 그를 '갑자기 난입한 미친놈!!!!!'으로 봤겠지? 가끔 갤에 등장하는 미친 관크러처럼 말이야. 그래서, 극중 마우스피스 첫공이 이뤄지는 객석- 이라는 설정 안에서 '데클란'에게 더 날것의 아우라가 있더라. 아트원 무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 않은' 인물을 연기함으로써, 데클란이 (아니 휘타일까?) '쓰여진 인물' 혹은 '대상화된 인물'이라는 견고한 권력관계를 찢고 나오는 느낌이었어


7.결말: 영국이야기?

데클란이 리비의 단어대로 움직이지 않고 절벽으로 뛰어갈 때, 바로 이 지점을 위해서 극이 달려왔구나 싶었어. 처음으로 리비의 디렉션대로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사실, 데클란이 극의 가장 막바지에 할 '본인'의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했거든? 그런데 데클란이 드디어 '본인의 입으로' 말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니까, 이 작품이 영국 배경이고, 영국의 도시 빈민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몰입을 가로막더라. 이게 되게 고상하고 내가 사는것과는 거리가 먼 풍경처럼 느껴지더라고. 작가는 나름 데클란이 극 마지막에 '날것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결말을 만든것 같은데, 그냥 '마우스피스 작가가 쓴 캐릭터 데클란'으로 끝난 것 같았어.

(만약 돈달라고 소리치는, 범죄 저지르고 자해하는 구로역 근처 외국인 노숙자 소년이 주인공이고, 남녀가 중량천에서 만나서 얘기하고, 홍대 전시회 가고 그랬다면 어땠을까?)


8. 순환되는 비판

극을 통해서 소수자와 약자가 직접 소리내는 것의 중요성, 등을 그리고 있음에도, 역시 이런 소재가 '작품'으로 만들어져서 대중을 만날 정도면 극 처음에 리비가 비판했던 그런 문학계의 관행을 모두 밟은 거겠지? 결국 마우스피스라는, 아트원에서 올리는 극 자체는 리비가 비판하는 문학계의 한계에서 자유로울수 없잖아?


말하자면, 극이 비판하는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순환구조를 극 전체를 통해 느끼게 하는게 아닐까. 극에서 계속 비판하는 대상이, 그 극 전체인, 부조리극 같았달까.


9. 가장 단순한 구조

동시에, 결국 이 극 자체는 리비가 읊어대는 '기승전결'에 따라서 진행되지? 그러니까 거창하게 '예술', '소수자', '타인의 이야기를 글로 적는 행위' 등을 지껄이지만, 결국 이런걸 소재로 삼았을 뿐 사실은 둘의 사랑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했어. 이 둘의 정말 섬세하고 긴장감 넘치는 케미가 엄청났거든.


이렇게 다시 보니까, 극 전체에 걸쳐 되게 독한 유머를 겹겹이 두르고 있지만, 결국 지극히 스탠다드한 이야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런 맥락에서, 무대위에서 매력있는 두 남녀가 2시간 남짓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것이, 그리고 이런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는 진행이란 것이, 그 자체로 되게 실존 그 자체라는 생각도 해봤어.


음. 너무 길어서 무슨 얘긴지 나도 모르겠다.. 김신록+휘타로 자둘하러가려고


ㅁㅈㅅㅂㅂ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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