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공연 자첫했어.
나 여기 처음 글 써보는데 거슬리는 게 있어도 너그럽게 넘어가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그동안 주워들은 거 더듬어가며 잘 써볼게.

1. LG아트센터 2층 시야
LG아트센터 2층 처음 가봤어, 중블 7열이었는데 내가 가본 대극장 중에 2층 시야는 여기가 최고더라.
물론 하데스 무대가 깊지 않아서 그런 효과도 있는 거 같아.
회전 돌 때 본진회차 아니면 2층 S석 나쁘지 않을 듯 싶어.

2. Epic 3
사실상 이거 이야기하려고 글쓰는 거...
1부에서는 깜빡하고 오글 안꺼내는 바람에 2부부터 오글을 썼는데 Epic 3 부분에서 하데스만 쳐다 봤어.
나는 극 볼 때 캐릭터 한 명에 몰입해서 보는 편인데 그게 하데스였거든.
어떤 캐릭터에 몰입하느냐, 기준은 그때그때 다른데 오늘 캐스트 중에 양커를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 내가 처한 환경, 성격, 외모 등과 비슷한 캐릭터를 고르는 편이라 오르페우스에는 도저히 몰입 불가(본 바발은 30대 남자임)...
오르페우스는 현대 기준에서는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가졌고
하데스는 욕심이 많고 집착이 강하며 가진 것을 지키는 '행위'에 집착하다 보니
나중에는 벽을 높고 두텁게 쌓는 행위 자체에만 매몰되어서 정작 지켜야하는 게 무언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는 현대인의 모습을 가졌잖아.
무튼 이러저러해서 귀는 Epic 3를 들으며 눈은 하데스에 집중했는데 여기서 정말 눈물 찔끔 나올 뻔 했어.
젊었을 때, 사랑했을 때의 감정을 느끼게 해달라는 대사 하며(난 이 대사 하나로 티켓값 뽑았음)
후렴구 나오기 시작할 때의 급격한 감정변화 하며...
지옥의 신이고 신화 속 인물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현대인의 상황과 감정을 응축해놓은 것처럼 보이는지.
물론 그 모든 게 양커 연기 덕분이었지, 사랑해요 양커, 3월에 지킬 합시다...
아무튼 회전문 돈다면 한 번쯤은 Epic 3 때 시선을 하데스에게 고정시키는 거 추천해.

3. Road to Hell
처음에 캐릭터 딱 잡아주는 거 너무 좋더라.
인물구도가 더 복잡한 코멧을 하데스 정도의 밀도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한데
각자 작품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각각 다르니까 뭐...
물론 코멧이 별로였다는 건 아님.
본 바발 컬러링이 코멧 Prologue임.

4. 기타
오르페우스에 감정이입이 안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초반부 살짝 지루했어.
코멧석에서 관극하던 하데스가 개입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재밌었음.
Wait for Me 연출은 정말 좋더라, 후기에서 왜 다들 이 부분 이야기하는지 직접 보고 깨달았음.
6개월이나 되고 회전문 돌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으로 보이는데 오르페우스랑 헤르메스가 한 명씩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음.
시우민은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안 볼 캐스팅이라 논외로 치면
내 기준에서는 오르페우스도 두 명 밖에 안되는 거라... (이건 다른 바발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대작들 쏟아지는 11월 이후부터는 할인을 좀 적극적으로 풀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