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새벽 새고+연강인 채로 필로우맨 본다고 걱정한 개롤임.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 한순간도 졸지도 졸리지도 않고 잘 봤다!!!

1막이 슬프고+볼거리 많고+쉴 새 없이 몰아쳐서 특히 졸릴 새가 없었던 듯. 근데 2막은 그것보단 저금 지루했다. 횽들이 말한 중국 그 장면은 솔직히 별로 안 지루했는데 그 이후에 에리얼-투폴스키 대립 장면이 가장 지루했어. 그게 에리얼 배우탓도 있는 거 같아. 난 초연을 안 봐서 비교대상 이런 건 없고 안그래도 2막 초반까진 그렇게까지 욕먹을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하고 있었는데 2막 에리얼이 부각되면서부터...Aㅏ... 지루해... 2막 내용 자체는 지루하진 않을텐데(구연동화가 1막에 많아서 덜하긴 하겠지만 긴장관계도 팽팽하고 재미가 쏠쏠했을 텐데) 이 느낌은 마치 쓸 1차 런토로 초중반을 보는 거 같은 이 느낌... 근데 에리얼 배우 목 많이 상한 거 같더라...

투폴스키 형사님 굿굿굿굿굿굿 베리굿 매우굿 너무너무 젛았음. 대사 한두번 씹었지만 어쨌든 너무너무 좋았음. 진짜 캐릭터의 사소한 행동 버릇까지 완전히 다 투폴스키의 특성 알코올중독 다혈질 노련함 등등 다 드러내서 감탄하면서 봤다. 처음에 잘한단 느낌이 오히려 물씬 풍기지 않는게 그게 진짜 연기인 거 같아서 매우 굿굿.

마이클 평이 갈리고 안좋은 평도 많아서 걱정했는데 난 매우 잘 보고 왔다... 홍치 연기를 좋아해서 더 그런 것도 있을테고 이전 버전을 안 봐서 그런 것도 있을 테고...횽들이 폴 소환한대서 걱정했는데 난 전혀... 폴 느낌 거의 안 났음. 근데 비교대상이 없긴 하지만 섬뜩한 느낌은 확실히 없더라. 그게 좀 아쉬웠는데 대신 그만큼 순진무구하면서도 동생을 사랑하고 이야기를 멋지다고 존경하는 그 느낌이 잘 산 것도 같고 아쉽기도 하고...

카투리안은 진짜 연기 소름끼쳤어.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투폴스키 배우와 함께 투톱이었는데 투폴스키 배우는 정말 투폴스키 그 사람 그 자체같았다면카투리안 배우는 구연할 때 등등 휙휙 바뀌는 게 아주 자연스러워서 멋졌어. 배역 특성상 그런 점이 두드러진 걸수도 있고 그런 연길 잘 해서 카투리안 역에 캐스팅된 걸수도 있고 난 잘 모르겠고... 어쨌든 진짜진짜 좋음

무대도 예쁘고 자시고 하진 않지만 딱 맞는 그런 느낌이었어. 개인적으로 쇠창살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극에서 잘 살지 못해 아쉽고 거울이 참 멋졌어. 영상 사용도 적절하고 마지막 장면도 슬프지만 예쁘고 그냥 딱 모든 분야가 적절한 느낌이었어. 배우도 음향도 무대도 조며어도 스토리도..

난 스토리를 처음엔 살인사건과 누명 혹은 진실 앞으로 대처 막 이런 거 신경쓰면서 봤는데 결국 극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더라. 이야기에 각각의 캐릭터들의 과거사부터 성격 특성 가치관 이런 게 다 들어있고 이게 다 그 때 그 때 상황을 암시하고... 구연동화... 동화는 아니고 구연작품에 대한 캐릭터들의 반응 좋아하는 이유 등등에서도 캐릭터성이 확 갈리고...

진짜 좋은 연극 본 기분이야. 보고 나서 뭐가 남는 진 모르겠지만 세시간 동안 지루하지도 않고 스토리 탄탄하고 연출 무대 음향 조명 깔끔하고 스토리 세련되고 배우들도 좋은 그런 극이었어. 펑펑 울면서 봤는데 진짜 멘붕됐는데 또 보고싶고 근데 왜 막공날 기말 시작이요 으아아ㅏㅏㅏㅏㅏ

그렇다고 오래 할 극은 아니더라. 재관람하기에 너무 슬프고 무섭고 안타깝고 잔인한 이야기고 배우들도 오래 하면 힘들 거 같고 한 달 즈음이 딱 좋은 거 같아. 다음에 다시 올라와주겠지... 그렇겠지...

극 보는 내내 가장 궁금했던 건 마이클에게 이야기와 카투리안 존재의 비교였는데 그건 그냥 나 혼자 생각하고 갤후기엔 이정도만...ㅎㅎ

진짜 잘 만들어진 극이었어. 좋은 극이라고 말하기앤 스토리가 험악하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극이야!!! 이렇게 말하지믄 스토리도 매우 취향이었다고 한다...


음... 어떻게 끝내지.......... 스테디 레인 기대됐는데 필로우맨이 너무 좋아서 걱정되지만 기대된다


+ 아 그러고보니 오늘 컷콜 조명 실수 두 번 한 거 맞아? 그리고 오늘 온 거 재규니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