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반딧불이에서 이현응배우의 다모쓰를 정말 좋게 봤거든. 팔뚝 좋게 본거 아니야..^.^............ㅎ

개인적으로 서꾸과 느낌의 남자배우들 특유의 캐릭터를 되게 좋아하는데, 현응배우는 서꾸과에서도 '못' 뺀질거리고 좀 더 맑고 소년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아.

삐쭉거리는 다모쓰도 참 잘어울렸고, 그그목에선 젊은시절 남자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뺀돌이 정민의 서툰 젊은시절 모습이 참 잘어울리더라.

(그러고보면 박철민배우도 서꾸과의 원류쯤 되시는듯ㅋㅋ)

정재은배우도 박철민배우도 항상 믿고보는 배우들이라 좀 가벼운 마음으로 배우들보러 간 작품인데 완전 수지맞았단 생각 들 정도로 잘만들었어네 그그목.. 좋다.

오늘로 자첫자막할랬는데 연장까지하니 그냥 자첫만하고 생각나면 보러가는 작품이 될 것 같아.

공원을 그렇게 들락날락 거리면서 그그목 배너를 그렇게 많이 봤는데도 그렇게 땡기지 않았던건

자존심 강하고 솔직하지 못한, 철없고 무책임한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더 다가가지도 아예 멀어지지도 못하면서 위성처럼 서로를 뱅뱅 돌기만 하는게 너무 흔한 설정이니까..

근데 클리셰도 이 정도로 매끈하게 늘어짐 없이 풀어내면 뻔히 아는 얘기인데도 재밌고 감동적이구나 한번 더 느낌.

상대와 더 가까워지길 바라지만 막상 자기는 자기 모습에서 한꺼풀씩 벗겨내어 먼저 다가갈 용기를 못내서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서로 뜨겁게 사랑했는데도 늘 엇박으로 끝나는 모습이 지질하게 느껴지지 않고 엄청 공감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양은 다 다르지만 멀리서보면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은 있으니까.

클라이막스에서 정민이 연옥에게 속엣말을 다 쏟아낼때 소름이 쭈뼛서더라.

정민은 연옥의 솔직하지 못함을 탓하지만 사실은 자기도 그랬는걸.. 근데 그런게 핑계나 찌질함으로 느껴지지 않고 안타까움으로 왔어.

그리고 마지막에 연옥이 정민에게 보낸 편지, 연옥이 최선을 다한 그 솔직함이 정말 아름다운데 스포라서 말을 못하고..ㅠㅠ

진부한 설정으로 시작했지만 눈물이 나도 신파스럽지 않고, 라이센스로 외국에 팔아도 수용가능한 정서를 잘 담아낸 것 같아.

심플한 무대연출도 좋았는데 단막극으로 만들어도 좋은 이야기로 남을것가아.

그러니까 개로리들아 그그목 보러가세여.. 4월까지한대.. 지금 영업하는거예요......ㅋㅋㅋ

+근데 재은배우님은 정말 여신여신하당 ㅠㅠ 그 청바지핏, 야상 핏.

조명아래에서 언뜻 느껴지는 얼굴에서 젊었을때 이런 느낌이셨겠구나 싶고 ㅠㅠ 흐흑 사랑해여

그리고 예당에서할때 미리 좀 볼껄 필링 의자고 단차고 진짜 거지같더라 시방 그걸 단차라고 만들어놓은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