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연뮤 관심 별로 없었고 딱 작품 하나만 미친듯이 좋아했거든

그래서 오리지널 동영상 열 몇번씩 돌려보고 OST 계속 듣고 또 듣고...그냥 막연히 아 이 공연만큼은 꼭,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이런 생각만 하다가

결국 이번에 처음 뮤지컬이란 걸 봤어. 사실 가기 전에 고민 많이 했지...대학생이라 경제력이 약한데다가 집안 사정에 여유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거든. 괜히 이런데 사치부리는 건 아닌가, 이만큼 돈을 쓸 가치가 있나...괜히 나만 호사 누리는 것 같아서 가족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근데 와....! 너무 멋있는거야

공연 시작 전부터 두근거림과 설렘 때문에 진정이 안 되다가 딱 서곡 울리는 순간 괜히 벅차고. 첫 넘버의 첫 소절이 들려오는 순간부터 감동의 연속. 배우 하나하나가 감탄스럽고, 끊어질듯 이어지는 감정선에 나도 모르게 극에 사로잡혀 숨을 멈췄다가 간신히 내뱉고. 그렇게 두시간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고 커튼콜 때에는 괜히 막 눈물이 나는거야. 난 그냥 자리에 앉아서 극을 관람했을 뿐인데도, 무대 위에서 저렇게 빛나는 사람들이랑 함께 호흡했다는게 그렇게 신기하고 기쁠 수가 없더라. 자신의 모든 감정을 쏟아내고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배우들이 부러우면서도 괜히 내 마음까지 뿌듯하게 채워지는 기분이었어.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집에 오는 전철 안에서까지 흥분이 가시질 않다가, 공연이 끝난 지 며칠이 지난 지금에도 그 때 생각만 하면 공중에 붕 뜬 기분이네. 꿈같아...

ㅋㅋㅋ그래서 그 뒤로 계속 그 공연에서 내 마음에 와닿았던 배우 동영상들 유튜브에서 보면서 오...! 이공연도 보러 가고 싶다! 이것도! 이걸 내가 왜 예전에 몰랐을까? 아쉽네~ 이러면서 혼자 설리설리 하고 있음ㅋㅋㅋ어차피 돈 없어서 기껏해야 한두번 가보는게 고작일텐데 말이야ㅠㅠㅠㅠ

새벽이라 오글....포도알 배불리 먹었네ㅋㅋㅋㅋ휴 하튼 그냥 그랬다고....나로서는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었어. 앉아서 공연을 본다. 얼핏 듣기엔 굉장히 수동적인 행위잖아.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통하는 기분이 들고, 가슴이 뻥 뚫리고 설렐 수 있다는게 너무...신선했어. 이런 기분 느끼려고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는구나. 여유 없다고 핑계대지 말고 가끔씩은 이런 호사 아닌 호사 누리는 것도 내 삶에 힘을 실어주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겠구나...전혀 돈이 아깝지 않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네.

뻘글+오글 진짜 미안해ㅋㅋㅠㅠㅠㅠ이런 심정 남길 데가 딱히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