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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 자석 상플) 티나 그리고 폴

ㅇㅇ(183.98) 2014.02.10 17:11:24
조회 397 추천 3 댓글 1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관계를 가진 뒤의 기분이란 가슴 한 부분이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모래성같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허함이었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성에 눈뜨기 시작한 그 무렵부터 화려하진 않아도 

나름 손꼽을 수 없는 여성편력을 자랑할 만큼 관계를 갖고, 감정을 나누어도 정착할 수 없는 그것. 

아마도 그건 어린 시절부터 충족되지 않은 부족한 사랑이라고.



"폴...."


시작은 정말 어이없게도 티나의 눈물이었다.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티나와 앨런 커플은 

겉으로는 행복해보였지만 그 안으로는 썩어들어가고 곪아터진 종기와도 같았다. 

안부를 전하고 헤어졌지만 그 다음날, 다시 사무실로 찾아온 티나에게 차를 대접하고 맞은편에 앉았을 때,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던 눈물을 내 손을 들어 닦아주지 않았더라면. 

그 눈물을 무시해버리고 돌아가라며, 나는 네 남편의 친구라는 거지같은 타이틀을 붙여서라도 

쫓아냈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내가 왜 앨런과는 행복하지 않은 줄 알아?"


침대에 엎드려 누운 티나의 매끈한 등 위로 엊그제 새로 산 아이보리 빛 시트가 아무렇게나 걸쳐져있었고,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한 손으로는 티나의 부드러운 머리칼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내리는 동작을 의미없이 

반복하고 있었으며, 또 다른 한 손으로는 입에 물린 담배 한개피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감정의 교류."


그녀가 말하는 것이 명확하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깝게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만남의 

횟수를 늘려가며 전해들은 것으로 유추하건데 아마 어린시절부터 쌓아온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날 사랑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녀의 물음에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 끄고는 다시 침대로 들어가 시트를 끌어올렸다. 

티나의 목 언저리까지, 그녀의 존재를 다 감추고 싶을 정도로.


"글쎄. 사랑한다는 것이 뭐더라. 내가 사랑을 알기나 하던가."
"그렇지? 그래서 내가 네게 달려올 수 있었어."
"......"
"넌 날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거짓말.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내 사랑은 철없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나였다. 

잠시 친구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치여서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묻어놓고 보지 않으려 애썼고, 찾아보지 않으려 했던 것일 뿐.


"앞으로 나를 사랑하게 되더라도."


나를 바라보지 않고 말을 이어가는 그녀의 머릿속엔 과연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나처럼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다는 비 상식적인 괴변일까. 


"절대 그 말을 내게 하지마. 그것만 지켜줘. 난, 앨런과의 관계 깨고 싶지 않아. 너와의 관계 또한."


아,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그녀가 아닐까. 내 사랑이 어렸을 적 내가 바라보고 살았던 

물질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부족하기만 했던 결핍에서 비롯된 모난 결정체라면, 그녀의 사랑은 너무 받기만하고 

줄 곳이 한정적이었던데서 비롯된 감정의 과잉이라는 것. 그래서 그녀는 사랑을 믿지 못한다.






프레이저가 묻는다. 그리고 나는 대답한다. 

그녀에게 할 수 없고, 

앨런에게 미안하기만 한 그 말을. 

10대때에도 하지 못했던 그 말.


"내가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



----------------------------------------



티나가 천하의 ㅆㄴ이기도 한데 

또 어쩌면 가장 불쌍한 여자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잠시 들어서...


오늘은 자석이 없는 월요일이니깐 이런글도 용서해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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