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의 현재 시점은 크리스티 여사의 60번째 작품 출간을 기념하는 순간이잖아?
그러면 그 60번째 작품은 말 그대로 60번째 작품일까 아니면 60번째 장편일까?
60번째 작품이면 1955년작 히코리 디코리 살인(장편으로는 47번째)
60번째 장편이면 1969년작 할로윈 파티야.

여사는 1890년생이고 만약 히코리디코리였다면 65세, 할로윈이었다면 79세...가 아가사 진행 시점의 여사의 나이인 거군.
>참고로 여사는 1976년에 86세의 나이로 사망했어. 또 참고로... 여사의 말년은 그다지 평온하지 못했네. 정신적으로 고장이 조금 나버린 듯 자랑하던 머리카락을 엉망으로 잘라버린다거나 간호사의 손길을 거부하고 두번째 남편인 맥스 맬로윈(직업:고고학자)의 간호만을 바라고 의지하다 눈을 감았다고 하는구만.
작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확실히 실제 생애는 불우한 것에 가까웠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산을 탕진한 채 죽고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사랑에 온전히 기대어 성장했는데 첫번째 결혼은 남편의 외도로 실패하고 그토록 사랑했던 어머니까지 일찍 세상을 뜨고... 어린 시절 돌아가신 할머니의 죽음의 과정을 가깝게 지켜보면서 자신의 말년을 미리 예상해보곤 했었다는군.
자신 또한 늙어 죽어갈 때 미쳐버릴 것이며 간호사가 나를 독살할 거라 난리칠 거고 가족을 힘들고 불행하게 할 것이라고...
실제로 비슷하게 됐지. 작가로서의 엄청난 성공, 행복했던 두번째 결혼을 감안하더라도 확실히 불쌍한 여자였어 크리스티 여사.

다시 극 관련으로 돌아가면
레이몬드 13세 때, 그 때는 시기가 정확해.
1926년 애크로이드 살인을 발표하고 실종 사건이 일어난 해.
여사 나이 36세 때다.
>극 중 뉴먼 편집장 인터뷰 중 "푸른 열차의 살인 원고에 대해~"라는 언급이 있는데 참고로 푸른 열차를 발표한 해는 1928년이고 사이에 1927년작 빅 포가 있었어.
빅 포가 푸른 열차보다 덜 유명작이라 건너뛴 걸까 아니면 빅 포는 진작 탈고해뒀고 푸른 열차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걸까 괜히 집요하게 생각해 봄.

아무튼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현재 시점의 레이몬드의 나이는 대체 몇살이늬...? 라는 거야 사실은.
애크로이드 1926년에 레이몬드는 13세(그렇다면 레이몬드 애쉬튼의 출생 연도는 1913년이 되겠군)였지. 그런데 여사의 60번째 작품이 발표된 해는 히코리디코리 1955년 or 할로윈 파티 1969년 입니다!
그렇다면 최소 42세, 어쩌면 56세였다는 거네요...?
청년 레이인 줄 알았더니 중장년이었어... 근트휘 늬들 존나 사기쳤었어... 어질.

마지막 문단을 추측해보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잡설이 길어졌으요.
어 그리고 잡설 또 덧붙여 보자면 극 중에서 폴이 훔쳐내는 걸 보여준 작품들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두 작품인데 이 두 작품의 출간 연도는 오리엔트 1934년, 그리고 아무도 1939년입니다.
여사의 초고들은 깨알같이 일찍 준비되어 있었나봐. >물론 다 반픽션인 뮤 관점 얘기해보는 거야ㅋ

최후의 잡담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티의 최고 장편은 나일강의 죽음, 단편은 희대의 명작! 검찰측 증인 입늬돠.
의식의 흐름글 읽어주셔서 캄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