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울다가 나왔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들 한번쯤 봤으면 하는 극이야

난 초대권으로 간거라 큰 기대는 안했어.
근데 일본인 연출이 위안부를 소재로 반대를 무릅쓰고 극을 올린다는거에 흥미가 생기더라고,
그래서 플북도 사고 대충 내용 훑어보다가 들어갔어

내용은 아마 시놉만 보면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내용이야.
근데 그 내용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있어선 엄청나게 공감되고, 슬픈 이야기잖아.
연출님이 플북에 이런 종류의 극은 가공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쓰셨더라. 그거에 참 공감해.
있는  사실을 과장하지도, 축소시키지도 않아서 더 의미가 있는 극이었어

(여기서부터 스포있어. 스포싫으면 스킵해줘!)
극의 시작은 일본인 기자가 영자할머니를 인터뷰하러 오는 장면으로부터 출발해
그러면서 기자의 질문에 영자는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되살리지.
나이 열넷에 뭣도모르고 그저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본으로 건너간 일, 하루에 수십명의 일본군인들을 상대해야 했던 일, 반항하다  일본 군인의 손에 죽어간 동포를 봤던 일, 일본이 항복하고 조선으로 돌아와 4년만에 가족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쏟아냈던 일까지.
내용이 뻔하고, 많이 들어 알고있는 내용이지만 그 장면들을 하나하나 재현하니 참 끔찍하더라.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게, 정말 사실을  서술하듯이 적당한 부분에서 잘라내는게 좋았어.  그렇게 절제해서 보여줘도 충분히 슬프고 끔찍하거든.
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열넷의 영자와 할머니가 된 영자 모습 모두를 연기하는 배우분의 연기에 감탄했어! 단지 목소리와 자세, 행동의 변화만으로도 할머니와 소녀를 모두 연기할 수 있다는게..대단하더라

영자가 그렇게 용기내서 사실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에서는 정부에서 한게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있는거다 라고 말해.
참 억울하지
본인은 피를 토하며 말하고 있는데 이 일본인은 듣질 않아. 또 위안부였음을 지인들에게 숨기고 살아왔다가 이 인터뷰로 밝혀지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도 멀어져
그 장면이 난 제일 어이없고 슬펐어. 실제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런 서러움을 겪었구나, 하면 더 슬퍼지지. 감싸안아주고 위로해줘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피하고, 가해자들은 발뺌하는 상황에서 그분들이 뭘 할 수 있었을까.
나였다면 거기서 포기했을거야.

진실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싶었을 뿐인데 뭐가 그리 힘든걸까.
그분들이 받아온 고통은, 눈물로 지낸 세월들은 보상될 수 없을텐데 사과 한마디가 뭐가 힘들어서..
이제 위안부였던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도 잊혀지고 역사의 뒤로 밀려나겠지.
그런점에서, 이런 연극이 있다는게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
우리만이라도 우리의 이 슬픈 역사를 되세기고,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됐어
  
폰갤로 써서 너무 횡설수설이고 손가락이 아프닿 하하
미안해  읽어줘서 고마워

그래서 결론은!

무대도이쁘고 중간중간에 창? 음악도 좋고 연기도 좋고 소재도 좋고 가격도 좋아!
20일까지니까 한번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