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직업은 다른 것도 아니고 변호사야.


찰스 디킨스가 주인공의 직업을 변호사로 설정해 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봐.



법으로도 지킬 수 없었던 드파르지의 언니와 오빠.


법으로도 구할 수 없었던 시드니의 삶.


법이라는 잣대는 보호로 작용해야 하는데 그 시대에는 그렇지 못했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혁명은 통제를 벗어났고 광기는 극에 달해


구원에 대한 아무런 해답이 없어.



그 세상속에 사는 시드니는, 니힐리즘에 술에 쩔어사는 변호사야.


어쩌면 미친 세상을 버텨내는 방법은 술 뿐이었겠지.


마담 드파르지의 말처럼 가난과 질병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자기가 업으로 삼고 있는 법으로도 해결해 줄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으니까.


시드니들 중에 특히 범드니가 굉장히 똑똑하고 이지적인 노선인데, 난 이걸 너무 좋아해.


엄청나게 공부했고, 엄청나게 똑똑한 시드니라는 인물이 희생이라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최악의 시대였음을 우리가 알 수 있거든.



사실 마네뜨 박사가 드파르지 부부를 만나고 왔을 때


찰스가 풀려날거라는 답을 듣길 가장 간절히 원한 건 시드니였을거야.


정말 그 방법 뿐인걸까. 정말 내가 대신 희생하는 방법 밖엔 없을까.


얼마나 고민했을까.


소설 속에서 시드니는 "날 믿는 자는 죽어도 다시 살겠고" 라는 성경 구절을 되뇌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네이의 감옥으로 향해.



세상에 미련을 버린 인물이니 희생도 쉬웠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드니라고 왜 힘들지 않았겠어. 죽음에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류드니는 시드니칼튼 이라는 캐릭터가 표현할 수 있는 희노애락을 다 표현해줘서 굉장히 좋아했다고 내가 이전에 후기에 쓴 적 있어.


류드니의 마지막 단두대 씬은 그래서 사랑과 슬픔이 강했어. 어떤 날엔 그렇게 슬프게 울거면 차리리 니가 루시 데리고 살아 이 바보야,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게 될 만큼. 굉장히 인간적이지.



류드니랑은 조금 다르게 범드니는 구원의 모티브가 강해. 정말 세상에 미련을 전부 버린... 그런 시드니. 고통은 잠시 뿐, 새 삶이 날 기다릴거고, 루시에게 마지막으로 가족을 선물해줘서 기쁘다는 느낌이 강하지.



아 글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모르겠네 ㅋㅋ



학부 시절때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이런 게 있었어. 죽음이 있기에 인간들이 겸손하게 살 수 있다고.



시드니도 마담 드파르지도 또 우리도 세상에 똑같이 분노를 품고 삭히며 사는 인물들이지만.



두 도시 이야기는 그 분노를 벗어나서 사랑, 자비, 구원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