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진이 해수 목걸이를 고치기 위해
공방으로 백희성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현수는 어떻게 해서든 영원히 백희성으로 살아갔을거야


그랬다면 진짜 도현수의 인생은 저기 어딘가에서 내뒹굴며
아무도 관심두지 않고 사라졌을지도 몰라

유일한 혈육인 누나에게조차 자신을 찾지말라고 했으니
현수 자신조차 버린 인생을 누가 찾아줄 수 있었겠어?

타의에 의해서 백희성의 삶을 살게 되고
타의에 의해서 백희성으로서의 삶이 흔들리게 되었지만

그 모든 일이 톱니바퀴처럼
도현수로 자신으로 돌아가는, 돌아가야만 하는 길이 된거야


가슴아픈 일도 많았지만 옳은 결말을 위해
모두 필요한 일이었어


만약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현수와 지원이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었겠지


평생 하나뿐일 아내를 목숨보다도 사랑하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주는 사랑도 받는 사랑도 모르는 남자로 사는건
너무 불행하잖아
그런 떳떳하지 못한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을리 없으니까

진실을 밝혀서 삶이 폐허가 되더라도
그 폐허가 된 땅위에도 하나의 꽃씨가 살아남아
사랑의 꽃을 피워낸 도현수의 삶, 그리고 차지원의 삶

그는 그 과정에서 현수와 지원 둘의 남은 인생만 살린게 아니라
은하, 해수와 무진, 정미숙의 삶까지 살려냈다고 생각해
심지어 백만우와 공미자까지.

미움과 용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은 상처를 다시 치유하게 되는 과정에서
처음엔 오리무중이던 퍼즐조각을 다 맞추고 나서 느끼게 되는 희열이 느껴졌어

현수본체가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관전포인트였던 퍼즐이
이걸 말하는 거였구나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