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린이 죽는 장면을 보고 왜죽는지 궁금해 보다가

너무 재밌어 1편부터 쭉~ 다 봐버렸다.

이 이야기의 한 마디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우치는 왕의 이야기’ 인 듯.

36부까지 다 보고 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사건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개가 느리고 마음을 자꾸 숨기니 보는 사람 답답하고...

그래도 재밌는 드라마라 간단한 감상소감을 남겨 봄.

세자는 새를 모두 풀어주었다.

그런데 하필 그 새는 길들여진 새라서 다시 돌아왔고 세자는 상처만 입었다.

아마 그때부터였나 보다. 새는 새장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그래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세자는 그날 벗을 얻었고 그 벗은 궁궐의 빗장을 열어주었다.

세자는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그러나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르는 법.

장난이었든 호기심이었든 어린 날의 무책임한 행동은 큰 상처를 남겼다.

세자를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 늘 한 발 뒤에서 따라다니는 세자의 벗 린은

아마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그러했을 듯.

서로 앞서겠다고 다투는 이들을 뒤에서 위태롭게 지켜보는 린.

그리고 언제나 뒤에 있기를 좋아하는 린을 세상은 그냥 두지 않았다.

왕족에 반듯한 성품에 넝마조각을 걸쳐도 빛나는 절세미남이

날마다 패션쇼를 하듯 멋진 자태를 드러내는데 가만 둘 리가 없지 않은가.

세상은 린을 가장 앞자리에 세우려 한다.

이 둘 사이에 상처 입은 새 한 마리가 찾아왔다.

7년간 숲에서만 자란 이 새가 세상에 들어오자 서로 잡으려고 난리다.

이 새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황금알을 가졌기 때문.

세자는 이 새를 새장 속에 가둬놓고 지키려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잡으려 하면 날아가고 잡아 놓으면 또 도망가고

그러다 이 새가 하필 가장 친한 벗인 린의 품에 안겨버렸다.

왕의 자리를 탐내는 벗은 용서할 수 있어도

내 새를 가지려는 벗은 용서할 수 없다.

세자는 벗에게 상처를 내서라도 새를 빼앗아오겠단다.

뒤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린은 새 구하랴 마음 숨기랴

몸 고생, 마음 고생이 말이 아니다.

찾고 빼내고 구해주면서도 새가 스스로 새장 속으로 날아가면

데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린의 사랑은 그런 것이다.

이 이야기가 온전히 끝나려면 세자가 산을 놓아주어야 한다.

산을 놓아주려면 내가 아니라 새가 행복해지기를 빌어야 한다.

이승휴가 말한 ‘제왕의 덕’이 그것.

사람은 어떻게 행복해질까? 원하는 걸 가지면 행복해질까?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향해 웃을 때

그 때 그 웃음을 보며 나도 따라 웃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공감능력.

그런데 가끔 이 공감능력이 없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를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고려시대의 사이코패스 송인.

이자는 돈이나 권력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놀잇감으로 여기고 놀이에서 이기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가 사악한 것은 마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 뿐 아니라 연민, 사랑, 충성심까지도 서슴없이 이용한다.

잔인하기로 유명했던 징기즈칸의 후예들이

고려를 어떻게 유린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겠고

고려 백성들의 원망은 커져만 갔을 것이다.

그 반원감정을 이용해 세상을 자신의 놀이터로 삼겠다는 송인.

그를 통해 명분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보여준다.

역시 사람은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다.

(무석이라는 무사가 몸종을 사랑하며 이걸 깨우칠 듯.)

끝으로 린아~

그렇다고 죽냐.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리고자 자신을 버린다고 해도

살아남은 자들은 네가 살아있어야 비로소 삶에 의미가 있단다.

린의 희생으로 또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뻔한 산은

스스로 죽을 길로 향하고 원은 무엇을 깨닫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