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그런 자하고 그런 마음으로, 단 하루도.. 안될 거라고.
산 그러니까. 오늘은 춤을 배우게 해줘요. 내일, 추억 하나 만들어 가지게. 그렇게 해줘요.
린 (가슴이 미어지며 그런 산을 본다)
산 그리고 지금은.. 조금만.. 울게 해주고.
린이 아무 말도 못하고 산을 본다. 산이 누르고 눌렀던 울음이 터지며 운다. 흐느껴 울며 고개를 숙여 린의 가슴에 머리를 대어 기댄다. 린의 손이 안아주고 싶어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온다. 우뚝 선 채. 그대로 산의 울음을 받아준다. 산도 린도 두 손을 내린 채. 고개만 기댄 채.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산 어찌.. 계시냐.
비연 말도 마십시오. 공자님. 밤새 한 숨도 안 주무시고요. 물 한모금 안 드시고요. 아가씨 구할 방도 찾아, 헤매셨다면서..

순간. 산이 다리맥이 풀리는 듯 옆의 의자에 주저앉는다.

비연 (놀라서) 괜찮으십니까?
산 내가...
비연 예?
산 자신이 없었나부다.
비연 뭐가요.
산 (좀 웃는) 기다렸는데 안 오기에. 왜 안 오나. 단념한 건가. 역시 나보단 저하 마음을 먼저 헤아리겠지. 그 사람이라면 그러겠지... 별 생각을 다하고 있었거든.
비연 뭔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이제 준비가 다 되셨다고요.



린 세자 저하가 걸립니까?
산 .... 걸립니다.
린 (어쩔 수 없는 아픔)
산 실이 한 오라기. 연결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분과 나 사이에. 그래서 매번 걸립니다. 이렇게 인사도 없이 떠나버리면, 이렇게 공자까지 떠나버리면, 그 분은 어찌하실까. 견딜 수 있으실까. 걸립니다. 차라리 이런 실, 처음부터 이어놓지 말 걸. 그럼 그분도 거칠 것 없이 아리따운 분과 웃으며 지내실텐데. 그럼 나도 거칠 것 없이 공자님께 조를 텐데. 같이 가달라고.


그렇게 말하며 애써 미소 짓는 산의 눈에 눈물이 그렁.. 고인다. 안타까움으로